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상품 개발·홍보 강화해야

외국인 관광객 계속 감소…'목적 관광지' 되도록 유도해야

제주도는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대표적 관광지 가운데 하나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상쾌한 공기, 오염되지않은 맑은 물,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길수 있고 겨울철에는 스키까지도 가능한 천혜의 자연조건 등 제주도는 개발하기에 따라서는 세계적 관광지로 부상할 수 있는 여건을고루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관광지들이 대체로산이면 산, 물이면 물, 보는 관광 또는 체험 관광 등 한쪽에 치우친 상품을 갖고 있는데 반해 제주도에는 다면의 상품이 존재한다.아마 관광지로서 제주도만큼 경쟁력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곳도달리 없다고 해야할 것이다.하지만 제주도는 지금까지 「국내용」에만 머물러온 측면이 강하다. 외국인을 유치하기보다는 국내의 신혼부부라든가 수학여행 또는 가족관광객을 겨냥하는데서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수년간 제주를 찾은 국내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온데 반해외국인 관광객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한때 27만명까지 기록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최근 들어서는 20만명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2, 3년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4백만명(연간)에 비하면 불과 5% 남짓만이 제주도에 온다는얘기다. 1급 관광지로서의 조건을 갖추고서도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 제일의 관광지 제주」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남아 편중, 서양권 홍보나서야그나마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6∼7할은 재일교포를 포함한일본인이다. 20만9천명의 외국 관광객을 유치한 지난해의 경우 일본 15만, 대만 2만5천, 홍콩 1만8천, 중국 3천9백, 싱가포르1천4백명으로 동남아권이 전체의 90%를 훨씬 상회한다. 미국 영국독일 등 서양권은 4천5백명에 지나지 않아(기타 지역 4천4백명) 지역적으로도 매우 편중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동남아 등지에만 제주가 알려져 있을뿐 미국이나 서유럽쪽에는 거의 홍보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다.제주가 관광외화가득원으로서의 역할을 기대만큼 해주지 못하는데에는 물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그것은 제주도의문제일 수도 있고 제주 차원을 넘어 국가의 관광 정책 전체의 책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선 지적되어야할 사항은 하드웨어적인 요소로서의 「상품 개발 미흡」이라고 할수 있다. 관광에관한 한 일단 모든 논의는 「여행갈만한 가치가 있느냐의 여부」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볼 때 제주는 휴양지로서의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있지는 않다는게 중론이다. 가장 비근한 예로 일본인 관광객의 경우 상당수가 골프장을 찾고자 하지만 현재 4개뿐인 골프장으로는도저히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골프 예약이 안된다면 여행사가일본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은 당연한 이치다.또한 「보는 관광」에서 「체험」이나 「체류관광」으로 바뀌는 최근의 관광패턴 변화 추세에 비춰볼 때에도 제주는 부족한 구석이많이 눈에 띈다. 래프팅이라든가 패러글라이딩, 스쿠버다이빙, 트래킹 등의 시설과 장소가 있기는 하지만 수용 능력이라든가 홍보운영현황 등에 있어 많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패러글라이딩의경우 기상예보가 상당히 중요한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게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의 불만이다.물론 외국 관광객이 이들 시설을 이용하는 빈도가 극히 낮은 까닭에 충분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는 난점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아니다.(제주 관광협회에 따르면 월 2∼3팀에 불과) 그러나 그런사정은 별개로 하더라도 「상식적인 선」에서의 지적사항이 많이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국제 관광지를 표방하는 제주의 면모에 분명어울리지 않는다고 할수 있다.외국 관광객들의 소감을 들어보면 최근까지도 대개가 상대적으로비싼 물가라든가 언어 소통의 문제, 도로 표지판의 미비, 외국에서제주도까지 오는 교통편 즉 접근도의 문제, 쇼핑 편의의 부족 등몇가지로 정리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오래전에 개선됐어야 마땅한 사항들이다. 이러한 것들이 21세기 동북아 관광의 중심축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제주의 현주소였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정부에서도 제주 관광의 중요성을 인식, 명실상부하게 종합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나섰다. 또 제주도 자체에서도 각종 여행 상품과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먼저 하드웨어 부문을 보면 지난 94년부터 시작돼 오는 2001년까지로 예정된 제주도종합개발 계획에 따라 총 9조9천5백여억원을 투자해 3개 관광단지 20개 관광지구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청사진을보면 골프장은 현재 4개에서 27개로 늘어나고 주요 숙박시설도 현재의 41개소 1만6천여 객실(일반 호텔 이상)에서 대폭 확충되게 된다.(정확한 수용규모는 아직 미확정) 또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월드컵 특수 등에 대비해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도 계획중이다. 중문단지안에 자리잡게 될 이 센터는총 사업비 1천8백6억원이 투입돼 오는 99년 완공 예정이다.이와 함께 제주도는 제주 관광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비자 면제와직항로 개설, 면세지역 확충 등 3개항이 핵심관건이라고 보고 지난4월 이를 정부에 건의, 회신을 기다리는 상태다. 보다 구체적으로살펴보면 우선 비자문제와 관련, 현재 일본인에 대해서만 15일간무비자 입국이 가능토록 되어 있으나 이를 타국에도 확대적용해야한다는 것이다. 제주도측은 이같은 조치가 시행될 경우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중국의 「유한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문화국의 김영식 관광진흥과장은 『중국에서 해외 관광에 나설 재정능력이 있는 인구는 총 6천만에 달하는 것으로파악된다』며 『무비자 제도가 실시되고 그 결과 중국의 여행 가능자 5%만 유치할 수 있어도 관광수입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고내다봤다.직항로 개설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는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만 직항로가 열려있고 도쿄와 나고야에 대해서는 부산 경유항로가 개설되어 있으나 이를 상해 북경 홍콩 대만 등지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제주도 전체를 면세 지역으로 설정해 쇼핑천국으로 만드는 것도 관광수지적자를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게 제주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무비자 되면 중국 여행자 유치로 수입늘듯제주도 관광의 또 한가지 문제는 홍보에도 있었던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제주대 허향진 교수(관광경영학)는 『95년 도 당국과 관광협회가 지출한 홍보마케팅 비용은 총 3억8천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기업의 마케팅 비용을 통상 전체 매출액의 4%로 볼 때 제주도 관광 매출 1조원에 이정도의 홍보 비용이라면 매우 적은 액수』라고 말했다. 도에서도 최근 이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적극적으로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적기가 취항하는 동남아와 중국지역에 순회홍보단을 파견한데 이어 오는 7월께부터는 관광 제주를 알리는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할 계획이다. 현재 종합관광정보센터로서의 DB를 거의 구축한 단계에 와있다는 것이 김과장의 설명이다.이밖에 제주도는 체험 관광상품으로 「4계절 관광」도 개발했다.올해로 3회째를 맞는 겨울철 눈꽃 축제라든가 봄철의 국제시민 마라톤대회, 여름의 해양축제, 그리고 탑동의 해변 공연장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면서 여행 패턴의 변화추세에 대응하고 있다.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주는 여전히 딜레마를 안게 될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제주도가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어 어차피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의 이른바 「최종 목적 관광지」가 되기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특히 지리적으로 먼 서구권의 관광객을 고려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이와 관련, 허교수는 현재의 상품 개발에 덧붙여 서울과 제주를 연결하는 연계관광상품의 개발이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동남아 고객을 겨냥한 스키장의 개설및 생태관광 등 자연친화적인 관광상품도 긴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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