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젊은 재벌' 주축

푸른회는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아주 젊은 재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구성원의 대부분이 57~63년 출생자들로 30대후반의 젊은 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역시 재계 관계자들로부터재벌 2, 3세 모임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그러나 이 모임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은 다른 재벌들의 모임과는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재벌 2, 3세 모임이라고 불리는데도 상당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재벌가 2, 3세들이 상당수 참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아특정한 성격을 지닌 모임으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실제로 이 모임에는 대학교수, 연구원,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인사들이 전체 54명 가운데 20%에 이르는 9명을차지하고 있다. 다른 재벌 2,3세 모임이 거의 재계인사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외형상으로는 상당히 다른 면모를 갖추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모임의 한 회원은 최근 일부모임에 대해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푸른회는 성격과 구성원이 다른 모임과 구별되는만큼 재벌 2, 3세모임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푸른회가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93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70년대 말에 서울고와 중앙고를 졸업한 동창생들가운데 뜻이 맞는 친구 4~5명이 모여 의미있는 만남을 갖자는 의견에 따라 결성됐다. 당시 이들은 대부분 30대 후반으로 그 전까지는친구모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울리던 사이였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94년부터. 각자 주변의 친구들에게 모임의 성격을설명하고 하나둘씩 회원으로 끌어들이면서 20여명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지금 회원은 54명으로 그동안 회원들의 천거를 받아 회원수를 늘려왔다. 회원에 특별한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고 회장이 추천을 받아 가입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의 전체 의사를물어보는 것은 물론이다. 특별한 하자가 없는한 그대로 회원으로받아들인다.◆ 매달 모이고 참석률은 50%푸른회에 참여하고 있는 재계 인사들의 한가지 특징은 구성원들의연령에서도 알수 있듯 아직 재벌총수급은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재벌가 출신이긴 하지만 아직 회장 대열에 오르지는 못한 상태다.사장급으로는 김상범 이수그룹 부회장, 이재관 새한미디어 사장,김석동 쌍용투자증권 사장과 이주영 태창 사장, 전인장 삼양식품사장, 민선식 시사영어사 사장 정도를 들수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부사장이나 전무 상무 등 임원급이다. 이 모임의 이종철 회장도 소속 회사에서는 부사장이다. 또 이종훈 대유통상 부사장, 윤석민 서울방송 기조실장 차정하 아세아종금 전무 등도 주요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 구자균 고려대교수, 김지홍 한양대교수, 유진수숙명여대교수, 김동석 변호사, 김만수 공인회계사 등도 회원으로있다.푸른회는 원칙적으로 한달에 한번 매월 둘째주 월요일에 모임을 갖는다. 주로 시내 호텔에서 만나 식사를 하고 세미나도 갖는다. 세미나는 특별한 일이 없는한 여는 것으로 정해놓고 있다. 대개는 그때그때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해 강연을 듣고 토론하는 방식으로진행된다. 재계인사가 주축이지만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회원도 적지 않아 주제는 비교적 다양한 편이다.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치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나눈다. 요즘에는 정보통신 관련 전문가도 초빙, 강의를 듣고 현장에서 실무를 익히기도 한다. 얼마전 초청을 받았던 허진호 아이네트사장은 직접 컴퓨터를 들고와 실기를 보여주면서 이론을 강의해 회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는 후문이다.푸른회는 YPO 등과는 달리 대외적인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친목도모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별로 나서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회비도 많이 들지 않아 일반회원의 경우 1년에70만원 정도 낸다. 회비는 전액 모임 때의 식사비와 초청인사 강연료로 쓰인다. 그밖에 모임 차원에서 드는 비용은 거의 없다. 별도의 사무실을 운영하거나 직원을 두고 있지 않아 따로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모임을 주선하거나 외부강사를 초빙하는 일은 회장이전적으로 맡아 관리하고 있다. 회원들의 출석률은 그다지 높지 못하다. 대략 50% 안팎이라는 것이 모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최근 들어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사업 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이 많아 모임의 분위기가 상당히 가라앉아있다는 후문이다. 이종철푸른회 회장은 사업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보니 모임의 날짜를 깜빡 잊어버려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모임에도 영향을 미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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