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억대 기업 시스템 구축 필수

기업을 하는데 토지, 인간, 자본의 3요소가 필요하다는 설명은 지극히 고전적이다. 최근 수년래 경영환경의 틀이 바뀌면서부터 이이론은 이제 부분적으로 수정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해 있다.간단한 예로 인터넷 거래라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행위가 등장함에 따라 기업활동에 있어 「토지」의 의미는 상당히 퇴색되고 있다. 10평도 안되는 오피스텔에서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아닌 기업도 곧 현실화될 전망이다. 또 글로벌 경쟁체제라는 새로운 여건은 경영의 스피드화를 촉구하면서 자동화·전산화를 「거의필수」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사실 공공부문이든 기업이든 민간단체든 모든 조직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 시스템의 효율적 운용 여부는 서비스 수준과 경쟁력등 그 조직의 총체적 능력을 좌우한다. 한마디로 말해 정보화가 안된 상태에서는 조직의 무운장구를 바라기 어려워진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경영자 입장에서 볼 때 가장 판단하기 애매한 대목이 과연 많은 돈을 들여 정보시스템을 구축했을 때 효과가 나올 수 있느냐는 점이다. 김종현 위세정보기술 대표는 『공장 자동화라든가 대량의 거래처리를 하는 은행 같은 경우는 계량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치를통한 시스템 구축의 효과가 명확하지만 지식 노동 분야는 효과가정성적이어서 생산성 계수화가 어렵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보 시스템의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정보 시스템 구축이 피할 수 없는 경영의 요소이고 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면 남은 문제는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이다. 물론 그에 앞서 자기 기업은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회사 규모가 작아 아직은 시스템이 필요없는데도 굳이 돈을 쓸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조망해야전문가들은 일단 최소한 1백억원 이상의 매출 규모를 가진 기업이라면 정보시스템을 갖추거나 시스템 통합(과거에 중복 투자했거나분리 개발됐던 정보시스템을 재구축하는 것)을 하는게 좋다고 조언한다. 그 이하면 소수의 직원만으로 자금이나 물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지만 이상이 되면 정보기술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전표 처리 등을 많이 하는 서비스 업종은 매출이 그 이하라도 시스템을 갖출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또 1백억원대 이하의 기업에서도 회계나 영업 구매 등 특정 부서만 부분적으로 시스템을 설치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범용적 성격을 지닌 표준화패키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일단 정보 시스템을 갖추기로 결정했다면 그 다음은 전문 컨설턴트를 찾아야 한다. 전문 컨설턴트를 찾아야 하는 이유는 건물을 짓기위해 설계사를 만나야 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러나 건물을 지을 때는 건축주가 설계사에게 방의 숫자라든가 층 높이 등의 사양을 알려주고 그대로 설계해 달라고 할수 있지만 정보시스템 구축시에는사정이 다르다. 정보시스템은 업종이나 매출액, 규모, 도소매 여부, 적용 소프트웨어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경영주가 사전에예단을 갖고 자신의 생각을 고집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컨설팅전문가들은 시스템 구축에 앞서 정보프로세스의 문제점 등을 파악해야 하는데, 회사 내부의 눈으로는 문제점이 안보일 수도 있다고말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을 믿고 그들의 시각을 빌리는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다.정보 시스템은 대체로 전략기획, 분석, 설계, 본격 시스템 구축의4단계로 이뤄진다.첫단계는 정보전략계획으로서 기술을 어떻게 이용해 경쟁력의 우위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에 주안점을 둔다. 전산화가 기업에 경쟁력 증대를 가져다 줄수 있는가를 경영진에게 인식시키는단계이므로 최고 경영진으로부터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의 전략, 조직, 프로세스, 데이터에 대한 전사적 모델링, 정보기술수준 및 시스템에 대한 평가가 이때 이뤄진다.(3∼6개월 소요. 통상적으로 중형 규모의 기업은 3~9개월이 적정)두번째는 기획부서와 구매 마케팅 등 회사의 업무영역을 분석하는과정이다. 회사는 대체로 10∼20개 정도의 업무영역이 있는데, 이가운데 시스템을 구축할 부분을 정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한 프로세스(업무 처리 방식)를 정의한다. 아울러 프로세스간 연결방안도 모색하며 어떤 데이터가 필요할 것인지도 판단한다. 또 프로세스 모델과 데이터 모델을 대조하는 작업도 병행한다.(3∼6개월 소요)세번째인 시스템 설계에서는 업무영역에서 정의된 프로세스를 어떤절차로 구현할 것인가를 모색하며 네번째는 컴퓨터 언어 또는 개발도구 등을 활용해 시스템을 실제 설치하는 단계다.◆ 주문시스템·패키지시스템 선택 가능시스템을 설치할 때 들어가는 프로그램으로는 크게 주문형 시스템(Custom System)과 패키지 시스템(Package System)의 두가지가 있다. 주문형 시스템은 특정 회사의 업무에만 적용할 수 있도록 SI사나 전문개발회사가 만든 주문 상품이고, ERP(Enterprise ResourcePlanning·전사적 자원관리)라고도 불리는 패키지 시스템은 범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성복 개념이다. 종래에는 주문형 상품이 많았으나 3년여 전부터는 패키지 시스템도 활용되는 추세에 있다. 패키지 프로그램으로는 삼성 SDS의 유니ERP와 한국기업전산원의 탑엔터프라이즈, 독일 SAP사에서 출시한 SAP R/3와 오라클에서 만든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등 10여개 제품이 나와 있다.가격면에서는 기성 제품이 주문 상품보다 쌀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대부분의 ERP 제품은 모듈(업무영역별 단위 제품)별로, 또는 사용자수 단위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전체 제품을 구입하거나 여러 부서에서 많은 이용자가 있을 경우 그 비용은 수십억원대를 상회할 수도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선뜻 내키지 않을 수도 있는 금액이다. 어느 제품을 사용할 것인지는 회사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으나 업그레이드와 유지보수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에서는 기성제품이 더 장점을 가질 수도 있다고한다.회사가 부담할 수 있는 비용에 대해서도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역시 회사별로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는 소매의 경우 매출액의 1%, 수송같은 경우는 5%선이 적절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하고 있다.(컨설팅 비용과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값을 포함한 금액)현재 국내에서는 10여개의 정보시스템 컨설팅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위세정보기술과 CHNO(대표 노중호)가 대표적 독립업체며 대기업 계열사로는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LG-EDS 등이 있다. 또 외국업체로는 앤더슨 컨설팅과 쿠퍼스앤 라이브랜드 등 빅6가 다 들어와 있다. 이 가운데에는 컨설팅만 전문으로 하고 시스템 구축은 외주를 주는 업체도 있으며 일부 회사는 컨설팅과 시스템 구축을 병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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