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를 경계한다

한국은 헤지펀드로부터 안전한가?헤지펀드 원화 대공동남아를 거쳐 러시아 브라질까지 헤지펀드들의침탈이 계속되자 제기되는 질문이다. 실물경제 악화, 금융시스템의총체적 난국, 외환보유고의 감소 등 유사한 징후를 보이고 있어 헤지펀드의 공격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가고있다.한국은행을 비롯한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들어헤지펀드들이 외환시장을 교란시킬 여지는 적다고 주장한다. 먼저외국인 투자가에 대한 문호개방이 제한적임을 그 근거로 삼고 있다. 자본시장개방은 태국의 절반수준인 2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채권시장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국내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을헤지펀드들이 인수, 국내에 들어올 기회는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 헤지펀드들에 대한 원화대출도 금지돼 있고, 헤지펀드들의 대표적 투자기법인 공매(short sale)가 불가능한 것도 이들의 운신을제한하는 요소다.이같은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공격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는주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한국도 외환위기를 겪었던 국가들과비슷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년새 경상수지 적자가 꾸준히 늘어 GDP의 5% 수준에 육박한다. 올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경상수지적자는 외환운용에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해외에서 달러를 빌려와 적자를 메워야 하는데 이것은 원화가치의 하락을 가져오는 요인이 된다. 종금사로 상징되는 금융기관의부실화도 태국과 유사하다. 외환보유고에 대한 불신도 팽배해 있다. 3백억달러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발표를 외국 금융기관과 언론은 신뢰하지 않는다. 이미 원화를 방어하기 위해 선물환시장에서 1백억달러 이상을 소진했다는 소문도 나돈다. S&P나무디스사 등이 국내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는 것도 불길한 징조다. 이로 인해 장기차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단기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이같은 상황은 국내에 진출한 헤지펀드들에게 새로운 돈벌이 기회를 제공할 공산이 크다. 증권감독원은 국내에는 퀀텀펀드나 타이거펀드 등 3천여억원 규모의 헤지펀드가 활동하고 있다고 추산한다.전체 외국인투자자금의 2%로 추산되는 이들은 본격적인 주식과 채권시장 개방을 대비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헤지펀드를 규제하는 법규의 맹점을 냉철히 분석하고 있다. 빈틈만보이면 원화에 대한 작전개시에 들어갈 태세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 권재중 박사는 『당분간 헤지펀드들이 들어와서 외환시장을 교란할 위험성은 없다』면서도 『금융시스템의 불안정 및 경제기초체력이 더욱 약화되면 준동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인정했다. 특히 권박사는 주식시장의 외국인 자금이탈과 금융기관의 해외차입 애로가 맞물리는 최악의 사태를 우려한다. 즉 주식시장의 투자자금 이탈과 외화유동성 부족사태가 동시에 발생하면헤지펀드들이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때에는 국내에장기투자한 해외자본도 덩달아 동요하면서 외환위기를 야기할 수도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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