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기업 사례/성문전자

대기업만이 「강한 기업」은 아니다. 회사의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뛰어난 기술력과 큰 시장 점유율로써 확고한 지위를 점하고 있는기업들이 얼마든지 있다. 경기도 성남공단의 성문전자도 작지만 탄탄한 기업의 반열에 포함시켜 전혀 손색이 없다.성문전자는 콘덴서(축전기)용 금속 증착 필름을 전문 생산하는 회사다. 콘덴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외곽에 폴리에틸렌(PET) 또는 폴리프로필렌(PP) 필름이 감겨져 있는데 성문전자는 이 필름을 국내80여개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시장점유율 70%) 얼핏 간단한 것 같지만 사실은 고난이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첨단 분야다. 원판 필름에 알루미늄 또는 아연을 묻혀(증착) 전기적 성질을 갖게 하는과정과 증착된 필름을 잘게 자르는 기술(슬리팅), 그리고 필름의두께를 줄이는 것 등이 모두 고급기술이다.지난 80년 설립된 성문전자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3백억원. 20년이다 되어가는 회사의 외형으로서는 결코 크다할 수 없지만 사업의성격이나 최근의 급성장 추세, 기술개발 잠재능력 등을 종합적으로감안하면 생각은 자연 바뀌게 된다.◆ 직원 1인당 매출 2억원성문전자는 최근 3∼4년전부터 20% 이상의 매출 급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요즘 정보통신 계열이 아니면서도 이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는 찾기 쉽지 않다. 94년 2백10억, 95년 2백54억, 96년은 워낙 경기가 안좋아 2백45억원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올 상반기에 1백5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3%의 신장률을 나타냈다.전체 직원이 1백60명이므로 1인당 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제조업에서 1인당 매출 1억원이면 『괜찮다』는 수준이고 보면 성문전자는 그 2배의 생산성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성문전자는 사실 불과 몇년전부터 제대로 크기 시작한 기업이나 다름없다. 80년대 초만하더라도 국내의 기반기술은 말하기 부끄러울정도였기 때문에 성문전자도 초기에는 필름을 자르는 사업으로 출발했다. 원판필름 개발이나 증착기술은 엄두도 못내던 시절이었다.그러던중 82년 SKC와 공동으로 폴리에스터 필름 국산화, 8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콘덴서용 금속 증착필름 개발 등을 통해수입대체를 위한 기초를 다졌다. 이를 바탕으로 95년 세계적 수준의 초박막 콘덴서용 금속 증착필름을 개발, 양산한데 이어 96년에는 스피커 진동판용 증착 필름을 개발하는 개가를 올리게 된다. 또한 알루미늄 뿐 아니라 아연을 증착시키는 신기술을 확보하기까지했다.◆ 1.5미크론짜리 필름 증착 기술 개발 ‘효자’지난해의 역경을 딛고 올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게 된 것도 이러한 잇단 기술개발에 힘입은 바 크다. 특히 효자품목은 두께 1.5미크론(0.0015mm)짜리 필름 증착 기술의 개발이다. 콘덴서용 필름에서는 필름의 얇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는 두께가 얇을수록콘덴서의 크기를 줄일수 있어 다용도의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지금은 2.0미크론의 단계를 넘어 1.5미크론 시장이 막 형성되고 있는 시점이다. 가격 차이도 커서 4.6미크론은 kg당 15달러인데 반해1.5미크론은 1백20달러선에 거래된다. 부가가치의 차원이 다른 것이다. 1.5미크론 제품은 성문전자측에 10%를 넘는 매출액 증가율을보장하고 있다. 더구나 성문은 이미 0.9미크론제품 개발도 마쳐 차세대시장에 대한 대비도 갖췄다.필름 생산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사항은 진공도. 필름에 금속을 입히기 위해서는 진공도를 높이는 기술이 필수적인데 성문전자는 세계적 선두기업과 같은 수준이다. 세계적 추세는 10의 -4제곱 즉, 1만분의 1 수준의 진공상태에서 증착 작업을 하는 것으로서 진공도가 높을수록 금속증착이 빠르고 밀도가 높아져 고품질 제품이 나오게 된다. 이와 관련, 이광식(47) 대표이사는 성문전자가 생산규모나 보유 기술력면에서 「세계 4위급」이라고 평가하고 있다.이대표는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불량률의 축소와 이를 위한 자동화시설의 확충이 긴요하다고 지적한다. 필름 공정은 크게 금속 증착→절단→검사→포장의 4단계로 이뤄지는데 이 가운데 반자동화로진행되는 일부 단계를 전면 자동화하는게 당면 목표다. 이대표는『어차피 외국기업에서도 구할 수 없는 기계이므로 스스로 엔지니어링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이 그렇듯 성문전자도 초기에는 동남아 정도에만 수출선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표는 수출을 다변화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장래가 없다고 보고 미국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기본 계획을 세워놨다. 이대표는 『성문전자가 선진 시장에 진출하면 독일 스타이너나 일본 도레이 등 경쟁업체와는 대대적인 승부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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