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에의 접목

경제의 세계는 분명 복잡계다. 하지만 경제학은 이제까지 단순한이론에 기반을 두고 이를 다루어 왔다. 그렇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복잡계가 등장, 있는 그대로의 경제를 다루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을 경제와 기술, 경제와 환경, 경제와 인간이라는 3가지 측면에서 기업경영에 관련시키면서 살펴보고자 한다.먼저 경제와 기술에 대한 부분이다. 경제사회를 변화시켜 가는 중요한 원동력은 생산에 관한 기술의 다이내믹함과 변화무쌍한 소비자의 기호 등 두가지다. 하지만 기존의 경제학은 이제까지는 경제학의 범위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보아왔다. 전통적인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이에 비해 복잡계는 이들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여기서는 기술의 다이내믹함에 대해 설명한다.반도체의 기술이 컴퓨터에 연결돼 20세기 후반부를 변화시켰듯이,기술은 세계를 크게 변화시켜 가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기술은어떻게 생성되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거시적인관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들은 자연과 끊임없이 물질대사를 하면서 살아간다. 여기서 우리와 자연을 연결시켜주는 것이바로 기술이다. 요즘은 새로운 기술의 경우 주로 기업이 주체가 되어 기술자들이 만들어낸다.그렇다면 기술자들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기술자들도 시대의공기를 호흡하고 시대가 주는 꿈과 현실을 공유하고 있다.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기술자들. 혹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미래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기술자들. 예를 들어 인터넷은 어디에나 창이 있다고 하는 만화의 세계를 실현하기 시작했다. 기술자들은 다양한 기회를 통해서 그들의 세계상(가치관과 사명감)을키워간다. 그 세계상이 새로운 기술의 생성에 깊이 관련돼 있다.기술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은 기술자들이 갖고 있는 세계상에 있다.다음으로 기술의 싹이 생겨 커가는 데에는 수확체증이라고 하는 시스템이 관여돼 있다. 전통적인 경제학은 수확체감을 전제로 하고있지만 복잡계는 수확체증의 이론을 우선시 한다. 노력하는만큼 수확이 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이 이론은 새로운 기술이 크는데는 시간이 걸리는 까닭에 적극적으로 키워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뛰어난 기술자들은 자신들과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힘을모아 시간과 돈을 들여가면서까지도 기술을 육성해 간다.그렇다면 이제 기업이 취해야 할 기술전략은 분명해진다. 이런저런프로젝트팀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이미 어딘가에서 기술육성에힘을 쏟고 있는 기술자들을 찾아내 이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나서 가능성 높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을 발굴해 도와주라는 의미이다. 경영의 본질이 관리가 아니고 지원이라는 최근의 경영학의 이론도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더욱이 수확체증의 세계에서는 열심히 모방하는 전략으로는 격차만생길 뿐이고, 자신의 힘으로 창조해가는 적극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이것은 생물세계의 공존원리와도 일맥상통한다. 다른 사람과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각자가 다른 일을 하면 협조가 가능하게 된다. 굳이 서로 붙어서 싸우며 경쟁할 아무런 이유도 없는 것이다. 각자가 다른 일을하면 서로 협조도 가능하게 된다. 공존과 협조는 시대의 새로운 원리임에 틀림없다.두번째로 경제와 환경의 면에서 살펴보자. 이제까지 과학의 연구는자연과 사회를 분석하고, 자연을 물리와 생물 등으로 나누어 왔다.복잡계과학의 큰 장점은 따로따로 떨어진 자연과 생물과 사회를 다시 한번 연결시키는 데에 있다.기업경영도 지금 지속적인 성과를 실현시키기 위해 자원과 환경의문제를 풀어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경계를 뛰어넘는 테마야말로 복잡계 과학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생물학과 경제를 어떻게 조화시켜 가야 좋을까.생태계적인 발상을 기업경영에 도입하면 지금의 생산과 소비의 방식에서 순환형으로 옮겨가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생태계는 한발 앞서 순환형사회를 누리고 있다. 식물(생산자)과 동물(소비자)과 박테리아(분해자)가 서로 관계하고 물질을 순환시키고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태계에서 배운 기술은 기업경영에 여러모로이롭다. 우선 제품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미리 생각한 라이프사이클 종합평가나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생산과정을 실현시키는계획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또 소비자도 함께 참가해 제품개발을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생태계적인 발상과 연결된다.그렇다고 모든 폐기물이 순환되면 그것으로 좋다는 것은 아니다.우리들은 생태계 법칙의 배후에 열역학의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고있다. 다름이 아니라 엔트로피법칙이다. 질서가 생길 때 그 이상의질서가 주위에서 사라지는 것을 이 법칙은 분명히 가르치고 있다.따라서 폐기물이 많이 순환될수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질서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종적으로 태양에서 광에너지가 쏟아지고우주 속으로 광에너지가 버려지는 것으로 결말을 맺게 된다. 또 다른 한편에서 정보와 서비스는 적은 자원과 폐기물로 많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준다. 그렇게 되면 「물질과 에너지는 조용하게, 정보와 서비스는 풍성하게」가 자연과 사회의 법칙에 일치된방향인 것으로 보인다. 자연과 생물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복잡계의시점이 산업이 진화해가는 방향도 분명하게 일깨워주는 것이다.마지막으로 경제와 인간의 면에서 보자. 인간은 이익과 만족을 추구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한다는 것이 경제학의 전제가 되어 왔다.그러나 우리들의 활동은 더 풍성한 내용을 갖고 있다. 인간의 모습을 다시 받아들이는 것도 복잡계의 과제이다. 이 때문에 인간에 관련된 학문의 성과를 경제의 틀 속에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예를 들어 미학이 전공인 나카이 쇼이치씨는 『미라고 하는 것은여러 세계에서 진짜 자신, 있어야 할 자신, 깊고 깊은 세계 속에숨어있는 자신에게 서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그래서 황홀한 기쁨을 느낀단다. 우리들은 경제활동을 하고 있을때라도 깊은 곳에서 그러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마찬가지로 아름다움을 구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려고 한다. 미학을 통해서 경제활동의 본질이 이해되는 것이다.82년에 실리콘그래픽스사를 설립하고, 94년에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사를 만든 미국의 짐 클라크는 동료와 함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하고 있다. 기업가들은 동료와힘을 모아 사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황홀한 기쁨을 맛보는 것이다.여기에서 열쇠가 되는 것이 색기라고 하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색기란 교류를 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인간적인 매력을 의미한다. 색기로 특징지어지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는 정보와 서비스를 풍성하게 해가는 방향에 속도를 붙이고 각자가 최고의 전략으로 공존과협조를 실현해간다. 이렇게 해서 경제와 인간, 경제와 환경, 경제와 기술의 3개 면이 서로 연결된다. 여기에서 바로 21세기형 기업경영이 전개될 것이다.앞으로의 기업경영을 지배하는 것은 이익을 낳는 연구뿐만 아니라미학에까지 연결된 색기의 네트워크를 육성해가는 것이 될 것이다.이것이 복잡계로서의 경제에 대해 부단히 연구해온 나의 대체적인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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