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신용 격차 크다

은행별 신용리스크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은행간에 차이가 큰 실정이다. 즉 은행부문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 중에는 건전한 은행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한국의 은행들은 GDP 및 수출의 둔화에 따른 거래기업의 부실로 인해 과다한 부실채권을 안고 있다.(총여신중 부실 여신의 규모가15%에 다다른다)그러나 이들 중 신설은행들이 기존의 6개 대형사 (상업, 조흥, 한일, 외환, 제일, 서울)보다 좋은 실적을 올렸다. 1996년 6개 대형사의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15% 가량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설은행들의 순수익은 30%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비용이 24% 증가했는데 이는 정보기술및 ATM등의 자동기기에 대한 투자의 증가와투자신탁 운용 수익이 줄었기 때문이었다. 부실채권충당금은 3% 정도 주는 것에 그쳤으나 자산의 질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한국의 은행들은 2차 세계대전이후 한국경제의 자금통로로서 성공적으로 한국경제의 성장을 지원해왔다.그러나 많은 경우 투자수익을 제대로 걷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자산의 질이 악화되었다. 또한 은행들의 재벌들에 대한 과다여신으로인해 자산의 질은 더욱 악화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이미 한보나 삼미 같이 부도난 기업에 대출을 해준 은행은 물론 상대적으로 취약한 재벌들과 거래를 하고 있는 은행들의 자산의 질도걱정되는 것이다.또한 재벌의 붕괴가 은행에 미치는 영향이 제각기 다르다는 사실은은행들이 이들 재벌들에게 지나친 여신을 자제하고 다른 곳에 투자를 할 것임을 나타낸다.은행들의 자산의 질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은 복합적인요인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정부의 은행에 대한 간섭이 심하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은행은 신규 대출의 35%를 중소기업에 의무적으로 배정해야 한다.(이러한 중소기업들의 신용도는 회의적이며 특히 그들이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벌의 하청업체일 경우는 더하다)그러나 금리자율화정책등 정부의 금융자율화정책이 시행되고 있기때문에 은행의 자율적인 경영에 따라 자산의 질은 변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기존의 6대 시중은행을 비롯한 일부 은행들이 신용평가능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남는다.또한 한국의 은행들은 주식시장의 침체로 인해 유가증권투자손실이큰 실정이다. 1996년 은행중 단지 3개사만이 간신히 수익을 냈고,은행권 전체적으로는 1천6백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더욱이 투자신탁운용 부문에서도 손실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유가증권투자 손실액의 최소한인 30%만을 적립했기에 이는 은행의 유가증권부문에서의 신용리스크는 향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이 점에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첫째, 매매손이 총이자수익의 3%만을 차지하는 등 타 수입원에 비해 작고 둘째로 올해 들어 증권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타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경제와 수출의 증가세가 계속되는 한 지속될 전망이다. 그리고마지막으로 증권시장의 추가적인 개방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외국인 투자한도가 3% 더 늘어날 전망이다.한국은행들의 외화채권 발행은 빠르게 증가하여 1996년 90억달러에이르렀다. 문제가 되는 것은 채권발행의 전체 규모가 아니라 짧은시간에 급속히 증가했다는 것이다.1994년부터 1997년 3월까지 한국 은행들의 대외 채무는 3백34%나증가하였다. 그 배경으로는 증자를 하기 위해 일정기준의 배당성향을 충족시켜야 하는 등의 규제를 꼽을 수 있다. 한국의 부채규모가단기적으로 우려되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이는 태국의 수준과 비슷하며 대만의 경우보다는 양호한 것이다.더욱이 이들의 만기 정도는 1995년과 1996년사이에 악화 되지 않았다.문제를 복잡하게 하는 것은 은행부문이 한국전체의 총외채중 너무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로 이런 이유로 인해 한국 은행들의 차입비용은 리보에 40베이시스포인트(bps)를 더한 수치까지 올랐다. 일부 은행들은 리보에70bps까지 지불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산업은행의 2년만기 채권은리보+25bps에 거래되고 있는 반면 비슷한 신용등급의 채권이 뉴욕에서 10bps에 거래되고 있다.현재 일본계 채권에대한 리스크프리미엄이 10bps이며 최고치를 기록했던 1995년도에도 30bps에 머물렀던 것을 비교해보면 이는 명확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일부 외국계은행이 여신을 회수, 외환차입비용은 물론 차입자체도 매우 힘들어졌다는 보고도 있다.그러나 또한 동시에 한국에서의 여신 회수를 주도한 은행들은 한국에 지점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즉 한국의 사정에 정통하지 않은 비전문가들일수록 한국에 대해 보다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셈이다.비록 한국 은행들의 대외채무가 좋은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축적해 놓은 외환보유고를 잊어서는안된다. 한국은 단지 2개월분의 수입액을 결제할 정도의 외환만을보유하고 있지만 필요할 경우 부족분을 환매체 발행, 혹은 OECD나BIS회원국들로부터 차입을 하여 이를 충족시킬 수 있다.그러므로 은행들은 중앙은행으로부터의 신용지원이 한정된 것이긴하지만 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도 될 것이다.이 보고서의 결론을 위해 은행들의 상반기경영실적을 살펴보자. 부문별 업무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수입과 순익은 유가증권 평가손 및 부실채권에 대한 적립금으로 인해 위축되었다.지방은행을 포함한 모든 시중은행들이 96년 상반기보다 1백50%늘어난 1조5천3백억원을 적립했다.시중은행들이 4백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은행에 따라 3천5백70억원의 손실을 겪기도 했는가 하면 (제일은행) 1천1백2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기도 하는등(국민은행) 은행간의 편차가 심했다. 또한 15개시중은행중 손실을 기록한 은행은 4개사에 지나지 않았다.★ 인터뷰 / 장덕영 홍콩은행 서울지점장한국경제·금융기관 '튼튼하다'장덕영 홍콩은행 서울지점장(50)은 한국경제와 국내금융기관의 기본체력은 여전히 튼튼하며 현재의 어려움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지적한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홍콩은행은 한일은행과 외환은행에각각 1억달러와 2억달러를 대출했다고 밝혔다.▶ 기아그룹사태로 한국금융기관의 대외신용도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대출을 결정했는데.『한일은행의 1억달러 FRN(변동금리부채권)발행의 주간사로 참여한것은 기아사태 직전에 이미 합의한 사항이었다. 물론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한국금융기관 위기설이 홍콩에 전파되면서 채권소화에 다소 지장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그러나 한일은행의 자산건전성과 경영진에 대한 신뢰 그리고 주간사인 홍콩은행의 지명도와 실력을 바탕으로 무난하게 소화했다. 발행금리는 LIBOR(리보)에 0.45%를 더한 조건이었다. 외환은행은 기아사태 후유증으로 국내금융기관의 대외신용도가 매우 악화된 상황에서 1년만기로 2억달러를 대출했다.』▶ 외환은행의 대출조건은.『기아사태 후유증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이 거의 소화되기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고객들과의 장기적 관계를 중시하는 경영방침에 따라 2억달러를 대출하기로 한 것이다. 사람도 살다보면좋은 일, 궂은 일을 겪는데 은행도 예외는 아니라고 본다. 경영상태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어려울 때 도와줘야 장기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었다. 대출조건도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특히 한국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도가 추락한상태에서 대출했기 때문에 여신공여를 주저하고 있던 다른 외국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 못할 것이다.』▶ 그러면 대출을 결정한 홍콩은행 경영진들이 한국경제와 금융기관을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한가.『대부분 우호적이고 긍정적으로 본다.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을여전히 높게 평가한다. 이같은 판단 근거로 △한국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 6%대는 여전히 높은 수치다. 또한 △한국민들의 저축률이여전히 30%대를 넘는다. 건전한 투자재원을 자체 조달하는 능력이크다고 본다.아울러 △한국민들의 노동의 질과 교육수준 그리고 근면성은 중국이나 동남아각국에 비해서 우수하다. 즉 한국경제의펀더멘털(Fundamental;기본요소)은 여전히 뛰어나다는게 홍콩은행경영진의 판단이다.현재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은 일시적 현상이고 구조조정이나 외부조건의 변화로 충분히 극복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판단아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더 강화하는 추세다.』▶ 한일 외환은행 이외의 금융기관이나 일반기업에 대한 대출규모는얼마나 되나.『영업비밀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 하지만 현대 삼성 대우 등 3대그룹에 대출한 액수가 웬만한 외국계은행 국내지점 총대출금액과 맞먹는다. 그만큼 한국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앞으로도 이같은 신뢰는 변함없을 것이다.』▶ 한국금융기관에 비해 홍콩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적은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금융기관이나 일반기업에 여신을 제공할 때의 심사기준은 별로차이가 없을 것이다. 은행이라면 모두 자금흐름이나 자산 부채 등을 고려해서 대출해 준다.문제는 이같은 대출심사기법을 원칙대로 지키느냐에 있다고 본다.이것은 한국금융기관과 홍콩은행간의 경영전통과 은행문화 그리고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에 따라 달라진다. 이같은 차이가 부실채권규모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홍콩은행에서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한국의 경제규모를 보면 당연한전략이다. 한국의 경제규모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ASEAN국가들을 합친 것보다 크다. 소득수준도 높아 시장전망성도 좋다고 본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가계금융에 나서기 위해 2개지점을 추가로개설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조만간 한국소비자들을 대상으로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7백만 달러를 지불하고 은행공동전산망에 가입했다. 홍콩은행 고객이 시중은행 이용자와 동등하게 서비스를 제공받게끔 하자는 취지다.』▶ 홍콩은행의 영업전략을 소개해 달라.『홍콩은행은 지난해말 현재 전세계 78개국에서 12만명의 직원과5천여개 지점 그리고 5조4천2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HSBC(홍콩샹하이은행그룹)의 최대 자회사다. 순이익과 자기자본은 세계 최대은행이다. 덩치가 크다 보니 도매금융과 소매금융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백화점식영업전략(Global reach)을 채택하고 있다. 전세계 모든 곳에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입장이다. 한국에는 한세기전인 1897년 제물포에 처음 진출했고, 1982년에 부산에 지점을 설립하면서 재진출했다. 서울지점은 지난 84년에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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