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작서 판매까지 8일에 OK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중의 하나인 도요타자동차의 경영혁신운동은「시간과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력업체의 부품납품에서 생산현장의 조립라인까지, 다시 대리점을 거쳐 소비자에게인도하기까지의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가 도요타 경영혁신의핵심이기 때문이다.도요타자동차는 이미 70년대부터 다품종 소량생산시대에서는 「시간」이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파악, 재빠르게 시간절약을 위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도요타자동차는 먼저 제작부문에 손을댔다. 「신축적 제작시스템」으로 불리는 도요타식 생산방식의 핵심은 △적시 생산 △총체적 품질관리 △공장현장에서의 의사결정△협력업체들과의 긴밀한 관계 등으로 요약된다.대량생산 위주의 전통적인 공장은 단위 공정별로 공장을 배치하고그 공정의 생산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업자를 투입하는게 기본이다. 또 모든 작업은 중앙집중식 생산계획에의해 철저히 통제된다.그러나 도요타의 생산방식은 대량생산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도요타는 먼저 공장을 공정 단위가 아닌 개별제품 위주로 재배치했다. 생산계획도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내려보내기 보다는 작업자들이 현장에서 즉시 즉시 알아서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대폭 이양했다.도요타는 대량생산 위주의 작업방식이 공정당 생산성은 높지만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소량작업 위주의 작업방식보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예를 들어 볼트가 1분만에 절삭작업이완료됐다 하더라도 조립공정으로 넘어가기 위해 1시간을 기다려야한다면 절삭이 아무리 빨리 이뤄져도 전체적으로는 손해다. 오히려절삭에 15분이 걸리더라도 절삭과 조립을 30분에 마치는 생산방식이 이득이다. 즉 한 공정에서 생산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 보다는 다음 과정으로 빨리 넘어가 한 제품이 빨리 만들어지는게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계층조직 2단계 축소 … 의사결정 과정 단축도요타의 생산혁명은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로까지 이어졌다.생산혁명 전까지는 협력업체가 주문을 받은 뒤 부품을 도요타에 납품하기까지 보통 15일이 걸렸다. 도요타는 협력공장의 단위 생산량을 줄임으로써 납품기간을 6일 단축시켰다. 주문을 소량씩 자주 함으로써 협력업체가 그때 그때 생산에 맞출 수 있도록 한 것이다.다음엔 본사 조립공장의 배치를 단순화해서 부품이 납품되는 장소를 줄임으로써 3일을 더 줄였다.도요타자동차의 개혁은 생산라인에서 그치지 않고 판매와 유통분야로까지 확장됐다. 70년대말 도요타는 도요타자동차라는 생산부문과도요타자동차판매회사라는 유통부문으로 나뉘어 있었다. 당시 생산혁신으로 생산부문에서 자동차 한대가 출고되는 시간은 이틀에 불과했다. 그러나 판매부문에서 계약을 체결, 공장에 주문하고 주문량을 생산계획에 포함시키고 완성된 자동차를 고객에게 인도하기까지는 15∼16일이 걸렸다. 게다가 이 유통부문에서 발생하는 비용이소비자가격의 20∼30%를 차지하고 있어 판매부문의 개혁은 필수불가결한 과제였다.도요타자동차는 82년 도요타자동차판매회사를 합병하고 대수술에들어갔다. 개혁의 핵심은 판매현장의 정보를 생산라인에 직접 연결하는 것이었다. 도요타자동차판매회사는 고객의 주문을 받은 뒤 주문이 일정한 양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처리했다. 도요타는 이를 개혁, 판매직원과 생산공장의 컴퓨터를 연결함으로써 중요한 정보가 사장되거나 지연되는 것을 막았다. 또 소량의 주문도즉시 즉시 처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결과 도요타는 87년까지자동차의 제작에서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과정을 8일로 줄일수 있었다.89년에는 계장에서 부장까지의 계층조직을 4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하고 과단위의 조직을 대대적으로 통합해 의사결정과정을 단축시켰다.도요타자동차는 95년에 다시 SMS(Specifi-cation ManagementSystem)라는 새로운 생산방식을 도입했다. 협력업체와 도요타 본사가 전산시스템을 통해 2백만가지가 넘는 부품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에는 설계 생산 구매 경리 등사내 각 부문이 독립적으로 부품 데이터를 관리, 하나의 부품정보를 찾으려면 각 부서를 다 돌아다녀야 했다.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아래에서는 언제든지 필요한 정보를 뽑아볼 수 있게돼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게다가 자연스럽게 부품공유화가 이뤄져신제품에 대한 추가설계비용도 낮출 수 있었다.SMS는 통상 36개월 가량 걸렸던 신형차의 개발기간도 18개월로 단축시켰다. SMS로 도요타는 경영의 스피드를 높이는데 또 한걸음 앞으로 나아간 것이다. 시간과의 끊임없는 싸움으로 경영혁신을 계속하는 도요타에 세계 기업들의 시선이 모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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