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업체 공략에 국내시장 '초토화'

임식점에서 학원까지 미국·일본계만 2백여개

「프랜차이즈화=외국업체의 시장 초토화」.유통·서비스시장이 프랜차이즈화되면서 외국업체의 시장 공략이더욱 거세졌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발달한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국내에 속속 상륙하면서 국내 점포들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물론 최근들어 국내에서 개발된 체인 브랜드가 성공한 사례가 늘고있긴 하지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외국계 체인 브랜드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고급 아이스크림 시장이 대표적인 예다. 이미 국내에 진출한 수입아이스크림 브랜드는 38개. 이 중 10여개의 브랜드가 아이스크림전문점을 가맹점으로 모아 활발하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고있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7천3백억원 가운데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매출액은 8백억원. 전체 시장의 11%를 차지한다.문제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의 거의 1백%를 수입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 배스킨라빈스 쓰리프티 하겐다즈 아이비요크 TCBY 드라이어스 ICBY 프랜들리 오크클래식 터니셔 등 외국계 프랜차이즈가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을 점령한 것이다. 배스킨라빈스 등이 장사가 잘되자 지난해에 16개의 외국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상륙했고 올해만 7개가 새로 가세했다.체인컨설팅업체인 체인정보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프랜차이즈 회사는 미국과 일본업체만 따져도 2백여개. 미국계가 170여개, 일본계가 30여개에 달한다. 특히 미국의 1백대 프랜차이즈 회사 중 30개가 이미 진출했고 20여개는 도입 예정 중이다. 10대 회사만 따져도 서브웨이(샌드위치) 세븐일레븐(편의점) 버거킹(햄버거) 맥도날드(햄버거) 던킨도너츠(도너츠) 데어리퀸(아이스크림)배스킨라빈스(아이스크림) KFC(치킨) 등 8개가 들어왔다.10대 회사 중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메일박스(복합사무편의점)와 스냅언(공구) 등 2개 업체는 국내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간이우체국 사무편의점 문방구 등의 업무를 한 곳에서 취급하는 메일박스의 경우 국내에서 총괄가맹점 역할을 해줄 업체만 선정하면 곧국내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업종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외국계 프랜차이즈가 도입된 외식업의 경우 지난해 국내 상위 10개 체인점 중 롯데리아를 제외한 9개가 외국 브랜드였다. KFC 피자헛 맥도날드 파파이스 코코스 웬디스배스킨라빈스 TGI프라이데이즈 버거킹 등이 매출액 상위 10위에 오른 외식 체인 브랜드들.상위 10위업체에는 들지 못했지만 일본계 외식 프랜차이즈도 점차늘어나고 있다. 가마도야도시락 아톰보이회전초밥 기소야우동 코오라게요리 천하일품주점 요시노야덮밥 등이 대표주자들이다.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각종 학원에서도 외국 프랜차이즈의 세력은막강하다. 컴퓨터학원으로 퓨처키즈 포스R 컴퓨터토트, 영어학원으로 키즈클럽, 놀이학습원으로 짐보리 리틀콜럼버스 플레이오리나웨스코 등이 외국계다. 일반인을 대상으로한 어학원으로는 벌리츠어학원이 국내에 진출했다. 청소용역업체로는 쟈니킹 서비스마스터스파클워시가 도입됐고 사무편의점으로는 킹코스, 부동산으로 ERA센츄리21 등이 상륙했다. 편의점으로는 세븐일레븐 로손 미니스톱훼밀리마트, 미용실로는 모즈헤어 쟈크데상쥬, 바디용품점으로는넥타와 더바디샵, 자동차 관리업체로는 지바크 등이 들어와 있다.이외에 비디오렌탈업체인 블록버스터, 사설사서함인 MBE, 탁아소인튜터타임, 미용실인 비버리힐즈 등도 진출 시기를 엿보고 있다.외국계 체인점의 국내 입성이 줄을 잇는 이유는 국내 프랜차이즈시장 자체가 성장 단계이기 때문. 몇몇 외식업체를 제외하고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게 일반적이던 국내 유통·서비스시장에 프랜차이즈화 바람이 불면서 프랜차이즈 시장은 매년 급성장을 거듭하고있다.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대선배격인 미국과 일본이 국내 시장에 군침을 흘릴만도 하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프랜차이즈의 역사가 우리보다 길고 체인 아이템도 다양하다.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이용한다면 국내 시장 개척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전체 소매점 매출액의 45%를 체인업체들이 올리고 있다. 전체 소매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체인업체가 차지할만큼 모든 업종에서 프랜차이즈는 일반화됐다.그렇다면 국내에서 외국 체인 브랜드가 쉽게 성공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는 국내 업체나 개인에게 신뢰감을준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다. 체인정보의 박원휴사장은 『국내프랜차이즈 본사의 경우 설립된지 1년후에 살아남는 비율이 30%도안된다』고 밝힌다. 생겼다가 금방 흐지부지 없어지는 프랜차이즈가 많다는 설명이다. 물론 외국 체인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와 실패, 철수하는 사례가 있긴 하다. 그러나 국내 프랜차이즈에 비해서는 생존율이 훨씬 높다.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가 그만큼 허약하다는 말이다.국내 체인 브랜드의 단명은 일차적으로 자본력이나 경영능력이 부족한 본사 책임이다. 그러나 박사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중 로열티를 제대로 받는 업체가 없다』며 가맹점들의 인식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외국 프랜차이즈 본사에는 매출액의 일정 금액을 꼬박꼬박로열티로 내면서도 국내 업체에는 내기를 아까워한다는 것이다. 로열티가 잘 걷히지 않으니 국내 업체의 자본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악순환의 반복인 것이다.결국 외국 프랜차이즈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본사와 가맹점 양쪽의인식이 모두 바뀔 필요가 있다. 본사는 단기간에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고 가맹점은 본사의 선행 투자에 대한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을 당연하게 여겨야 한다.글로벌 시대에 외국계 프랜차이즈의 국내 입성을 탓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지만 외국에 보내야 하는 로열티나 외국 본사에 송금되는매출액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날로 늘어나는 외국계 프랜차이즈를 마음편하게 바라볼 수만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외국 진출주로 외식업체, 늘어나는 추세국내 체인 브랜드들이 외국에 진출, 성가를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외식업체들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해외시장 공략의 선두주자는 (주)한우리외식산업. 91년에 서라벌이란 브랜드로 해외에진출, 현재 중국의 북경과 홍콩, 미국 애틀랜타 등에 음식점을 세웠다. (주)놀부도 놀부란 한식당으로 말레이시아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진출했다. 치킨업체인 (주)제너시스의 비비큐(B.B.Q)와 베이커리업체인 고려당 파리크라상 크라운베이커리, 피자업체인 이랜드의 피자몰과 피자랜드도 중국에 발을 디뎠다. 두산백화의 백화주막은 중국 미국 일본 태국에 체인점을 개설했다.여기에서 더 나아가 외국에서 성공을 거둔 뒤 국내에 역수출된 체인점도 있다. 용인 에버랜드에 국내 1호점을 연 비지비(BusyBee)가 주인공. 비지비는 한국인인 유분자씨가 73년 미국 LA에 개점한 패스트푸드점으로 현재 LA를 중심으로 7개의 체인점이 영업중이다. 비지비는 고추장을 기본으로 참기름 설탕 등을 가미한 독특한 소스를 무기로 미국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아직 국내 프랜차이즈의 해외 공략은 미미하지만 시도되고 있다는사실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는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더 활성화되고 성숙되면 국내 체인 브랜드의 해외수출도 증가되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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