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이길 히든 카드 있다

지금 한국의 경제는 기업 부도로 금융기관이 부실해졌고, 금융기관마저 외국에서 달러를 조달하지 못하는 외환위기 상태에 빠져 있다. 처음에는 모두들 주기적으로 오는 불황으로 생각하고 시장에서자율적으로 불황을 흡수하려 했으나 결국은 정부가 나섰고 한국 정부마저 최후의 구원자가 되질 못하고 이제는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매출이 늘어나고 이익이 늘어나는 회사들이 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에서는 상장회사 중 약 4백여개에가까운 회사의 향후 2년간 기업수익을 매월 수정하면서 예상하고있는데 지난 10월말에도 97년말 환율이 달러당 1천원, 달러당 1백20엔, 금리(회사채 기준)는 97년 연평균 13%를 전제로 기업수익을예상했다. 그 중에서 매출액 증가율 상위 50사와 경상이익 증가율상위 50사를 정리했다.(표 참조)물론 이중에는 합병 증설 자산일부 매각 등 일시적인 요인으로 기업 실적이 늘어난 회사들도 있다. 어쨌든 어려운 환경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 기업실적을 올린 기업들이다. 불황기를 극복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을 정리해 보았다.● 신규시장에 진출정보통신분야에 새로 진출한 회사들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정부는 96, 97년에 그동안 한국통신이 독점해 오던 통신 분야에 경쟁회사를 설립토록 허용했으며 통신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통신서비스를제공하는 회사들의 설립이 잇따라 그동안 약 30여개 회사가 새로만들어졌다. 잠재 수요에 비해 너무 많은 회사를 한꺼번에 설립 허가해주는 바람에 이미 그 중 일부 서비스 회사는 사업권을 반납하는 경우도 나왔다.어쨌든 이들 회사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환기기지국 중재국 및 단말기 등의 통신장비가 필요하므로 통신장비(부품 포함)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공성통신전자, LG정보통신,코리아써키트, 대덕전자, 흥창, 제일엔지니어링, 제일정밀공업, 대영전자공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자산활용·매각기업이 갖고 있는 비유동성 자산을 사업용으로 활용하여 직접 매출을 늘리거나 아니면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는 경우다. 일반적으로경기가 나빠지면 기업은 당장 수익이 들어오지 않는 자산을 활용하거나 매각하여 어려움에 대비해야 한다.특히 지금처럼 어려움의 정도가 심해 각종 자산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기업의 부도로 팔려는 기업부동산이 많이 쌓이는 때는더욱 그러하다. 이미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알려진 뒤에 팔려면 너무 늦어서 헐값에 팔게 되므로 미리 미리 어려울 때를 준비하거나아니면 현금을 준비했다가 싸게 나오는 기업부동산을 사는 것도 할수만 있다면 좋은 전략이다.무수익 자산을 활용하여 매출이 늘거나 매각 차익이 발생한 회사로는 백광소재, 일진, 성지건설, 영풍산업 등이 있다. 백광소재와성지건설은 투자지분을 매각하여 들어온 현금으로 새로운 회사를 매입했다. 지금 모든 회사들은 미리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기업의 무수한 자산이나 부실사업 자산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거세게 일어날 것이다.● 제품가격 상승하거나 원재료 가격 하락한 회사전반적으로 매출이 둔화되고 있으나 일부 제품에서는 제품가격이올라 매출이 늘기도 하고 또 원재료 가격이 떨어져 이익이 늘어나는 회사도 있다.대표적인 것이 시멘트의 경우다. 시멘트는 정부에서 가격을 관리해왔는데 너무 오랜 기간 가격을 올리지 않았고 현재 공급도 부족하여 연초에 업체들이 가격을 6% 올렸다.한편 롯데제과는 주요 원재료인 제분 가격이 연평균으로 15% 정도하락하여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그런데 이런 이유로 이익이 늘어나는 회사들은 제품 가격이나 원재료 가격이 원재료 수급이나 환율등의 변화에 따라 변동이 심하므로 이 추세가 내년에도 계속될지는의문이다.● 기술료 수입한국기업으로서는 좀 특이한 경우로 제품 기술을 수출한 대가로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경우다. 지금까지 간혹 기술 수출이 있긴 했으나그 금액이 그 회사의 기존 이익 규모에 비해 별로 크지 않든가 아니면 생산 설비와 함께 생산 기술을 수출한 경우였다.한미약품의 경우 97년에 기술료 수입액이 전년도 경상이익의 약 5배 수준이다. 이런 회사가 많다면 불황도 별로 문제가 안될 것이다.● 해외 생산기지 이전에 성공한 경우한국의 기업들은 80년대 중반에 임금이 크게 오른 후 의류업체를시작으로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종합평가는 오히려 해외에 진출한 현지기업의 수익성이 국내 기업보다더 나쁜 것으로 조사되어 해외진출은 실패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그러나 항상 그러하듯이 일부 회사는 해외진출로 성공한 경우도 있다. 영원무역, 삼애실업을 들수 있다. 이 회사들은 주수출지역이미국과 유럽이어서 동남아 및 한국의 통화가치 하락으로 오히려 혜택을 보는 회사들이다.● 세분화된 시장에서 제품 성능이 세계 수준에 도달한 회사한국의 기업은 일반적으로 범용 제품을 싸게 대량생산하는 방식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이런 방식은 벌써 한계에 도달했다. 제품과 시장만을 기준으로 구분해 본다면 이제는 같은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후진국 시장)을 찾거나 아니면 새로운 제품(고기술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이것 이외에 또 하나의 방안은 범용 소비재가 아닌 세분화된 시장에서 저기능 제품 ㅃ고기능 제품 생산으로 나아가는 전략이다. 이런 전략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회사가 메디슨이다. 메디슨은 초음파로 환부를 진단하는 3차원 컬러 진단기를 생산한다.이외 경인양행 역시 염료시장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회사이다. 매출의 60%를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처럼 한 분야에 특화된 기술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전략은 앞으로 한국의중소기업이 나아가야 할 하나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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