2000년 250만명, '시장 무한대'

강의료 등 연 6천억원 시장 '호황'…독자 프로그램 개발도 열심

97년3월3일.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육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 날이다. 이날부터3학년 이상의 초등학생에 대해 영어교육을 전면 실시함으로써 초등학생 뿐 아니라 취학전 유아들 사이에 영어붐을 일게 하고 있다.어린이 영어교육 열풍은 영어과목을 초등학교의 정규과목으로 정식채택하기 훨씬 이전부터 서서히 일기 시작했다. 정부가 세계화를구호로 내세우기 시작한 지난 93년경을 고비로 학부모들의 자녀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이제 어린이 영어교육을 둘러싼 사업은 일대 호황를 구가하면서 어엿한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올해 전국의 3학년 초등학생수만도 62만3천여명. 영어 조기교육이6학년까지 확대되는 오는 2000년에는 2백50만명의 초등학생이 영어를 배우게 돼 어린이 영어교육 시장은 그야말로 급확대될 전망이다.최근 교육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교육시장규모는 연간 6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여기에 취학전 어린이영어교육 시장을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훨씬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중 어린이 영어학원들은 강의료 뿐 아니라 교재비디오를 제작, 부대수입을 크게 올리고 있다.한국에 어린이전문 영어학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92년. 문민정부가 세계화를 구호로 내세우면서 어린이들의 조기영어습득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자 성인들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해온 시사영어사 등 영어전문 학원들이 어린이 영어학원을 개설하기 시작했다.어린이 영어시장에 일찍이 뛰어든 대형학원들은 어린이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열의와 맞물리면서 수요가 급팽창되자 체인사업을 벌이는 등 시장확대에 적극 나섰다. 이와 동시에 개인의독립학원들도 동네마다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도 시장 참여현재 어린이전문 영어학원을 체인으로 운영하는 업체만도 시사영어사의 ECC와 E2, 자성어학연구사의 JEL, 딩딩당어린이영어, 키즈클럽, 월드키즈, 리틀캠퍼스 등을 비롯해 20여개 업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SLP란 어린이전문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서강대와 외국어대 등 대학들도 어린이 영어학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만큼 어린이 영어학원 시장은 매우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부상한 셈이다.체인사업을 벌이는 어린이 영어학원 업체들의 체인점수는 ECC가60여개, JEL이 30여개가 넘는 등 체인영어학원수만도 4백~5백개에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영어학원에서 유치원반을 운영하고있는 학원까지 합하면 전국에 1천개를 웃도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이들 어린이 영어학원들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살아 있는 영어를지향한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해외여행이 빈번해지는 등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는 요즘에는 기존의 문법과 독해 위주의 영어가아니라 말하고 듣는 영어의 습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말하고 듣기 현장학습 교육 늘어이를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영어를 가르쳐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조기영어교육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들 학원들은 어린이는 지능발달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감수성도 예민해 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국내에서 성업중인 어린이영어브랜드들은 살아 있는 영어교육을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원더랜드는 어린이들이 늘상 접하는 부엌이나 화장실 침실 슈퍼마켓 등 상황별 실물을 설치해 현장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월드키즈는 유치원 교육과정을 영어프로그램과 연결시켜 가르치는 등 생활영어를 강조하고 있다.생활영어교육을 위해 이들 어린이영어학원들은 미국인과 캐나다인호주인 뉴질랜드인 등 영어권 외국인과 영어권에 유학을 다녀온 한국인들을 강사로 채용하고 있다. 외국인 강사들에게는 보통 시간당30만원대의 수업수당을 지불하는 이외에 아파트나 주택 등 주거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어조기교육 열풍이 일면서외국인들이 쉽게 돈을 벌수 있는 곳으로 한국을 손꼽는 것도 이때문이다.강의는 대부분 정원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교실당 15명이내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수강료도 강의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주 5일 매일1시간의 수업인 경우 월 7만~15만원선에 이르고 있다. 강의시간과프로그램의 내용에 따라서는 월 15만원에서 50만원대를 호가하는영어학원도 있다.여기에다 교재비와 식비 그리고 필요한 준비물을 포함하면 수업료이외에 매월 10만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되기도 한다. JEL의 경우한 교실의 정원은 12명으로 주 5일 매일 1시간씩의 수업료는 월7만5천원이다.수업료가 이처럼 높은 것은 학원설립에 드는 비용이 막대한데다 고급인력인 강사의 인력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어린이 영어학원 체인점을 개설하려면 가입비가 대개 2천만~3천만원에 달하며 적어도 사무실이 1백~1백50평은 되어야한다. 여기에 내부시설비 교재교구 구입비 버스운행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4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사업이다.그렇다면 이들 여러 영어학원들 중 어느 곳을 골라야 할까가 문제다. 학원마다 수업료도 다르고 교육프로그램도 저마다장점만을 내세우고 있어 일반 학부모들은 혼란을 겪기도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어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프로그램 내용과 어린이를 직접 가르치는 강사진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교재와 프로그램 내용이 우리나라 어린이에게 적합한 것인지를 가려내야 한다고 한다. 외국에서 성공한 프로그램이라 해서 반드시 우리나라 어린이에게도 적합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문화와 사고방식이다르므로 영어의 내용과 학습단계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언어장애아동 발생 우려도또한 외국인이라 해도 강사자격증을 갖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는동시에 강사 개인의 자질과 인성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충고한다.시사영어사의 최종구 부장은 『2, 3년전부터 어린이영어교육시장이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과당경쟁현상이 일고 있다. 경영이 부실한 학원들이 생기다보니 부적격 강사가 등장하기도 하고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과대광고도 속출하고 있다. 난립하는 어린이 영어교육학원을 올바로 선택하기 위해선 먼저 교육프로그램의 내용이 충실한가, 선생님의 자질은 어떤가, 선생님들의 이동이 자주 발생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어린이 영어조기교육 붐이 일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너무일찍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한국말과 영어를 혼용해서 쓰거나단어만을 구사하는 등 언어 혼란을 겪는 아동들이 늘고 있다. 드문사례지만 말을 하지 않으려는 언어장애 아동도 나오고 있다.영어학원하는 업체들도 과당경쟁으로 문을 닫기도 한다. 자성어학연구사의 양윤모 사장은 『어린이영어학원은 지난 95년10월 정부의초등학교 영어정규과목 채택 발표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늘어나 이제는 공급초과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문을 닫는학원들도 속출하고 있다. 영어교육체인학원을 내려는 사람은 이 점을 각별히 주의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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