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 파티' 포틀럭 가장 적합

꽁꽁 얼어붙은 경기와 IMF구제금융, 일부 대기업체의 감원설 등으로 잔뜩 움츠러든 연말. 막상 집을 나서려고 하면 돈걱정이 앞선다. 갈비집에 가서 고기를 먹어도, 호프집이나 바에서 생맥주를 시켜놓아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외식체인점에서 한끼를 해결하려고해도 돈나가는 소리가 들리며 그 돈은 유난히 커 보인다. 그래서외식업소들은 지금 울상이다. 연말경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주머니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이 요즘이다. 그러나 이런 불황기에도 알찬 송년모임을 치를 방법은 있다.우선 집에서 주변 친지나 동료 친구 등을 초청해 파티를 갖는 것을고려해봄직하다. 집들이나 크고 작은 집안행사를 한번이라도 집에서 치러본 사람들이라면 「그 고생을 왜 해?」하고 반문할 것이다. 장보기에서 시작해 음식준비, 상차림에 이르기까지 가족이 총출동하는 것은 물론 일손이 모자라 이웃의 도움을 청해도 진땀을흘리고 행사후 몸이 파김치가 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이 파티지 거창하고 떠들썩한 모임이 아니라 아주 간소하고 기억에남는 모임을 준비하면 그런 마음고생 몸고생이 없을 뿐더러 비용도크게 들지 않는다. 바로 포틀럭(potluck)으로 모임을 갖는 것이다.포틀럭은 원래 손님이 왔을 때 집안에 있는 재료로만 마련한 요리를 뜻하지만 요즘은 각자가 한가지 이상의 음식이나 음료를 준비해갖고 모임주최자의 집에 모여 만든 음식을 나눠먹는, 일종의 「품앗이파티」를 의미한다. 미국 유럽 등 외국에서 생활을 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간간이 포틀럭모임이 이뤄졌으나 얼마 전부터는 교회신도들이 가정집에서 종교적 모임을 가질 때도 자주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모임의 편리함이 입에서 입으로 퍼지면서 20∼40대일반인들도 동창회 친목회 등을 포틀럭파티로 여는 경우가 많으며주부들로부터 포틀럭파티에 주로 어떤 음식을 준비해야 하느냐, 어느 정도의 재료를 구입해야 하는가 등의 문의도 자주 오고 있다는것이 요리전문가들의 말이다.◆ 음식종류, 주최자가 미리 조정해야포틀럭모임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는 몇가지 알아야할 사실들이있다. 이수경쿠킹스튜디오의 이수경원장(45)은 『포틀럭파티를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는 우선 주최자가 각 참석자의 집에 전화를 걸어 음식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하며, 주최자는 밥 국 찌개 김치 수프 차 등 가져오기 불편하거나 따뜻하게 먹어야 하는 음식류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음식조정시 참가자들은 한·중·일식을 번갈아 준비하며 음식솜씨가 서투르다는 이유로모임을 꺼리는 사람이나 바쁜 사람에게는 샐러드 과일 안주류 케익등을 준비토록 하는 것도 권할만한 방법이다. 음식을 준비할 때에는 차가운 음식은 완전히 요리하고 뜨거운 음식은 익기 직전까지조리해야 한다. 또 샐러드는 야채에 드레싱 등 소스를 얹지 말고야채와 소스를 따로따로 담아간다.포틀럭파티에 딱히 정해진 메뉴는 없다. 다만 모임장소에서 조리를필요로 하는 음식을 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요리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음식은 한식으로는 갈비찜 파전 해물찜 고기산적생선구이, 중식으로는 탕수육 냉채 새우깐풍기, 일식으로는 초밥튀김류, 양식류는 로스트비프 돈까스 그라탕 피자 등이다.주부의 일손을 던다는 것 외에 포틀럭파티가 갖는 또 다른 장점은저렴한 비용. 출장요리를 할 경우 10인 기준으로 20∼30만원이 든다면 포틀럭파티를 할 경우 한가족당 2만원미만의 비용으로도 파티가 가능하다는게 이원장의 말이다. 또 주부들의 고생이 덜해 거부감이 없으므로 자주 모임을 가지면서 친목을 도모할 수 있으며 요리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미국에서 귀국, 대학친구들과의 연말부부동반모임을 포틀럭으로 치렀다는 이지윤씨(33)도 『억지로 술을 권하거나 노래를 시키는 등「횡포」를 겪지 않아도 돼 포틀럭모임이 편하다』며 『올해도 연말모임을 포틀럭으로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포틀럭과 유사하지만 한걸음 더 나아간 형태의 모임도 가능하다.모임참가자들이 같은 아파트단지나 동호인주택 등과 같이 가까운거리에 사는 경우 전채 주요리 후식 등을 한집이 한가지씩 맡아서준비하고, 참가자들이 그 집들을 요리순서대로 옮겨가면서 모임을갖는 것이다.신세대직장인들과 전문직 종사자,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요즘 「바람」을 타는 것이 카페를 빌려 끼리끼리만의 파티를 여는 것이다.이같은 경향에 대해 2년전 문을 열어 가장 먼저 생긴 임대용 카페라는 말을 듣는 크랭크인의 송상민사장(28)은 『타인의 간섭을 피하고 자기들만의 공간을 원하는 신세대들의 경향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크랭크인은 혜화동로터리 동성고등학교 맞은 편에 있으며 하루 6∼8만원에 카페전체를 임대해주고 있다. 20여명을 수용할 수있으며 술과 음식류는 각자 준비해야 한다.◆ ‘자기들만의 공간’ 갖는 임대용 카페 인기명함소지자만 출입이 가능해 요즘 신세대직장인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이대앞 고구려 연개소문의 정동화총지배인도 『디자이너 모델광고회사 방송사 등의 전문직종사자들과 몇몇 대기업의 신세대직장인들이 카페를 빌려 파티를 열려고 예약을 했다』고 말했다. 고구려 연개소문은 3백여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10인용과 30인용 등 두개의 룸을 갖추고 있다. 이대 앞에 있는 인터넷카페 「사이버키스」의 경우 평일 3시간 기준으로 임대비가 15만원이며 주류가격은별도다. 이밖에도 많은 카페들이 연말에 파티용으로 임대를 하지만대개 시간제로 가격도 비싸다. 따라서 임대계약을 맺을 때 술 안주류 등의 제공여부, 예산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예약을 해야 한다는게 크랭크인 송사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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