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필수메뉴로 자리 잡았다

점은 없는데가 없다. 육교나 지하도, 동네 크고 작은 길가는 물론이고 PC통신, 인터넷, 삐삐, 700 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점집은우리 일상 도처에 자리하면서 운명 알기에 목말라하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인류 역사와 동일한 연륜을 지닌 점성술이 역사상 가장최근에 나타난 첨단의 산업현장에까지 파고 든 셈이다.PC통신상에서 점은 대접받는 IP(Infor-mation Provider·정보제공업체)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등 4대 PC통신 가운데 점메뉴를 개설하지 않은 곳은 하나도 없고 앞으로도 계속 늘면 늘었지 결코 줄어들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개설 현황을 보면 하이텔이15개소로 가장 많고 천리안이 11, 나우누리와 유니텔이 각각 9개,6개소를 갖고 있다. 특히 한국통신에서 회선을 임대받아 운영되는하이텔 인포숍에는 무려 47개소가 줄줄이 늘어서 있을 정도다. 점의 내용도 오늘의 운세, 사주, 관상학, 토정비결, 꿈 해몽, 혈액형점, 사랑 꿈풀이, 주술, 서양 점성술 등 다양하기 그지 없다.점 IP들이 어느 정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지는 각종 수치들이 잘 말해준다. 천리안에서 잘 나가고 있는 IP의 경우 지난 8월 접속건수가 15만건에 달했으며 유니텔에서 인기있는 점 메뉴는 하루 평균접속 1천5백건으로 전체 메뉴 가운데 항상 상위 5∼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나우누리도 인기 있는 점 IP는 전체 1천여개의 메뉴 가운데 50위권에 위치한다는 설명이다. 이들 수치는 그러나 지금이「비수기」여서 그 정도지 연말 연시 인사철이나 입학시험 시즌이되면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게 각 통신사 IP담당자들의 일치된 얘기다.이들 점 IP들은 통신 서비스가 시작될 때부터 창설 메뉴였던 것도있고 그 뒤에 참여한 것도 있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즉창설때부터 메뉴로 자리잡았다는 것은 통신사측에서 점 IP를 「돈이 될 것」이라고 봤다는 의미이고, 그 뒤로 속속 IP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이 관측이 올바른 것으로 입증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IP 운영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통신사와 IP 업체들이 5대5 또는 6대4로 나눠 갖는데 잘 나가는 IP들은 월 천만단위의 수입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700 서비스 또한 짭짤하다는게 한국통신 전화정보사업부측의 설명이다. 8000번대로 운영되는 700 점 서비스는 현재 전국적으로5백10개가 성업중이며 그 가운데에는 백단위의 회선을 확보한 업체도 있다고 한다. 백명의 동시 통화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한국통신측은 개별 서비스 사업의 수입 액수는 밝힐수 없다면서 그러나 증권이나 스포츠 연예관련 서비스에는 못미쳐도 점술 역시 중상위 랭커로서 꾸준한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간사업자에게 회선임대 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지난 92년으로 700 점술 서비스 역시 초창기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점술 서비스가 매체의 형식에 관계없이 돈되는 사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이 사례를 통해 또한번 확인할 수 있다.삐삐라고 점이 없을 수 없다. 점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은 최근 문자 서비스가 개시되면서부터. 이를테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40글자이내에서 오늘의 운세를 제공한다든가 좋은 수 나쁜 수를 알려준다든가 하는 식이다. 물론 일정한 사용료를 내야하며 가입자에게는점 외에 증권이나 스포츠 등의 정보도 알려준다. 문자 서비스는 지난 95년 11월부터 시작됐는데 역시 점은 창설메뉴 가운데 하나다.나래텔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삐삐 활용도를 높이고 다양한 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출발했다』면서 『사람들이운세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어 점 서비스를 포함시켰다』고 배경을설명했다.이밖에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컴퓨터 점도 심심풀이 차원이기는 하지만 점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도를 반영하는 업태라고볼 수도 있다. 이는 각각의 사주에 대한 경우의 수를 조합해 운세를 알아보는 것으로 재래식 점술이라기보다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영역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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