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혁신형 기술개발에 건다

현대는 21세기를 대비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건설 자동차조선 유화등 중후장대형 시스템사업에서 명성을 떨쳐온 현대가 우주항공 제철 해양사업진출에 나서고 있고 네트워크형 정보통신사업에도 진출할 뜻을 갖고 있다.박세용 현대그룹 종기실장은 『21세기 신산업 유망산업을 쫓아가고리드하기 위해 신소재와 반도체 정보통신등 정보혁신형 기술개발에주력해 사업구조를 조정할 방침』이라며 현대의 사업구조고도화 전략을 설명했다. 그동안 그룹 발전을 이끌어온 중후장대형 기술로는21세기 대경쟁(Mega Competition)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실장은 세계적인 수준의 독자기술을 확보하고 지금까지 영위했던 업종과 다른 고객밀착형 사업을 대폭 강화할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이미 「고객 정보센터」를 운용하면서제품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생산 영업 부문까지 고객을 만족시킬수있는 제품개발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이에따라 50년동안 축적해온 현대의 풍부한 자원을 크게 세분야에집중시킬 방침이다. 먼저 정보통신 신소재 메카트로닉스등 마이크로 핵심기술사업에 주력하고 다음으로 현재 그룹이 갖고있는 업종의 강점을 효율적으로 살릴 수 있는 우주항공 해양사업쪽에 발을뻗을 계획이다. 물론 현대가 의욕을 갖고 추진해온 일관제철소 건설도 현대 특유의 뚝심으로 계속 밀어붙일 계획이다.◆ 해외통 인재확보 시급현대그룹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철강공급이 수요에 크게미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전기로 방식의 미니밀로는 자동차용냉연강판과 같은 고급 철강재의 생산이 힘들다』며 제철사업진출의당위성을 강조했다. 특히 기업의 진입 퇴출에 대해 정부의 간섭이없어질 경우 언제라도 제철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마지막으로 삼성등 경쟁그룹에 비해 뒤처진 금융분야의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인수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올들어 국투증권을 인수해 금융업강화의 신호탄을 쏜 현대는 그룹계열사 및 관계사의 역량을 결집시켜 금융분야의 몸집을 키울 예정이다. 금융업은 그룹의 딱딱한 이미지를 희석시킬수 있는데다 소비자와 밀착할수 있어서 정몽구회장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따라서 시중은행에 대한 대기업의 소유제한규정이 완화될 경우 은행업에 적극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한마디로 현대의 21세기 경영전략은 부족한 부문을 강화하고 승부를 낼수 있는 분야에 과감하게 베팅하겠다는 것이다. 풍부한 자금동원능력등 막강한 저력이 있어 미래사업형 기술을 경쟁사보다 앞서 확보하면 21세기에 알찬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룹관계자는 현대그룹은 당장 정리해야할 한계사업이 거의 없어 구조고도화노력이 다른 어떤 기업보다 빨리 가시화될 수 있을것이라고 설명했다.물론 건설 중공업 자동차등 중후장대사업의 고부가가치형 전환도함께 풀어야 할 과제이다. 종기실 관계자는 기존사업과 관련된 다각화를 꾀하기 위해 고객 밀착형 신제품을 발굴하고 비메모리 반도체, 무공해 전기자동차, 자기부상열차와 고속전철, 특수선박개발등고부가가치 제품개발에 집중 투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이같은 구조조정 노력과 함께 글로벌 경영을 위한 전략도 하나씩실천되고 있다. 중국 베트남 인도 등의 아시아지역과 멕시코 브라질등 중남미 지역을 주요 투자거점지역으로 선정해 집중 투자한다.첨단기술을 얻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미주 및 유럽지역에 연구법인과 첨단제품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현대가 인수한 미국콜로라도에 있는 비메모리반도체회사인 심비오스로직사 등이 글로벌 경영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과정에서 중소기업등 협력업체와 동반진출을 꾀해 투자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해외비즈니스는 철저히 현지화전략을 통해 진행된다. 현지시장특성에 적합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현지의 인적자원을 최대한활용하고 현지 마케팅체제를 구축키로했다. 이런 중장기 해외투자전략이 착착 진행되기 위해선 해외비즈니스 경험이 풍부한 인재를확보하는 것도 시급하다.◆ 금융분야 역량도 키울 계획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내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 양성하고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영입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몽구현대그룹회장도 연초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각사가 세계적인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위해 기술인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식사회에서 경영의 성패는 전문성과 팀워크에 있는만큼 전문가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포석이다.현대그룹은 새로운 유망업종에 진출하고 세계화를 수행하기 위해8가지 과제를 선정해 계열사의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 △독자적인세계 일류기술의 확보 △새로운 분야 진출 △가치위주의 마케팅 △공동체의식 형성과 구성원의 정예화 △수평조직 구축 △수익중심의경영 △ 국제 금융시장의 적극적 활용 및 금융위험관리체계 확립△세계 정보망구축 등이 그것이다. 현대그룹은 각사별로 구체적인실천방안과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토록 하고 회장단에서 보완점등을 수시로 지적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가치경영」을 21세기를 향한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그룹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류사회의 공동선을 추구할 수 있는 가치경영을 실현하는데 그룹경영의 최우선 목표를 두겠다는 의지다. 또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사외이사제」를 국내 대기업중에서 최초로 도입해 시행하고 있으며앞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정몽구회장은 계열사들의 자율경영이 뿌리 내릴수 있도록 책임과권한을 이양한다는 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발빠르게 경영환경변화에 대응하려면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강하고 저돌적이고 추진력이 강한 현대가 유연한 경영마인드를 가미해어떻게 21세기를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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