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빌딩 공급과잉 '파격 분양'

올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사회전반을 휩쓸었던 가격파괴의 열풍이 부동산상품에도 불어닥쳤다는 점이다. 지난해말 한국컴퓨터사옥의 가격파괴로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부동산시장의 가격파괴는 올들어 사무실, 오피스텔, 상가, 아파트형 공장, 빌라트등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요즘 신문지상에나오는 매물들은 대다수가 당초 예상했던 매도금액이나 투자된 돈에서 20∼30%정도 가격파괴가 이뤄진 매물』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부동산시장의 가격파괴를 주도했던 한국컴퓨터사옥분양은 최첨단인텔리전트빌딩으로 초기분양가보다 20∼30%정도 싼 가격인 평당2백50만원으로 가격을 내려 분양시작 1주일만에 전량 분양이 완료됐다.한컴에서 가격파괴로 성공을 거두자 인접한 롯데 관악타워,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중인 보라매 옴니타워, 전문건설회관 등도 당초분양가격보다 대폭 낮춘 값에 분양에 들어갔다. 이런 가격파괴로『보라매타운일대에 전체적으로 약 1천여억원의 분양가가 하락하는효과를 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보라매타운의 한컴사옥에서 시작된 부동산시장의 가격파괴는 지역이나 부동산종류를 불문하고 번져나갔다. 성우종합건설이 산본신도시에서 분양중인 테마빌딩의 경우 분양가격을 1층기준으로 주변시세보다 5백만원정도 싼 평당 1천1백80만∼1천2백20만원선에 분양에나섰다. 올 상반기에만도 1천실 이상의 초대형 오피스텔이 속속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오피스텔에도 가격파괴바람이 일고 있다.◆ 평당 1백만원대 오피스텔도 등장나산종합건설이 일산 호수공원인근에서 분양중인 오피스텔도 역시평당 3백10∼3백40만원대에 공급되고 있다. 평당 4백20만∼4백70만원하는 주변의 오피스텔시세에 비해 30%정도 가격파괴가 이뤄진 값이다. 인천에서는 한국개발컨설팅에서 평당 1백95만원선의 오피스텔도 분양할 예정이다. 아파트형공장도 마찬가지다. 고려다이야몬드공업이 인천시 서구 석남동에 짓는 아파트형공장의 경우 평당 분양가는 건축비수준인 1백98만~2백60만원에 불과하다.업무용빌딩에서 시작된 부동산 가격파괴는 상가와 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분당신도시 서현역주변에 분양중인 자동차테마상가 「비전 드라이브인」의 경우 인근 상가의 평균분양가보다 30%정도 싼값에 분양을 하고 있다. 일산 주엽역근처의 학생용 테마상가인 「자유프라자」도 주변보다 1백만원정도 저렴한 평당 2백만원대로 분양가격을 낮췄다. 한국컴퓨터가 소유한 강원도 원주시 태장동 대지1천5백40평은 평당 매매가가 주변시세보다 1백만원이상 싼 2백만원에 나왔다.가격파괴바람은 주택시장에도 서서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먼저 가격파괴를 시도한 것은 전원주택과 고급 빌라트. 전원주택 전문업체인 (주)전원에서는 경기도 양평군에서 조성중인 전원주택지를 주변시세의 절반 값인 평당 29만원에 분양한데 이어 대구 성주에서도 평당 27만원에 19세대의 전원주택단지를 분양할 계획이다.광림주택도 경기도 안성군 죽산면에 지은 「샬롬마을」을 서울근교다른지역에 비해 4분의 1정도 싼 평당 40만원대에 분양을 했다. 동도건설이 양천구 목동에 분양한 동도빌라트의 경우 평당 분양가격을 주변 아파트시세보다 50만∼2백50만원정도 저렴한 평당 6백50만원으로 잡아 성공리에 분양을 완료했다.한편 가격파괴가 붐을 이루면서 가격파괴가 부동산시장에 영향을미쳐 전체부동산상품의 가격폭락을 유도할 것이라는 설에 대해서는「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한국개발컨설팅의 정광영사장은 『일부 특정상품이 초과공급된 지역에서 가격파괴가 이뤄진 것으로 전체 부동산시장의 가격폭락과같은 영향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와 공급의불일치에서 비롯됐거나 빠른 자금회수를 원하는 시공사나 건설회사측의 사정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지 전체 부동산시장을 이끌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부동산중개업협회 정인석연구과장도 『요즘 부동산시장의 가격결정은 수요와 공급이란 시장원리에 의해 값이 결정된다』며 『가격파괴현상도 결국 수요에 비해 과다한 공급이 원인이 돼 생긴 현상으로 일부 부동산상품에 한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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