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확보가 승패 좌우

백화점업계에서 자사 신용카드 운영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됐다.자사 카드 회원을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경쟁의 승패를 가르는시금석으로 평가될 정도. 삼성물산이 유통업에 진출하면서 자체 신용카드를 따로 만든 사실은 유통업에서 자체 카드 확보가 얼마나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자사 회원 확보해야 독자 정보 축적삼성물산은 지난해에 유투존이란 패션전문점을 설립한 후에 계열사인 삼성카드와 제휴, 카드 영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올 9월에 대구에 슈퍼센터 홈플러스를 연데 이어 11월에는 서울과 분당에 삼성플라자를 잇달아 개점하게 됨에 따라 자체 「유통카드」를 새로 만들었다. 삼성물산이 굳이 삼성카드에서 독립, 별도의 자사 유통카드를 만든 이유는 고정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삼성카드와 제휴할 경우 그 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순수한 삼성물산 유통업체의 소비자는 아니다. 삼성카드의 고객일 뿐이다. 삼성물산의 유통업체에 대한 충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유통카드를 따로 만들 경우 그 카드의 고객은 삼성물산이 확보한단골고객이 되고 삼성물산은 자사 단골에 대한 정보를 독자적인 데이터 베이스로 축적할 수 있게 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독자 카드가 있어야 유통업체만의 고객 정보를 따로 축적, 고객 한명 한명에 대한 타깃 마케팅과 다이렉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한다. 고객 확보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위해 독자 카드 운영은필수라는 설명이다.백화점 카드가 영업에 미치는 영향을 논할 때 자주 등장하는 또다른 사례로 나산백화점(현재 나산 홈플레이스)을 들 수 있다. 나산그룹은 신세계백화점이 임대해 운영하던 영동백화점을 인수, 1년가량 운영하다 전문 할인점인 나산 홈플레이스로 업태를 바꿔버렸다.같은 백화점이 신세계백화점 영동점에서 나산백화점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매출액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매출이 줄어든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할 수 있지만 신세계측에서는 카드 회원수를 주요한 원인으로 꼽는다. 영동백화점이 신세계백화점이었을 때는 1백만명의신세계 카드 회원을 고정 고객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산백화점으로 바뀐 뒤에는 1백만명의 고정 고객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사라졌다. 나산백화점은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맨손」으로 영업을 해야했고 이것이 매출액 감소의 큰 원인이 됐다는것이다.백화점 카드가 영업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은 백화점 전체 매출액에서 백화점 자사 카드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율에서도 나타난다. 백화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전체 매출액의 30%가량을 백화점 자사 카드 매출액이 차지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자사 카드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4.4%. 이비율은 현금(28.3%)과 일반 신용카드(18.7%)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편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도 자사 카드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2조9천억원의 매출액 중 롯데백화점 카드로 올린 매출액은 9천5백70억원으로전체 매출액의 33%를 점했다.백화점 카드는 회원수에서도 중소 전문계 신용카드와 맞먹는다. 롯데가 1백70만, 신세계가 1백만, 현대가 83만명 가량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신세계 카드사업부 기획팀의 유영호부장은 『백화점 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3개월 무이자로 구입할수 있다는 점』이라며 『전문계 신용카드에 비해 사용용도와 가맹점이 제한돼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경쟁력에서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실제로 백화점 카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의 제정으로 전문 신용카드와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맞이하게 됐다. 백화점 카드도 정부 허가만 받으면 유통업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현금 서비스나 카드론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미 비자카드사는 카드 회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신세계와 롯데현대 등 3개 백화점에 제휴하고 싶다고 제의했다. 롯데의 경우 계열사인 롯데할부금융을 통해 비자와 제휴를 맺고 신용카드사업진출채비를 끝낸 상태다.일본에서는 세이부백화점 등 백화점 카드가 전문적인 신용카드와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금융업의 영역을 공략해 들어가고 있다.국내 백화점 신용카드도 업무영역을 확대, 전문 신용카드와 똑같이경쟁할 날이 멀지 않았다. 그러나 백화점 카드가 업무영역를 넓히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장애물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통업계관계자들은 백화점 카드가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천억원 가량의 운용자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 운용자금의 일부는 차입금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신세계 유부장은 『금융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금리의 자금을 빌려서까지 신용카드 업무를 확대해야 하는지 아직 판단이 서질 않는다』고 밝힌다. 현재의 조달금리로는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설명이다.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백화점들이 신용카드 사업을 쉽게 포기하지는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탄탄한 회원 집단과 그동안의 노하우로 쉽게 진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카드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백화점 매출 자체에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할인점의 등장, 통신판매 확대 등으로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유통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누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 자사 카드는 백화점의 서비스 품질을 재는 중요한척도가 되고 있는 것이다.★ 미성년자 연체금, 부모 안갚아도 된다신용카드사간의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미성년자 대학생 주부 또는실직자 등 신용이 없는 카드발급 부적격자들에게도 회원 가입을 권유하는 현상을 쉽게 볼수 있다. 특히 미성년자들에 대한 카드발급은 충동구매를 부추키고 과소비를 조장하는 폐단을 낳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사들이나 대형백화점들은 부모나 보호자들이 카드대금을 대신 갚아주리라고 기대하면서카드를 발급해 준다.그러면 부모나 보호자는 미성년자가 사용한 신용카드나 백화점 카드의 대금을 대신 갚아줄 법률적인 책임이 있는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없다.민법상 만20세가 되지 못한 미성년자는 소위 「한정치산자」로서법률행위능력이 제한된다. 미성년자가 법정 대리인인 부모의 동의없이 행한 법률행위는 추인이 있기 전에는 법정대리인 또는 미성년자가 이를 취소할 수 있다. 법률행위가 취소되면 그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된다.(민법,5,140,141조)따라서 미성년자 또는 부모가 미성년자와 신용카드사 또는 백화점사이의 카드회원가입계약을 취소하면 그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가된다. 이 경우 미성년자는 카드회원가입계약(또는 회원규약)에 정한 의무를 지지 않으므로 미성년자나 그 부모는 신용카드회사나 백화점에 아무런 채무를 지지 않는다.한편 계약이 취소되면 처음부터 계약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가되므로 당사자들은 각자 취소된 계약으로 인하여 얻은 물건 등을반환해야 한다. 그러나 미성년자가 행위(계약)을 취소한 경우에는그 행위로 인하여 받은 「이익이 현존한 한도내」에서만 이를 반환하면 된다.(민법 141조 단서) 가령 미성년이신용카드로 자동차를구매한후 회원가입계약을 취소하면 구매한 자동차를 신용카드사에돌려줘야 한다. 그러나 피자를 산후 다 먹어버리더라도 반환할 의무감은 없다.즉 미성년자가 카드를 사용하여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물품대금을지급하였더라도 이를 전부 소비한 경우에는 그 이익이 현존하지 아니하므로, 미성년자는 카드회사에 반환하거나 변제할 대상이 없다.실례로 서울지방법원은 지난 2월 모 신용카드회사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신용카드로 지급한 물품대금 및 현금서비스대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에서 미성년자는 그후 당해 신용카드회사와의 신용카드회원가입계약을 취소하였으므로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판결을 내렸다.강정면·영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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