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 분야 살아있는 신화 박성원

일본어를 공부한 사람치고 박성원(전 외국어대 일어과 교수)이란이름 석자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또일어를 배운 사람의 80~90%는 박전교수가 쓴 책으로 공부했다는 것이 출판가의 정설이다. 설사 일어를 배운 일이 없다 하더라도 박전교수의 이름 정도는 아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도 설득력을 지닌다.어학시장의 일어분야에서 이름 하나로 무려 37년을 호령해왔으니그럴 법도 하다. 특히 박전교수의 경우 수년전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스테디셀러 저자로 군림하고 있다. 출판가에 숱한 기록을 남겨온 「박성원신화」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박전교수가 처음 어학책을 낸 것은 지난 61년 10월이었다. 동경여자대학을 나와 경기여고에서 교편을 잡다 외국어대에 일어과가 처음으로 생기면서 대학강단에 섰던 그녀는 이란책을 펴냈다. 처음에는 그다지 많이 팔리지 않았는데, 일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찾는 사람이 적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국내 최초의 일어 학습서로 해당 분야에서 입지만큼은 확실히 다져나갔다. 그후 박전교수는 70년대를 전후해 일본과의 무역이 본격화되고 일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조금씩 증가하면서 관련 책을 잇달아펴냈고 이 책들은 서점가를 휩쓸었다. 다른 책들은 아예 발도 못붙일 정도였다. 지금은 사정이 약간 달라졌지만 90년대 이전까지만해도 어림잡아 일어 교재 시장의 80~90%를 점유할 만큼 대단했다.지금도 인기리에 팔려나가고 있는 「표준 일본어 회화」, 「표준일본어 단어 숙어장」, 「표준 일본어교본 문제집」 등이 그 무렵에 나온 책들이다.책을 펴낸 진명출판사 역시 박전교수의 맹활약으로 큰 돈을 벌어들였다. 박전교수가 쓴 책이 37년간 무려 1백만권 이상 나간데 힘입어 정확한 액수를 계산하기는 힘들지만 엄청난 수입을 올렸다. 지난해 경우만 봐도 진명출판사 전체 매출액 30여억원 가운데 10억원이상을 박전교수가 쓴 책이 올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올해 역시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출판사측은전망하고 있다. 진명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어학시장에서 한명의 스타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사례라며 당분간 박성원이라는 이름 석자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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