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소송제로 경영진 군기 잡는다

최근 범세계적으로 소수주주들의 권한행사가 강해지고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분석한 자국내 1천5백여 기업들중 44%가 소수주주들의 강도높고 다양한 요구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미국의 경영진들은 강력한 힘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소수주주들로부터 엄격한 감독을 받고 있다. 소수주주들이 경영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주주들이 과거와 같이 경영에 뒷짐을 지는 방관자적인 자세를 더 이상 취하려 하지 않는다.그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공격적으로 경영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려고 하고 경영진들에게 자신들의 권리를 대신하여 주주의 가치를 높여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세계적으로 유명한 은행인 체이스 맨해턴, 미시간 내셔널, 보스턴은행 등은 소수주주의 입장을 반영하여 주주가치의 증대를 위한 여러 가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낭비적인 활동을 자체적으로제거하기 위한 원가절감 운동을 추진한다. 리스트럭처링을 통한 경쟁우위 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정책 결정도소수주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시행한다.최근 또 한가지 특징은 소수주주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사항을 경영진들에게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컴퓨터 칩을 생산하고 있는 인텔은 주총을 통해 소수주주들의 의견을 적극반영하여 환경관련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주총에서 소수주주들은 수질보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건의하였다. 이러한 요구들이 반영되어서 인텔사는 환경보호와 관련된 여러 가지 규정들을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이러한 다양한 소수주주권 행사 형태중 경영진으로 하여금 주주의입장에서 의사결정을 하도록 견제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대표소송제도이다. 대표소송과 관련된 많은 사례들 가운데 영국의 사치 앤드사치사와 일본의 다이세이 건설 사례는 소수주주들의 대리권을 행사하는 경영진들에 대해 소송이 제기된 사례로서 소수주주의 권한강화와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은 영국의 세계적인 광고 회사인 사치 앤드 사치사의 회장 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장시간 개최된 주총에서 주주의 30%를 대표하는 미국 기관투자가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회장이 주주들의 해임요구를 받아들이게 된 주요 원인은 매우 간단하다. 그가 9년전에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재무구조는점점 악화되었고, 이로 인해 광고수익의 상당부분이 금융비용으로지출됨으로써 결국 소수주주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다. 소수주주들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그의 화려한 생활이 유명잡지에 소개되면서 그에 대한 급여 등 보상패키지에 주주들의 불만이 팽배하게되었다.대표소송과 관련된 또 다른 사례로는 일본의 다이세이 건설 사례가있다. 1994년 7월 대형 종합 건설업체인 다이세이 건설의 전회장은감사에게 회장, 부사장, 상담역 등 5명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을 요구했다. 만일 감사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직접 소수주주 대표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건설공사 부정 등 불미스런 사건을 일으켜 「임원으로서 충실해야할 의무를 위반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일본에서는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소수주주들의 피해가 늘자 이에대한 해결책으로 1993년 10월에 상법을 개정하여 소수주주 소송절차를 대폭 줄였다. 소송비용을 정액화시켜 소수주주들이 큰 경제적부담없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였다.일본의 대표소송제도의 소송절차는 다음과 같다. 임원이 부정한 행위와 업무태만으로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주가 판단할 경우 우선 감사에게 그 임원을 제소할 것을 요구한다. 감사가 그 같은 요구에응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직접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언제 소수주주가 임원 등을 대상으로 대표소송을 제기할지모른다. 이 제도의 개정으로 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경영자는투명한 경영에 대한 위기감을 가지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당초 소송의 남발가능성을 우려했던 경제동우회조차도 이제는 소수주주 대표소송이 경영진의 배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견제장치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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