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아이오페 레티놀 2500'

최근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 봉착하자 여기 저기서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야흐로 「구두쇠 정신」이 환영받는 시대. 이런 상황에서 물건이 안 팔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통해 「승승장구」하는상품은 있는 법. 대표적인 상품으로 태평양의 「아이오페 레티놀 2500(이하 아이오페 레티놀)」을 꼽을 수 있다.올해 3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아이오페 레티놀은 9월까지 95만개가 팔리며 4백억원의 매출기록을 올려 화장품업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부상했다. 태평양은 당초 아이오페 레티놀의 판매목표를 80만개 3백50억원으로 세웠다가 상품에 대한 호응이 예상 이상으로 뜨겁자 1백40만개 5백60억원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화장품의 경우 보통 연간 1백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면 히트상품으로 평가받는데아이오페 레티놀은 이 기준을 5배 이상 초과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 상품은 특히 극심한 불황에다 수입 화장품들의 공세로 「막다른 골목」에 몰리고 있는 국산 화장품업체에 새로운 살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여성이라면 누구나 「젊음을 오래 누리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있다. 이 여성의 소망을 가장 먼저 좌절시키는 주범이 바로 「주름」. 눈과 입 주위에 나타나는 「잔주름」은 여성의 나이를 숨길래야 숨길 수 없게 만드는 「노화의 지표」가 된다. 때문에 여성들은나이가 들수록 얼굴 주름을 예방하고 숨기는데 온갖 정성을 쏟기마련이다. 아이오페 레티놀은 여성의 가장 큰 약점 중의 하나랄 수있는 주름을 없애주는 화장품이다.지금까지 화장품업체들은 여성들이 주름에 약하다는 점에 착안, 주름에 관련된 화장품을 많이 선보여 왔다. 눈주위에 잔주름이 많이생긴다는 이유로 인해 눈전용크림(아이크림)은 화장품업계의 필수품목이 됐을 정도. 그러나 지금까지의 화장품은 「주름을 예방한다」는 「비포(Before)」개념이었지 생긴 주름을 없앤다고 과감하게주장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아이오페 레티놀은 주름 예방 개념이 아니라 생긴 주름까지도 없앨 수 있는 「애프터(After)」개념의 화장품이다. 이 특징이 아이오페 레티놀 최고의 특징이자 히트비결이라고 할수 있다.지금까지의 주름 예방 화장품과 달리 아이오페 레티놀이 「생긴 주름까지도 없앤다」고 주장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기존 화장품과품질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 아이오페 레티놀은 순수 비타민A에 들어있는 천연성분인 레티놀을 주성분으로 해서 만들어졌다. 레티놀이 피부 노화를 지연시키는 기능성 성분이라는 사실은 오래전부터알려져온 사실. 그러나 레티놀은 불안정하고 변하기가 쉬워 화장품성분으로 이용되지는 못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화장품은「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비타민A 유도체를 상품화하는 것에만족해야만 했다.태평양은 3년전부터 레티놀을 화장품 성분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했다. 레티놀을 상품화할 수 있다면 최고 히트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태평양은 지난해말 레티놀을 0.5∼1㎜의 입자로 이중으로 둘러싸는 MDC(Matrix Double Capsule) 기술을 개발했다. 레티놀을 콜라겐으로 캡슐화한 뒤 다시 매트릭스 캡슐로 둘러싸 레티놀을 안정화시킨 것. 이 기술은 현재 우리나라와미국 일본에서 특허 출원 중에 있다.레티놀 성분 자체를 안정화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상품화에는 또다른 걸림돌이 있었다. 레티놀은 공기와 접촉하면 쉽게 산화되기 때문에 제품의 포장을 뜯은 후에도 제품과 공기의 접촉을 최소화할수 있는 포장 기술이 필요했다. 태평양은 공기흡입이 전면 방지돼마지막 사용 때까지 제품을 안전한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 포장 튜브를 개발, 레티놀 상품화의 마지막 장애물도 극복했다.태평양은 제품 개발 후 프랑스의 임상기관인 테라파름(Therapharm)을 통해 임상실험도 실시했는데 레티놀을 3개월간 사용한 임상 대상자의 62%가 잔주름 제거 효과에 만족했고 24%가 약간의 효능을경험했다고 밝혔다. 굵은 주름의 경우 55%가 만족했고 31%가 약간의 효능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아이오페 브랜드를 관장하고 있는 브랜드 매니저 3팀의 조윤행팀장은 『품질이 좋기 때문에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 없어도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한다. 이런 확신 아래 제품의 차별점을 정확히 알리는데 주력했다. 우선 아이오페 레티놀을 시판하기 전에전국의 35세 이상 여성 1천명을 모니터 요원으로 모집, 상품을 사용해보도록 했다. 품질이 좋은 이상 사용해보면 반드시 재구매하는것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도 권할 거라고 판단했다. 다른 어떤 전략보다도 소비자들간의 「구전」이 중심 판매전략이 돼야 한다는생각이었다. 또 아이오페 레티놀은 「기능」으로 승부를 거는 상품인만큼 매장 직원이나 점주들이 소비자에게 상품의 특징을 충분히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 직원과 점주 대상으로 교육을 철저히 시켰다. 상품도 아무 매장에나 공급하지 않고 아이오페 전문점을 지정, 전문점을 통해서만 유통되도록 했다.광고 모델로는 온화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주부 탤런트 전인화씨를선정했다. 전인화씨가 아이오페 레티놀의 주소비자층과 연령대나이미지에 꼭 들어맞는다고 판단했다. 광고 표현에서는 직접적으로「주름을 없앤다」고 표현할 경우 약사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제품의 효과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인쇄매체에서는 전인화씨 얼굴과 다리미 사진을 대비시켜 다리미가 옷의 주름을없애듯 아이오페 레티놀은 얼굴의 주름을 없앤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TV광고에서는 「나이들면 생길수도 있죠. 하지만 없앨 수도 있어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라는 전인화씨의 세마디를 통해 주름제거 효과를 알아챌 수 있도록 했다. 주름이란 말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도 주름을 없앤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성공한 것.잘 팔리는 화장품은 크게 기술적 히트상품과 감성적 히트상품으로나눌 수 있다. 기술적 화장품은 아랫배의 지방을 녹인다거나 주름을 없애는 등의 특별한 기능을 가진 상품들. 감성적 히트상품은 주로 립스틱 판매에 잘 쓰이는데 아이디어와 독특한 브랜드로 인기를끄는 유행성 상품들이 많다. 태평양측은 아이오페 레티놀의 경우독특한 기능을 가진 기술적 히트상품이기 때문에 현재의 상품 판매추세가 급속히 하락하지는 않을 거라고 전망한다.실제 소매상품 조사전문 기관인 닐슨을 통해 아이오페 레티놀 사용자 1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가 사용후 만족감을 표시했고85%는 재구매 의사를 밝혔다. 아이오페 레티놀을 주위에 추천하겠다는 대답도 76%에 달했다. 조윤행 팀장은 『판매를 늘리는 여러가지 마케팅 기법들이 고안돼 왔지만 좋은 품질 이상으로 좋은 묘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이오페 레티놀은 품질이 좋은만큼「스테디셀러」로 오래 사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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