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별 세분화로 효율 극대화

주파수가 부족하다. 이동(무선)통신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그에 따라 통신망 가입자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주파수 대역이 고갈되고 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가입자의 꾸준한 증가는 역으로 일정한 주파수내에서 보다 많은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게끔하는기술의 진보를 가져왔지만 결국 어느 선에서인가는 벽에 부딪치게마련이다. 몇년전 내로라하는 기업들 거의 모두가 이동통신 사업자선정 작업에 뛰어들었던 것을 돌아보면 주파수가 얼마나 쟁탈의 대상이 되었는지 쉽게 알수 있다.이동통신 사업권이란 달리 말하면 정부로부터 주파수를 배정받는것을 의미한다. 이동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전파가 지나 다니는길」인 주파수 대역이 필요한데 1GHz 대역 미만의 주파수는 더 이상 나눠줄 것이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가 되다보니 부득불 경쟁업체간 사운을 걸다시피하는 한판 승부가 펼쳐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그 단적인 사례가 바로 올 하반기부터 서비스될 예정인 PCS(개인휴대통신)이다. 원래 PCS는 기존의 셀룰러폰보다 기술적으로 한차원높은 차세대 시스템의 개념이었다. 그러나 상용화를 얼마 앞두고있지 않은 지금 현 시점에서 양자간에는 이렇다할 차이가 없다. 다만 셀룰러폰이 800MHz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데 반해 PCS는1.8GHz 대역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즉 주파수 대역만 달리한 것인데,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MHz대역이 부족해 할수 없이GHz 대역으로 올라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정보통신부에서도 PCS에 대해서는 「주파수 대역만 달리하는 이동전화」라고 밝히고 있을 정도다.◆ 현 기술로 이용 가능 주파수는 한계이동통신산업을 21세기 산업의 꽃이라고 하면 주파수는 씨앗이요사업 근거이자 자산이다. 일단 주파수만 확보하면 통신 사업을 통한 막대한 부가 약속될 뿐 아니라 그 희소성으로 인해 엄청난 자산을 갖게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치 부동산처럼 업무용으로서의 사용가치도 있지만 비업무용으로서의 교환가치도 동시에 잠재적으로지니고 있는 것이 바로 주파수다.주파수는 한정되어있지만 앞으로도 이동통신 가입자는 계속 늘어날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이에 대한해결책으로는 주파수의 이용 효율을 높여 동일 주파수대역내에서더 많은 가입자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거나 PCS 처럼 더 높은 주파수 대역으로 옮겨가는 두가지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이 두 방법은 사실 무선통신기술의 발달사이기도 하다.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파와 주파수의 관계에 대한 기본 개념을알아 둘 필요가 있다. 전파는 파동을 일으키면서 공간을 진행하는데 1초 동안 얼마나 진동했느냐를 말하는 게 주파수다. 주파수의단위는 전파의 존재를 증명한 학자의 이름에서 따온 Hz(헤르츠)이므로 한 번 진동했으면 1Hz, 1천번이면 1KHz, 1백만번 진동했으면1MHz다. 3천GHz(=3THz) 이상은 빛이라고 한다. 주파수가 낮은 것은멀리 잘가고 장애물에 대해서는 회절(回折)이 잘되는 성질이 있으며 주파수가 높은 것은 직진성이 좋으나 전달거리가 짧고 반사가잘되는 특성이 있다.전파는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전파라는 자원 자체가줄어든다든가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전파를 이용한다는것은 실제로는 전파를 나누는 구분인 주파수대별로 이용한다는 의미이고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통신에 이용할 수 있는 주파수에는한계가 있다.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고정통신은 60GHz까지, 이동통신은 3GHz까지 실용화되어있다. 전파 통신이란 이처럼 특정한 주파수(대역)의 전파에 정보를 실어전송하고 수신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여기서 대역이라는 것은 「주파수가 위치하는 범주」로서, 예를 들어 88MHz∼108MHz사이에서FM 방송을 한다고 하면 FM 방송은 20MHz의 주파수 대역을 갖는다고할수 있다.음성을 전달하려면 최소한 3KHz 정도의 주파수 대역 폭이 필요하다. 이는 사람의 목소리가 300∼3100Hz 사이에 집중되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성 전달만을 목적으로하는 전화선의 대역폭은 약3KHz다. 하지만 더블베이스나 비올라 등의 아주 낮거나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전달하는데는 불충분하다. 이에 반해 AM 라디오는5KHz의 대역폭, FM은 18KHz를 사용하므로 전화, AM, FM의 순으로오케스트라 연주를 제대로 전달한다고 볼수 있다. 반면 현재의 아날로그 TV는 음성외에 화상까지 전달해야 하므로 정보량이 많아6MHz정도의 주파수 대역을 점유한다(이는 NTSC 방식을 사용하는 한국 일본 미국의 경우고 유럽과 동구는 또 다르다). 이는 달리 말하면 「그 정도의 주파수 대역이 확보되지 않으면」 TV방송을 할수없다는 얘기가 된다.여기서 다음과 같은 계산이 가능하다. 즉 가령 정부가 TV 방송용으로 42MHz의 주파수 대역을 할당했다면 7개의 TV방송국을 개설할 수있다는 것이다(실제 174∼216MHz사이에 7번부터 13번까지의 7개 채널이 있다). 통신용 주파수도 마찬가지다. 아날로그 이동전화용으로 초창기에 할당된 주파수 대역폭은 825∼835MHz와 870∼880MHz의10MHz씩으로서(각 송수신용) 30KHz씩 자르면 3백33개의 채널을 각각 만들 수 있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국내 아날로그 전화 가입자는 이 숫자 이상은 가입시킬 수 없다는 얘기다(음성통신을 위해서는 3KHz의 채널 간격이면 되지만 대역폭이 더 요구되는 주파수 변조 방식을 채택하는데다 옆 채널과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30KHz 정도의 간격을 두고 있다).그러나 이 정도의 가입자밖에 받지 못한다면 큰 문제다. 경제성이없으니 이동전화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업자도 없을 것이고 가입자가 주파수를 쓰는(통화하는) 시간외에는 주파수를 놀려야하니 엄청난 자원낭비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셀(Cell·세포)이다. 이것은 넓은 지역을 작은 셀(반경 3∼5Km)로 세분화하고어느 정도 떨어진 셀들간에는 동일한 주파수를 사용토록 함으로써주파수를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전파는 송신점에서 멀어질수록 약해지게되므로 셀간 거리가 어느 정도 떨어져 있으면 전파 간섭이 적어 동일한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다. 휴대폰을흔히 셀룰러폰이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셀을 작게하는게 기술이다.◆ CDMA, 아날로그보다 용량 16배 커주파수를 시간대로 분할하는 것도 용량을 늘리는 방법이다. 우선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방식에서는 음성 신호를 압축할 수 있는데예컨대 한 가입자가 1초간 통화한 내용을 1/8로 압축하고 다음 가입자의 통화도 역시 1/8로 압축한다. 이렇게 해서 모두 8명의 통화를 1/8씩 압축하면 8명이 모두 8초간 통화한 내용이 1초에 담겨지게 된다. 이 압축된 신호를 전송하면 결국 8명이 시차를 두고 하나의 주파수를 이용하는 결과가 된다. 이것이TDMA(시분할다중접속)의 개념이다. 현재 유럽에서 서비스되고 있는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이 이 방식이다. 시차는 1초 간격을 두는 것으로 예를 들었지만 실제는 수천분의 1초라는 극히 짧은 시차(프레임)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가입자는 자신의음성이 분할 전송되고 있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TDMA의 수용능력은 아날로그보다 최대 3배 정도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또는 가입자 모두에게 같은 주파수를 쓰도록하되 각 송수신자에게고유한 암호를 부여해 암호가 맞는 신호만 잡히고 나머지는 들리지않도록 (잡음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이것이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으로서 이는 흔히 세계 각국인이 모인 파티에 비유된다. 즉참석자들은 각기 자기나라 말로 떠들고 있으나 귀에 들리는 것은자기나라 말 뿐이라는 것과 같다. 이론적으로 보면 CDMA는 아날로그보다 16배 더 큰 용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이밖에 TRS, CT-2, PCS도 기본적으로 주파수의 효율적 이용을 도모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주파수를 가입자들이 같이 사용한다고해서 주파수공용통신인 TRS (Trunked Radio System)는 마치 은행창구처럼 빈 주파수에 차례대로 접속을 시키는 방식이며 무전기에서 발전된 기술이다. CT-2는 Cordless Telephone 2nd Generation으로 1백KHz 간격의 주파수분할방식을 채택하는 것이고 PCS는 CDMA와기술적으로 거의 동일하다.하지만 아무리 주파수를 분할해 보다 많은 가입자를 받아들이려고해도 전파 간섭이나 기지국의 증설 필요 등 기술적·경제적인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언젠가는 보다 높은 주파수대역으로 이동해가지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주파수는 종류별로 특성이 달라 서로 다른노하우를 요구하므로 양질의 통신을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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