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총수들 대부분 점본다

자신의 판단에 운세 참고, 최종결정…중요한건 기업가 자세

한보사건으로 지금은 영어(囹圄)의 몸이 된 정태수 전 한보그룹총회장은 점을 신봉하는 기업인으로 유명했다. 지난 74년 세무공무원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것도 역술인 백운학씨의 강력한 권유를 받아들인 것이었다. 그는 이후에도 주요 공장의 기공식이나 준공식날짜는 반드시 길일(吉日)을 받아 정했으며 그룹 주요 간부들의이력서에는 생년월일 뿐 아니라 시(時)까지 적도록해 이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내 굴지의 모그룹 회장은 신입사원 면접때 역술인을 배석시켜 사주와 관상을 보도록 했고 임원 인사때도 대상자의 사주를 역술가에게 보내 최종적으로 낙점했다는 얘기도 있다.어쨌든 기업인과 점은 무척 가까운 사이임에 틀림없다. 기업의 흥망을 좌우할 만한 중대한 의사결정을 순간순간 해야 하는 기업인들. 그들은 자신의 합리적인 판단에 운세를 참고해 최종 결심을 굳히는 경우가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지금처럼 경제상황이 불확실한 때엔 운세에라도 매달리고 싶은 게 기업인들의 솔직한 심정일지도 모른다.이는 유명 역술인들의 최대 단골고객이 기업인이라는 데서도 알수있다.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백운산원장(54)은 『하루평균 10여명을 상담해주는데 이중 60%이상이 사업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여의도에서 남덕역학연구원을 운영중인 남덕원장(56)의 경우도 고객의 70%정도가 기업인이다. 어떤 역술가는 『국내30대 그룹 총수들중 독실한 기독교 신자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회장들이 점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하려면 최소 20년간 대운 들어야’과연 그렇다면 기업인들은 점집을 왜 찾는가. 이런 질문에 많은 역술인들은 『기업에도 사주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장 자신의 운세가 어떻고 언제 어떤 업종에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느냐를 역학으로 풀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그래서 일부 역술인들은 아예 기업 전문 컨설턴트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역술인들은 우선 경영자의 사주와 운세가 기업의 명운에 결정적인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기본적으로 기업의 운명은 기업주의운명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수 있다. 기업주의 사주팔자는 자신의인생 뿐 아니라 기업의 흥망에도 주요 변수가 된다』(백운산씨).어떤 역술인은 이렇게도 말한다. 『사업을 하려면 적어도 20년간이어지는 대운(大運)이 들어와야 한다. 회사를 설립하는데 5년,현상유지하는데 5년, 그리고 사업을 확장하는데 10년 정도가 필요하다. 한데 이런 운을 타고 난 사람은 전체의 10%밖에 안된다.』따라서 운세가 다한 기업인이나 사업할 그릇이 아닌 사업가들에겐사업포기나 경영권 이양 등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운이 나쁠 때무리하면 꼭 망한다. 그럴 땐 가만히 자숙하고 있는 게 상책이다.최근 잇따라 도산한 기업들의 경우도 경영자의 운이 다했거나 기업을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 할 사람들이 사업에 손을 댄 케이스들이다.』(남덕원장)또 기업주 뿐아니라 핵심 임원이나 직원들의 사주도 기업의 운세에영향을 미친다는 게 역술인들의 공통된 지적. 어떤 기업의 경우 기업주의 사주는 무척 좋지만 주변 임원들의 사주가 맞지 않아 경영에 혼선이 빚어지고 사세가 기울기도 했다는 것. 그래서 적지 않은역술인들은 기업 사주를 봐줄때 오너 뿐 아니라 핵심 임원이나 간부들의 사주도 함께 요구한다.◆ 삼성전관 부산공장·대우 반여동공장, 명당여기에 업종과 공장 터 등도 기업의 운세엔 무시 못할 변수라고 역술인들은 강조한다. 사장의 사주에 따라 번창할 수 있는 업종이나품목이 따로 있으며 공장을 지을 때도 위치를 잘 잡아야 무리없이사업이 풀려나간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운(社運)은 오너의 재운(財運)과 생산품목, 공장의 입지 등 삼합(三合)이 얼마나 잘조화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여자의 자궁에 해당되는 공장은 좋은 자리에 있어야 기업의 운이 트인다.』(역술인 H씨) 이런 의미에서 삼성전관의 부산공장이나 (주)대우의 반여동 공장 등은명당중의 명당으로 꼽힌다.물론 기업의 성패가 전적으로 운에만 걸려있다고 단언하는 역술인은 많지 않다. 기본적으론 운이 영향을 미치지만 더욱 중요한 건기업가의 자세라는 것. 즉 마음가짐을 성실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하다는 얘기다.『자기만 잘 먹고 잘 살아 보겠다고 남을 짓밟는 기업인은 결국은꼭 쓰러지게 돼 있다. 많은 사람들을 부리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주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자기 분에 넘치게 허황된 욕심을 부리지말고 책임을 다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일찌감치 사업에서 물러나는 게 좋다.』 역술계의 원로지창룡씨(75. 철학박사)의 말이다.★ 인터뷰 / 남덕 역학연구원장"한국경제, 11워루터 살아날 것"『내년부터 한국경제는 불같이 일어날 겁니다. 활황국면이 6년간은지속될 거예요. 이 기간동안 특히 현대 삼성 대우그룹은 오너의 사주도 좋아 크게 번창할 게 확실합니다.』기업 전문 역학인으로 잘 알려진 남덕 역학연구원(전화:783-0107~8) 원장은 오는 11월을 바닥으로 한국경제의 운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지난 92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은 세상의 기운을 음기가 지배해 경기가 나빴지만 내년부터는 양기가 주도해 경기회복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외국어대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후 사업가의 길을 걷다 뒤늦게 역학을 연구한 남원장을 만나 향후 경기 전망과 기업들의 운세에 대해 들어 보았다.▶ 지금의 경기불황이 언제 끝날지가 우선 궁금합니다.오는 11월로 불황의 골은 바닥을 지날 겁니다. 이때부터는 서서히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내년 2월부턴 본격적인 경기호전이 예상됩니다.▶ 그럼 11월까지는 얼마나 더 어려울까요.아마 최악의 상황이 지속될 거예요. 대기업 그룹중 2곳 정도가 더부도에 휘말릴 수 있고 주가는 6백50선도 깨질 겁니다. 앞으로 3개월간은 3년이상으로 길게 느껴질 지도 모릅니다.▶ 내년부터 경기가 좋아진다면 얼마나 좋아지는 겁니까.대세상승이 6년간 이어질 거예요. 이때는 목화(木火)의 기(氣)가 주도하게 되는데 양기가 꿈틀대면서 무역이 활발해지고 기업들이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겁니다. 업종으론 반도체 전자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한국경제의 주력업종들이 모두 잘 될 거예요. 그러면 무역흑자가 많이 쌓여 지금의 외채도 2003년안에 대부분 갚을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부동산이나 주식은 어떻습니까.땅값이 완만히 상승하고 주식시장은 활황을 구가할 겁니다. 99년에서 2000년 사이에 종합주가지수가 1천8백~2천포인트까지 올라갈 거예요.▶ 이때는 누가 사업을 해도 잘되는 겁니까.꼭 그렇진 않습니다. 기업인 자신의 운이 나쁘면 아무리 경제상황이 좋아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약 85%정도는 성공하고 15%정도는실패한다고 봐야 해요.▶ 대기업 그룹중에선 어떤 그룹이 특히 좋을까요.정주영명예회장 이건희회장 김우중회장등의 운세가 좋아 현대 삼성대우그룹등은 앞으로 6년간 더욱 일어날 겁니다. 다른 그룹들의 경우 오너의 사주를 정확히 몰라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 경기호황기에도 만약 운세가 따르지 않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나요.욕심을 버리고 자숙해야 합니다. 이렇게 기를 비축해둬야 운세가맞을 때가 오면 그것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어요. 특히 단전호흡등기(氣)운동 등을 열심히 하면 운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가있습니다.▶ 현재 자문을 해주고 있는 기업인은.중소 사업자를 포함해 2천여명 됩니다. 30대 그룹 오너중에선 5개그룹 정도의 총수들에게 직접 상담을 해주고 있어요. 이름만 대면알만한 그룹들의 기조실장이나 사장들이 수시로 자문을 구하러오기도 합니다.『역학은 미신이 아니라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남원장은 운세를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을 크게 키울 수도 있고 망하게 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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