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초고속전송·완벽로밍 구현

무선통신의 기술 발전 속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일반인들에게는 한없이 어렵고 복잡하기만한 분야지만 과학자들은 기존기술의 실마리들을 절묘하게 결합·연장해가면서 인류에 유용한 서비스들을 끊임없이, 그리고 눈깜짝할 사이에 개발해내고 있다.무선통신이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기반은 전파가 에너지를 담고 있다는 사실의 발견이라고 할수 있다. 전파를 통해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과학자들은 여기에 음성도 싣고(물론 전기적 신호로 바꾼 상태에서) 데이터도 담았으며 더 나아가보다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정지화상 및 움직이는 화상까지도전달할 생각을 갖고 있다. 밑그림도 어느 정도 그려져있어 부분적으로는 조만간 현실화될 전망이다.일각에서는 지난 10년이 고밀도 집적회로 기술을 중심으로한 메모리 반도체 혁명의 시대였다면 다가오는 10년은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광대역 종합이동통신을 근간으로하는 정보통신 혁명의 시대가될 것이라고 규정한다. 사실 정보통신이 21세기에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이는 아무도 없다. 특히2000년대 중반에 가면 이동통신이 전체 통신 서비스 시장의 절반을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통신이 핵심중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할 것은 거의 틀림없다. 과연 21세기 이동통신은 어떠한 모습이길래 이같은 장미빛 산업 전망를 낳고 있는 것인가.이동통신의 궁극적 지향점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통신이가능하고 또한 여타 어느 통신매체와도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의구축」이다. 현재 일반전화나 휴대전화를 통해서는 음성서비스가제공되고 있으며 팩시밀리나 E-Mail을 통해서는 데이터 서비스가,인터넷으로는 화상서비스, CATV와 위성방송에서는 동화상서비스가각각 이뤄지고 있다.그러나 이는 각각 별개의 수단 또는 부분적인 연계 체제를 갖춘 형태로만 서비스되고 있는데 이것을 하나의 이동 단말기에 통합시켜고도의 부가가치를 창출시키자는 것이 미래의 이동통신이라고 할수있다. 결국 크게 보면 △현재의 음성 중심 서비스에서 진보해 데이터, 동영상 등의 다양한 이동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통신 매체는 물론 국가간의 연계 서비스도 가능케하며 △이를 위해유선상의 초고속 정보통신망(정보고속도로) 및 인공위성과도 연계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한다는 것이다.그 구체적인 형태가 바로 이동통신의 완결편이라고 하는 이른바 「제3세대 통신시스템」(IMT -2000 : Int’l MobileTelecommuni-cations, 과거의 FPLMTS : 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이다.◆ 무선·ISDN 결합, 시간 제약 극복그러나 미래의 이동통신은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현재 기술의연장이라고 봐야 한다. 제3세대라고 이름 붙여진 것도 1세대나 2세대에서 진화해왔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때문임은 물론이다. 따라서1, 2세대 통신이 어떠한 기술적 발전을 거쳐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3세대 통신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기술사적으로 이동통신은 크게 두 범주에서 진화해왔다고 할수 있는데 한 측면은 셀룰러 방식이고 또 다른 측면은코드리스(Cordless) 방식이다. 우선 셀룰러쪽을 보면 1세대는 아날로그 셀룰러로서 TDMA나 CDMA 방식이 나오기 전의 휴대전화(초창기의 「011」)가 여기에 속한다. TDMA나 CDMA는 디지털로서 2세대다.또 코드리스쪽은 80년대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가정용무선전화(CT-1 : 초창기의 이른바 유무선 전화기)를 1세대로한다.유선 전화망에 무선 기능과 이동성을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CT-1이 극히 제한된 이동성만 갖는데다 인근 사용자간의 혼선 및간섭에 따른 품질저하 등이 문제가 되자 80년대말 디지털 방식의CT-2가 등장한다. 최근 서비스되기 시작한 발신 전용의 「시티폰」이 바로 CT-2다. 또 CT-3는 CT-2에 착신과 핸드오프(hand off : 기지국이 바뀔 때도 계속 통화를 연결해 주는 것)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유럽의 DECT(Digital European CT)와 일본의 PHS를 이 범주에넣을 수 있다.디지털 셀룰러와 CT-3는 제3세대인 IMT-2000으로 바로 넘어가는게아니라 일단 개인휴대통신(PCS)으로 수렴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이유는 셀룰러 방식과 코드리스 계열이 서비스의 비용 및 이동성에서 서로 상충관계에 있다는 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셀룰러폰은 이동성이 뛰어난 대신 비용이 큰 반면 코드리스 계열은 값은 싸지만 이동성은 떨어진다.(저속에만 통화가능하고 핸드오프 기능이빈약하다) 따라서 우선 가격과 개인 이동성을 만족시키고 무선 접속성도 증가시킴으로써, IMT-2000의 이상을 부분적으로 구현하자는것이 PCS인 것이다. PCS가 흔히 「2.5세대 통신」, 또는 「협의의개인화 통신」이라고 지칭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위성통신 가동, 세계단일통신망 실현IMT-2000은 이러한 기술적 진화를 거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하지만 IMT-2000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를 띨 것인지에 대해서는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이나 기술적 표준이 정립되어있지 않다. 또현실화 시기에 있어서도 금세기말과 21세기초 등 전문가들 사이에의견이 다르다. 다만 어차피 기술이라는 것이 「평지돌출」이라기보다는 기존 개념의 발전과 확장에 의존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음과 같은 유추해석이 가능하다. 즉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 가운데제한적인 것은 확대되고 미흡한 점은 보완될 것이며 산재되어 있는기술은 통합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자면 기존 통신에 비해 「가입자망이 확대되고 접속기술은 향상되며 이동성은 더욱 증대」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덧붙여 「개인전화번호 부여, 지능망과의 연계, 시스템간 호환성의 구축」 등도 부가적으로 실현될전망이다.먼저 가입자망과 관련해서는 마이크로셀, 피코(Pico)셀 등 보다 반경이 작은 셀을 사용함으로써 주파수 재사용 빈도를 높이게 된다.그럼으로써 보다 많은 가입자를 수용하는 한편 단말기의 전력 소모감소, 저렴·소형·경량화를 추구한다.또 접속기술은 기본적으로 디지털로 하되 TDMA보다는 CDMA가 유력한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이 방식을(정확하게는 한국에서서비스되고 있는 협대역-CDMA가 아니라 광대역-CDMA) 국제표준으로삼기 위해 미국의 루슨트 테크놀러지, 모토롤라, 퀄컴, 캐나다의노던 텔레콤 등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됐다. 한편이동성은 셀룰러 시스템의 핸드오프와 로밍 기능을 포함한 것으로특히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로밍이 가능토록해야 한다.이밖에 개인화·지능화는 각각 △단말기가 아닌 개인에게 고유 전화번호를 할당함으로써 완벽한 의미의 개인화 통신을 구현하는 것△현재 송수신자의 위치를 파악해 연결하고, 나아가 희망하는 서비스를 알아내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의 기능을 가리킨다.IMT-2000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밑그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그 가운데 몇 가지를 보면 우선 휴대장치면에서 첫째 기존의 음성통신 전용 전화가 페이저 내장형 휴대전화와 터치식/음성인식용 전화기로 발전되고 둘째 정지영상 휴대전화는 점차 전송속도가 높아진 고기능 휴대전화로 바뀌며 나아가 동영상을 압축하는 기술 즉MPEG(Motion Picture Expert Group)의 발전으로 동영상까지 압축될것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음성, 데이터에 동영상을 겸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21세기초에는 셀룰러 이동통신에도 도입될 전망이다.또 정보의 전달 속도도 중요한데 IMT-2000망의 1단계에서는32Kbps∼2Mbps까지의 중속도 이동통신망이 되고 더 진보해 2단계가되면 2Mbps∼155Mbps의 초고속(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 : B-ISDN)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세계 단일 통신망의 실현을 위해서는 위성통신의 가동도 매우 중요하다. 위성통신은 문자 그대로 지구궤도에 위성을 띄워 남북극은물론 아프리카 사막에 이르기까지 전세계를 단일 통화권으로 묶는다는 계획으로 빠르면 올 연말께부터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모토롤라사가 1990년 이리듐 프로젝트를 발표해 주목을 받기 시작한 위성통신은 지구상과의 거리에 따른 송신지연 문제로 인해1000km내외의 중·저궤도 시스템이 주로 제안되고 있으며 특히 대형 저궤도 시스템은 음성외에 데이터 송수신도 가능해 차세대 이동통신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주파수는 1GHz 이상의 대역을 사용한다.현재 개발중에 있는 대형 저궤도 시스템으로는 모토롤라의 이리듐프로젝트와 국제해사위성기구(Inmarsat)의 Inmarsat-P시스템 등 몇개가 있다. 특히 이리듐 서비스는 지상의 셀룰러전화만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원격 및 수요과소 지역에 대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셀룰러 전화와는 경쟁보다는 보완관계에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이밖에 지난 94년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멕커 셀룰러사와 함께 합작회사(Teledesic)를 설립해 위성통신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은 8백40기의 위성을 사용해 전화에서 화상회의나 원격진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친 서비스를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CDMA 기술수준운용기술 강하나 부품 취약IMT-2000이 광역 CDMA를 접속방식으로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은 한국에 상당히 고무적이다. CDMA 이동전화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킨나라가 바로 한국이고 따라서 차세대 통신경쟁에서 우월한 입지를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원천기술은 미국 퀄컴사에서 사왔지만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비롯한 통신관련 기업들은 지난80년대말 기술개발에 착수한 이래 현재 상당한 CDMA 기술력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동통신 기술은 크게 장비와 네트워크 설계기술, 네트워크 운용기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은 우선 장비측면에서 교환기와HLR(단말기 위치파악 장비)는 1백% 국산화를 이룩한 상태며 네트워크 설계 능력(Cell Planning - 기지국 위치선정)과 운용능력(송수신 출력 및 제어)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올라 있다는 평가다. 다만 부품과 무선 기술은 취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단말기 부품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MSM칩 제조에 있어서는 퀄컴사와커다란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다.MSM에는 CPU(착발신 신호 처리 기능 담당)를 비롯해 아날로그·디지털 신호를 변화시키는 보코더, 코드 변복조 기능을 담당하는 모뎀 등이 담겨 있는데 핵심은 모뎀이다. 바로 CDMA의 C, 즉 CODE(암호)를 제어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자체 개발에 노력하고는 있으나 아직은 퀄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그러나 한국의 기술발전 속도가 퀄컴사보다 빠르기 때문에IMT-2000이 현실화될 때 쯤이면 거의 대등한 수준에 이를 수 있을것으로 업계에서는 자신하고 있다.특히 80년대 초 TDX(전전자 교환기)를 자체 개발함으로써 『불가능할 것』이라고 봤던 외국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엎은 것과 CDMA 상용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5년도 안된 짧은 기간에 성공했던 전례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문제는 IMT-2000이 어떠한 형태로 표준을 제정하느냐에도 있다.IMT-2000은 오직 1.8GHz와 2.1GHz대를 주파수 대역으로 한다는 것만 확립되어 있을뿐 아직 정확한 기술표준은 규정되지 않고 있다.따라서 한국의 기술방식이 표준화에 반영되도록하는 작업은 그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표준화 경쟁에서 밀리는 기업이나 국가는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광대역 CDMA는 현재의 협대역 CDMA와 적지 않은 차이가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기술 개발노력이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 표준은 오는 99년말까지 ITU(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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