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석 한미약품공업 사장 인터뷰

▶ 올해 경영이 크게 호전된 주요 이유는.기술수출이 큰 역할을 했다. 20년간 매년 2천만달러가 기술료로 들어오게 됐다. 새로 사업을 시작한 음료부문의 매출도 1백50억원으로 늘었다.▶ 제약사업의 특성은.지식집약적인 사업이다. 세계적으로 지적재산권이 강화됨에 따라기술개발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또한 제약사업은 이윤추구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윤리가 전제되어야 한다.단순 모방으로는 제약기업이 도약하기란 불가능한 시대다.▶ 기업의 경쟁력도 기술에서 나온다고 보는지.현대 국가의 경쟁력은 땅의 크기나 인구수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일등 기술을 얼마나 보유했느냐에 달려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냉전이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회가 합쳐지면서경쟁상대가 2배이상 늘었다. 시장의 국경도 없어져 세계기업이 모두 경쟁상대다.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진 만큼 기술력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이다.▶ 중점개발분야는.항생제분야다. 그중에서도 제3세대 항생제다. 가장 수요가 많고 가격이 비싼 의약품을 조사한 결과 이 분야라는 판단이 섰다. 처음에는 수출가격이 ㎏당 3천5백달러로 다른 의약품보다 월등히 높았다.국내에서도 이 분야의 시장점유율 1위이다.▶ 기술개발 전략은.모든 기술은 자체적으로 개발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외국에서 기술을 들여오면 제품을 빨리 생산, 영업실적도 금방 좋아지겠지만 외국기술은 단 한건도 들여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어느 정도 기술이 축적되면 선진외국의 수준을 능가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는 아무리 돈을 많이 주어도 자체기술이 없는 기업에는 기술을 이전하려는 외국기업들이 없다. 연구개발을 통한 자체기술 보유없이는 기술수입도 어려워지고 있는게세계적인 추세다.▶ 한국경제의 어려움에 대한 시각은.지금 경제가 어려운 것도 국가 전체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지난 80년까지만 해도 부동산붐에 젖어 연구개발에소홀히 해왔다. 기업들은 본업보다는 땅투기로 돈을 벌다보니 기술개발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는 그래도 국내시장이 폐쇄돼있어 제품을 생산하기만 하면 팔렸다. 이제는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불황에 대한 대책이라면.경영자는 호 불황에 관계없이 주관을 갖고 경영에 임해야 한다. 변치않는 경영철학을 확고히 해둘 필요가 있다. 특별한 불황기의 대책은 근본적으로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시장의 대세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사회복지가 확대되면서 브랜드 보다는 점차 효능위주의 저가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그것이다. 경영자는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간파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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