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시장 복잡계가 지배한다

주류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조선맥주가 OB맥주를 뒤집은 것이다.어떻게 58년부터 만년 2위로 OB맥주에 뒤지던 조선맥주가 OB맥주를제칠 수 있었을까. 답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93년에 나온 조선맥주의 하이트라는 신제품 때문이었다. 신제품 하나가 맥주시장의 판도와 기업의 운명을 바꿨다. 이런 신제품 하나의 위력을 설명하는이론이 바로 복잡계 경제학의 가장 기본인 「수확체증의 법칙」이다.복잡계의 수확체증의 법칙은 기존의 경제학에서 말하는 「수확체감의 법칙」과 반대 현상을 보인다. 수확체감의 법칙은 생산량은 노동력에 정비례해 증가하지 않고 노동력을 계속 투입할수록 생산량증가율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처음에는 노동력 1을투입, 10개를 생산했다면 노동력 2를 넣으면 생산량이 20이 되는것이 아니라 17이나 18이 된다. 노동력 1에 대한 생산량이 10에서7이나 8로 떨어지는 것이다.수확체증의 법칙은 반대로 처음에 1을 투자해 10을 얻었다면 그 다음에는 1을 투자해서 12를 얻고 또 그 다음에는 1을 투자했을 때14를 얻는 식으로 단위 투자량에 대한 생산량은 늘어나게 된다. 투자한 1에 대한 생산량이 10에서 12, 14 등으로 점점 증가하는 것이다.수확체감의 법칙은 산업혁명 이후부터 지금까지 경제를 지배해온원리다. 대량생산시대에서는 생산하는 상품이 거의 확실하게 정해져 있고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은 서로 시장을 분할, 안정적으로 경쟁한다. 수요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상품은 반복적으로 생산된다. 상품의 수명도 길었다. 상품의 사용가치라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크게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한 상품이개발되면 계속 생산됐고 매년 비슷한 정도로 팔렸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은 면도칼의 기능 때문에 면도칼을 샀고 이런 소비자들의 존재로 인해 면도칼 시장은 큰 변화없이 일정정도의 규모를 형성해왔다. 이런 안정성과 반복성으로 인해 수확체감의 시대에서는 제조→유통 → 판매라는 생산 및 판매의 과정, 프로세스(Process)와 딜리버리(Delivery)가 중요했다. 그러나 수확체증의 시대에는 이 모든 것이 변한다. 누가 신제품을빨리 개발, 시장을 공략하느냐에 따라 시장 상황은 하루 아침에 변하게 된다. 신제품 하나가 개발돼 소비자에게 인정받기만 하면 엄청난 이익을 얻는다. 초기 연구개발에는 많은 투자가 필요한 반면유통이나 생산과정에는 그다지 큰 투자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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