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플라스틱/캔 100% 자원

우리가 분리해서 버리는 쓰레기들은 과연 어느 정도나 재활용이 되고 있을까. 또 폐품은 어떤 과정을 거쳐 새로운 원료로 탈바꿈하는것일까. 이런 질문들은 쓰레기를 버리면서도 궁금한 사항이 아닐수 없다. 재활용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재활용 과정과 비율을 분석해봤다.◆ 종이종이는 버릴게 없다고 할 정도로 재활용 가능성이 높다. 폐지를 약품 및 물과 함께 섞어 녹이면 쉽게 종이 원료가 된다. 종이의 주원료인 삼림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폐지 재활용이 더욱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폐지 재활용률은 53%로이미 선진국 수준에 올라섰다. 독일의 66%나 스웨덴의 58%보다는떨어지지만 일본(52%)과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고 미국(45%)과 캐나다(40%) 보다는 높은 편이다.폐지 재활용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아직 개선할 여지는 많다. 종이의 주원료인 펄프를 수입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고 하더라도 폐지조차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제지공업연합회는 『폐지가 펄프보다 싸 종이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수입하고 있다』며『국내 폐지만으로는 종이 원료를 충당할 수가 없다』고 밝힌다.폐지를 수출까지 하고 있는 독일과 비교할 때 천양지차다.한국자원재생공사에 따르면 국내의 폐지 재활용률을 현재보다 1%만더 늘려도 연간 1백억원의 이익이 생긴다고 한다. 폐지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철저한 분리수거가 필요하다. 종이라고 모두 한데 섞여 같은 종이의 원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헌 신문지는 다시 신문지로 만들어지고 인쇄된 종이나 잡지 등은 다시인쇄용지로 만들어지거나 종이상자 원료로 사용된다. 상자류는 다시 상자류로 재생되거나 골판지나 골심지 등으로 변한다. 모조지나복사지 같은 고급 폐지는 화장지나 인쇄용지로 만들어지고 우유팩은 대부분 우유팩으로 다시 사용된다.현재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지는 고지 수집상들이 모아 종이 원료로만들어 제지회사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 몇개의 고지 수집업체가활동하고 있는지 정확한 수치는 나와있지 않지만 서울시 고지도매업협동조합에는 대략 78개의 업체가 가입해 있다.각 폐지마다 사용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신문 잡지 복사지 상자 우유팩 등을 따로 따로 분리해 버리는 정성이 필요하다. 버릴 때는비닐 코팅된 부분은 제거하고 비닐과 섞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단 비닐이 들어가 있으면 분리가 번거로워 재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고 처리 비용도 증가한다. 종이를 구긴다든지 종이에오물을 묻히는 행위도 폐지 재활용을 방해하는 좋지 않은 버릇이다.◆ 플라스틱플라스틱 소재의 포장용기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값싼 재료지만 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부담을 우리 사회에 안긴다.플라스틱은 국내에서는 전혀 생산되지 않는 석유를 주원료로 만들어지는데다 썩지도 않아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폐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15.7%(95년 기준)에 불과하다.폐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이 낮은 이유는 물론 버릴 때 잘 분리하지않거나 오염물질을 제거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경제성이 없어 민간업체들이 손을 댈수 없다는데 있다.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경제성이 없는 플라스틱의 처리와 재활용을위해 연간 2백억원 가량의 처리 부담금을 환경부에 내고 있다. 그러나 이 2백억원으로는 비닐하우스 등에 쓰이는 농촌 폐비닐을 처리하는 비용으로 쓰기에도 넉넉하지 않다. 한국자원재생공사는 2백억원의 플라스틱 처리 부담금을 받아 농촌 폐비닐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데 쓰고 있다. 농촌 폐비닐의 재활용도 기술 부족과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한국자원재생공사외의 민간업체에서는 손을 대기가어려운 실정이다.플라스틱은 다시 플라스틱으로 재사용할 수도 있지만 제철소 등 공장의 연료로 이용할 수도 있고 석유로 다시 뽑아낼 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런 재활용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의 나근배이사는 『플라스틱 제품을 연료로 이용하거나 석유로 다시 환원시키려면 플라스틱 t당 5만∼8만원이 든다』며 『이 재활용 기술은 수준이 높고 설비도 비싸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현재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은 수거해서 다시 사용할 경우어느 정도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페트병과 세제용기 등이다. 반면요구르트병이나 쇼핑비닐의 경우는 모아봤자 재활용할 기술도 부족하고 손해만 보기 때문에 민간업체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그나마 재활용이 되는 페트병의 재활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버릴 때재질이 다른 뚜껑과 상표는 제거하고 속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가전제품 등을 포장할 때 사용되는 스티로폼은 재활용이 되는 재질과안 되는 재질이 있으므로 일단 제품을 판매한 업체가 가져가도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소재 제품이라도 재활용이 가능한 것과 현재 기술이나 설비상 불가능한 것이 있으므로재활용 가능 표시를 확인하고 버리도록 한다. 예를 들어 PVC소재플라스틱 제품은 그 지역에 재생 업체 유무에 따라 재활용이 가능한 지역과 가능하지 않은 지역이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유리병유리병의 재활용은 병을 수거, 세척한 후에 재사용하는 방법과 병을 파쇄한 뒤 병의 원료로 재생산하는 방법으로 대별된다. 박카스병이나 농약병, 화장품병 등 일회용병이 아닌 경우는 병이 파손되거나 금이 갈때까지 세척해서 재사용하는게 일반적이다. 콜라나 사이다 맥주 소주 등의 병은 모두 재사용이 가능한 병들로 보통 10회가량 재사용되고 있다.병을 재사용할 수 있는 음료회사나 주류회사는 업체별로 도매상을통해 자사의 공병을 회수, 재사용하고 있는데 공병회수율은 거의 95%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빈병 회수를 독려하기 위해 수거상들에게 「취급수수료」까지 지급하고 있다. OB맥주의 경우 한 병당 13원의 취급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데 병을 새로 구입할 때 드는 비용인 1백30원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새 병은 유통과정에서 깨지거나 금이 생기고 또는 병 속에 담배 꽁초 등의 오물이 들어갔을때까지 보통 10회 정도 반복 사용된다. 재사용할 수 없는 빈 병들은 잘게 부숴 유리회사에 보내지는데 OB맥주는 지난해 파쇄유리를판매, 4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밝힌다.주류업계에 따르면 회수한 빈 병 중 10% 정도에는 담배꽁초나 가래침 등 불순물이 들어있다고 한다. 불순물이 들어 있으면 부득이 사람이 일일이 제거하고 씻어내야 하는데 이 경우 인건비가 비싸 그대로 파쇄해버리게 된다. 병을 제작할 때 맥주병은 보통 1백57원,소주병은 보통 1백10원의 비용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술병 속에오물을 넣음으로 연간 76억9천5백만원(3천5백만병×1백57원+2천만병×1백10원)의 손해가 생기는 셈이다. 10~12회 정도에 이르는 빈병 사용 횟수까지 감안할 경우 손실 금액은 7백69억∼9백23억여원에 이른다. 엄청난 자원 낭비인 셈이다.농약병이나 박카스병 등 약병은 1회용병으로 한번 사용후 파쇄해야한다. 이런 식으로 병을 파쇄한 후 다시 병 원료로 재활용하는 비율은 지난해에 60.3%였다. 이 비율은 스위스의 70%나 네덜란드의 71%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폐병은 1백%를 병 원료로 사용할 수 있음에도 재활용률이 60%남짓밖에 되지 않는 이유는 수집 과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유리병재활용협의회 관계자는 『병을 버릴 때 재질이 다른 뚜껑과상표표지는 분리해서 버려야 재활용이 쉽다』며 『병을 그대로 버릴 경우 쓰레기 수집상이 수작업으로 뚜껑을 분리하고 상표를 떼내야 한다』고 말한다. 뚜껑을 분류하고 상표를 떼내다가 사람 손이부족하거나 비용이 너무 비쌀 경우에는 재활용을 포기하고 그대로쓰레기로 분류해버린다.병색깔별로 분류하는 것도 큰 일이다. 현재는 경기도 안산시와 안양시 등 몇개 지역을 제외하고는 색깔에 관계없이 병을 버리고 있는데 병을 무색 청록색 갈색 등 삼색으로 분리해서 버릴 경우 인건비가 덜 들어간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삼색을 분류해서 버릴 경우 병수거에 들어가는 인건비가 삼색분류를 하지 않았을 때의 65%로 줄어든다고 한다.파쇄한 병을 병 원료 이외에는 사용할 곳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일본의 경우 파쇄한 병을 타일이나 아스팔트 원료, 골재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거의 1백%를 유리 원료로만 사용한다. 파쇄된 병을 사용할 수요처가 더 많이 생긴다면 폐병재활용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게 유리재활용협의회측의 설명이다.◆ 캔캔은 알루미늄캔과 철캔 두가지로 나눠지는데 모두 원료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캔 재활용률은 30%대에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캔 재활용률은 28.9%. 한국금속캔재활용협회(이하 캔협회)에 따르면 올해는 재활용률이 35%가량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내의 캔 재활용률이 낮은 이유는 캔을재활용하기 시작한지가 불과 4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캔의 재활용에 관한 법률 자체가 92년에 제정됐고 시행은 94년부터 이뤄졌다는게 캔협회측의 설명이다.금속캔은 캔협회의 27개 회원사들이 전국에서 수집, 재활용업체에납품하고 있다. 철캔의 경우 압축돼 전량 포항제철로 납품되고 있다. 내년 5월부터는 다른 철강회사들도 폐품 철캔을 납품받아 원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알루미늄캔의 경우 녹여서 알루미늄 제품의원료로 사용한다. 알루미늄 캔 1개를 재생하면 TV를 약 세시간 동안 시청할수 있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캔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분리 배출 뿐이다.캔 겉에 철캔인지 알루미늄캔인지 표시가 돼있으므로 확인하고 버린다면 자원 활용에 큰 도움이 된다. 캔을 버릴 때 또 주의해야 할점은 절대 캔 안에 담배재나 다른 오염물질을 넣으면 안된다는 점.캔협회에 따르면 하루에 수거되는 캔의 양이 만단위를 넘어가기 때문에 어떤 캔에 오염물질이 들어있는지 분류할 수가 없어 그대로압축한 채 재활용업체로 납품한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캔 속에 들어있는 오염물질의 양이 적어 별 문제가 없지만 오염물질이 많을경우는 재생할 때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당부다.캔 뚜껑을 몸체에 넣어 버리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작은 뚜껑하나도 모두 자원이다. 물론 캔 몸체와 뚜껑의 재질이 다를 경우에는 어떻게 하느냐 하는 의혹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자원재생공사에 따르면 최근에는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몸체와 뚜껑의 재질을 통일하고 있는 추세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다. 캔협회 관계자는 『몸체와 뚜껑 재질이 달라도 일단 압축하면몸체 재질에 따라 납품회사에 보낸다』며 『제철소나 알루미늄 재생업체에서 다른 물질은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으므로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고철고철도 철재를 만드는 원료로 재활용되지만 가정에서 나오는 고철은 철캔과 식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재활용되는 고철은 대부분 공장에서 생산과정 중에 나오는 것이다. 철캔이나 식기 등의 철재 제품이라도 따로 분리해서 버리면 고철수집업체가 수집, 철강회사 등에 납품해 재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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