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경기 일원만 2천6백여개 성업

남녀가 사랑을 하게 되면 육체적인 결합을 시도한다. 최근에는 물질적인 풍요와 함께 성적 자유화 풍조를 육체적인 욕망만을 좇아성행위를 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대도시 주변에 러브호텔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는 현상이랄 수있다. 숙박업이란 원래 장거리 여행자나 당장 연고가 없어 잠자리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침식제공사업이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침식 이외에 성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장소로 변모하는 숙박업체들이늘어나고 있다.예전에는 호텔이나 여관들이 주로 여행자들이 모이는 철도역이나버스터미널 혹은 주거지역에 세워졌으나 최근들어 인적이 드문 도시 외곽의 골짜기나 농촌에 속속 세워지는 것도 숙박업의 주요기능이 단순한 침식에서 즐거움 제공이라는 면에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숙박업체 중에서도 성적 즐거움을 위해 제공되는 대표적인공간이 속칭 러브호텔이다. 러브호텔은 숙박용이 아니라 짧은 시간동안 남녀간의 성적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해 빌려주는 대실이 주목적이라는 점에서 일반의 숙박시설과 구별된다. 러브호텔이 탈선의장소로 지적되면서 향락산업의 핵으로 비난받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그래서 러브호텔이 가장 붐비는 시간은 일반숙박업소와는 달리 낮11시부터 오후 5시 사이다. 경기가 불황인 것과는 달리 주말이나휴일에는 웃돈을 주고 예약을 해야할 정도로 호황이다. 대부분 3시간의 대실료로 2만원 정도 받는다. 싼곳은 1만5천원에서 비싼 곳은3만원을 받는 곳도 있다. 하루를 묵고 가는 사람은 사절이다. 목좋은 업소는 객실을 3.5회전시킬 정도로 사람들이 붐빈다.◆ 러브호텔, 작년말 가격에도 매물이 없다러브호텔은 보통 음식점 레스토랑 휴게실이 딸려있다. 이곳을 거쳐객실로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되어있다. 차를 타고 오는 사람들을위해 주차장마다 자동차 번호판가리개를 준비해 놓고 손님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번호판을 가려주는 것은 상식이다. 요즈음엔 주차장을 외진 곳에 따로 마련해 놓는 곳도 적지 않다. 대부분 4~5층인이들 업소들은 복도에서 다른 사람과 마주치는 것을 막기 위해 2인용 엘리베이터까지 설치하기도 한다. 종업원들은 방열쇠만을 건네줄 뿐 숙박계를 내밀지도 않는다.방 크기는 시내숙박업소보다 작은 3~5평이 대부분이지만 내부시설은 호화로운 편이다. 통로에는 고급카펫이 깔려 있고 방에는 에어컨과 비디오시설 그리고 대형거울 사우나시설도 구비돼 있다. 한강변에 있는 한 러브호텔의 경우에는 뒤꼍에 골프장 잔디를 잘 다듬어놓아 창너머 한강물줄기와 함께 한폭의 동화를 연상케 할 정도다. 러브호텔을 찾는 사람들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40, 50대의 중년남자가 20대의 여자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았으나 점차중년여성이 연하의 남자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게 업소종사자들의 이야기다. 연령층도 많이 낮아졌으며 여자들끼리 오는경우도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러브호텔은 90년대 들어 성도덕이 문란해지고 여성의 지위 향상에따른 탈선이 늘면서 더욱 늘어났다. 마이카시대와 함께 남의 눈을피해 한적한 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러브호텔은 시내중심에서도시외곽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94년 정부가 국토이용관리법을 개정해 농림지역 농지전용 규제를 완화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때마침 실시된 지방자치단체들은 세수증대와 재정확충을 위해 유원지와 관광단지 개발을 서두르면서 러브호텔의 건립을 부추겼다.경기도의 경우 장흥 송추 일영 등 유원지는 물론 광릉수목원 일대와 통일로변 북한강과 남한강 일대에서 팔당호 양수리 경춘도로변강화도에 이르는 산과 들에도 러브호텔이 들어서고 있다. 경기도의경우 2천6백여개의 러브호텔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1천여개였던 88년보다 무려 3배나 늘어난 수준이다. 음식점 등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를 받아 러브호텔과 휴게실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까지 합치면 4천여개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현재 러브호텔의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러브호텔이란개념 자체가 모호한데다 법률적 용어로는 유흥성 숙박업소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96년도 전국의 숙박업소수는 3만2천개소로 집계됐다. 정부는 최근들어 러브호텔이 향락을 조장하고 국민정서에 악영향을준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러브호텔 건립을 억제하고 나섰다. 그래서그런지 서울외곽의 호텔건립이 크게 줄어들면서 러브호텔의 매매는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러브호텔가격은 작년말과 같은 수준이며 매물도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향락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끊이지 않는한 러브호텔은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계속 누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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