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전화, 1백년만에 경쟁체제로

우리나라 전화역사는 1885년 9월28일, 한성 전보총국이 개설돼 전보업무를 시작한 때가 효시로 꼽힌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전화가사업으로 시작된 기점은 1902년 3월 20일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당시 서울(한성)과 인천사이 전화라인을 깔고 서울 2명과 인천 3명등 5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때이다. 서울과 인천의 통화는 현재의개념으로 보면 시외통화(요금은 시내구간 적용)구간이지만 시내전화의 역사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시점에 상관없이 전화역사가 시작된지 10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우리나라 전화가입자는 최근 2천만명을 돌파했다.2천만명에 이르는 전화가입자는 「1가구 2전화」 또는 「2인 1전화」라는 의미를 갖는다. 웬만한 사람이면 전화를 다 갖고 있는 셈이다. 한국 시내전화는 100년의 역사와 함께 이제 다시한번 큰 걸음을 떼는 시기를 맞았다.시내전화도 지금까지 한국통신이라는 한 사업자에만 가입하던 시대에서 두개의 사업자중 선택할 수 있는 시대로 이행되고 있다. 한국통신이 「천상천하유아독존」처럼 독점해오던 이 시장에 지난6월13일 정보통신부의 허가를 받은 「하나로통신」이 99년초부터사업에 나서는 까닭이다.◆ 하나로통신, 저렴한 요금·이용자 편익 전략하나로통신은 10%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데이콤을 비롯 한전 삼성현대 대우 두루넷 SK텔레콤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공기업 기간통신사업자 등 4백44개 기업이 참여, 거대 컨소시엄을 이룬 회사다.이 회사는 1999년 1월1일 서울을 비롯, 5개광역시 제주 등 우리나라 전체 인구대비 54.5%를 대상으로 우선 서비스에 나선다. 2000년에는 인구 40만이상 시지역, 2001년 인구 20만이상의 시지역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뒤 5년만인 2003년에 전국서비스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이같은 하나로통신의 서비스시작은 주로 음성만 주고받는 기존 시내통신개념을 음성데이터 동영상 등을 포함하는 멀티미디어 통신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이다. 즉 가정에서 영상전화를 이용해 상대방을 보면서 통화하고 움직이는 영화를 주문형으로 볼수 있는 시대진입을 의미한다.하나로통신은 시내전화 사업계획의 제1장에서 『고도화된 시내통신망의 구축으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초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를편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기반을 제공한다』는 것을내세우고 있다.이 회사가 멀티미디어서비스 제공에 최대 주안점을 두기로 한 것은기존 음성통신 서비스시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2천만명으로 포화상태에 달해 가입자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 특히 그동안 통신분야에서 진전돼온 교환과 전송기술의 발전 등이 멀티미디어서비스를 가능하도록 여건이 조성돼 있다는 판단에서다.이를 위해 2003년까지 총5조7천8백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이중77%가량을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위한 가입자망의 고도화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이러한 멀티미디어 기반환경조성을 통해 서비스시작5년만에 음성부문 전화시장에서는 점유율 18%정도를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 및 멀티미디어통신부문 시장에서는 44%의 높은시장점유율을 기록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하나로 통신은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해 서비스 체제를 다양하고 다부지게 한다는 계획을 세워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우선 기본서비스개념을 음성과 64Kbps급 데이터통신 등 2회선을 가입자들에게 동시 제공하는 계획을 세워 제1사업자인 한국통신의 음성서비스와는 차별화키로 했다. 또 요금도 아주 싸게 책정하고 표준형 대량이용형 비즈니스형 등 다양한 요금제도를 도입, 이용자의편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현재 한국통신이 50만원을 받고 있는 가입비용을 9만원으로 대폭낮추고 이용료도 1도수당 41.6원에 비해 5%가 낮은 39.5원을 책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통신요금이 평균 5만2천원정도 절감할수 있도록 설계, 가입자들을 기대에 부풀게 하고 있다.이와함께 64Kbps급이상의 고속데이터 및 2Mbps급의 동영상을 포함하는 멀티미디어 서비스요금도 한국통신보다 29~37%나 낮춰잡아한통의 발목을 단단히 부여잡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상품도 한국통신이 제공못하는 회선교환방식의 차별화된 고속 고품질의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고객별 맞춤서비스 및 다양한 지능망서비스의 개발 보급을 통한 신규시장의 창출과 선점을 노리고 있다.이러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입자와 연결되는 망을 까는것이 급선무, 과연 단기간내에 이러한 고도의 서비스를 가능하게할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제기되지만 하나로통신의 의욕은 대단하다. 이 회사는 광케이블 광대역 무선가입자망(B-WLL) 등 광대역매체위주로 가입자망을 확보해 2003년까지 이의 비중을 70%선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광가입자망은 전화국과 건물사이를 광케이블로 직접연결하는 기업용광가입자망(FTTO)과 아파트 등 인구밀접지역까지 광케이블로 깔고 이후는 기존통신을 이용하는 인구밀집형 광가입자망을우선적으로 구축키로 했다. 이후 2002년부터는 가정고객 댁내까지광케이블이 인입되는 FTTH개념을 확립한다는 방안이다.B-WLL은 가입자망 접속및 기지국간 중계접속용을 활용하며 1999년50개기지국에서 2003년 3백14개로 늘리기로 했다. 또 한전이 소유한 케이블TV망도 주요한 가입자망을 활용할 계획인데 초기에는 7백50MHz의 주파수구조로 구축하되 향후 10GHz의 주파수구조로 확대적용, 전송품질을 높인다는 방침이다.하나로통신의 이같은 강력한 도전에 직면한 국내최대 최고의 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의 대응방안은 어떤가.한국통신은 전국적으로 거미줄같이 얽힌 강력한 망을 가졌지만 대부분 동선위주로 포설돼 있어 고도의 멀티미디어통신과는 거리가멀다는 평가를 받는다.한국통신은 제2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의 공격적인 전략에 대해 『쉽지않을 것』이라며 짐짓 무시하는 반응이지만 최근 올해부터 10년간 총 56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돈을 들여 통신망을 고도화하겠다는계획을 발표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한국통신의 망도 이같은 계획에 따라 빠른 속도로 멀티미디어서비스가 가능한 망으로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시내전화 경쟁체제 구축이 국내통신망을 고속으로 진화시키는 촉매제역할을 하는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이 회사는 네트워크의 고도화를 위해 올해부터 2001년까지 5년동안1단계로 통신망의 지능화를 달성키로 했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계속될 2단계에서는 멀티미디어화를 완성시키는 전략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통신도 56조원 투입, 통신망 고도화 예정1단계에서는 우선 네트워크의 내부 신경구조로 할 수 있는 신호방식을 개선, 국제 및 시외교환기 타 통신사업자의 통신망 상호간에공통선 신호방식(No. 7)을 적용, 디지털통신이 가능하게 하고 도시지역에 동기식 전송망(SDH)을 구축해 초고속 통신의 인프라를 완성한다는 전략이다.또 전화망을 ISDN(종합정보통신망)으로 진화발전시켜 전국 모든 지역을 ISDN가입권화하고 광간선망의 구축으로 가입자선로 광케이블화의 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이를 통해 도시지역에서는 멀티미디어통신시대로의 진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한통측은 보고 있다.2단계에서는 초고속인프라 위에 전국적인 초고속통신망을 구축해B-ISDN(광대역종합정보통신망)화하고 광간선케이블망을 완성해 가입자선로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특히 WLL 등 무선매체를 활용한 가입자망확보 등 통신매체의 다양화로 유무선 복합망의 발전을 모색키로 했다.이와 함께 서비스측면에서도 새로운 통신트래픽을 유발하는 신규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신용통화 개인번호 전화투표및 여론조사가상사설망 등 지능망서비스를 개발하고 차세대 지능망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한국통신은 망고도화와 함께 통합서비스체계의 구축 등을 통해2000년대 이후 단말기의 위치나 종류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망을 통해서도 통신할 수 있는 서비스의 구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손목착용단말기를 통한 영상전화 등의 서비스를 실현,전화가입자들의 삶의 질을 한차원 높이는 견인차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하나로통신이 서비스를 시작하고 한국통신이 새로운 도전자를 맞아수성을 위해 뛰는 2000년대의 시내전화부문은 전화가입자들에게는신나는 세상이 될게 틀림없을 것 같다. 현재는 실감하지 못하는 각종 첨단 전화서비스가 빠르게 다가오고 이에 대해 가입자들도 준비를 갖춰야만 효과적인 이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양자의 경쟁은 결국 WTO 통신협상결과 해외 유명 통신업체들에 문을 열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통신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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