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개선, 경쟁력 확보 '일석이조'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특히 최근의 경제상황에서는 여차하면 회사 문을 닫는 지경에까지이르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을 통한 감원이나 예산절감 등의 생존전략들을 마련하느라 부산한 움직임들을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그러한 전략들이 과연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될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별로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런 전략들이 경영에서 가장 핵심이되는 「생산」이라는 행위와 관련이 적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회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과정을 빼먹었다는 것이다.◆ 오염예방이 생산성 향상 가져와그렇다면 가장 기본적인 과정이란 무엇인가.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물질수지(Material Balance)의 개념부터 이해해야 한다. 물질수지란 간단히 말해서 어떤 공정에투입된 물질의 전체질량과 배출된 물질의 전체질량이 같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산공정에 투입되는물질들은 주원료와 부원료, 물, 공기, 에너지 등이고 여러 공정을거쳐 나오게 되는 배출 물질들은 제품 부산물 대기 수질 폐기물 형태의 오염물질 등이다. 물질수지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생산활동의 투입과 배출에 관한 모든 사항을 정량적으로 알고 있어야한다.생산활동에서 우리가 가장 바람직하게 여기는 것은 굳이 경제학적인 원리를 따지지 않더라도 더 적은 양을 투입해서 더 많은 양의산출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산출이라 하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형태의 물질이기 때문에 부산물이나 오염물질은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배출물질 중에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라는 형태의 물질을최대로 얻기 위해서는 나머지 물질 즉, 부산물이나 오염물질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을 투입하여 50의 제품을 얻고 50의 배출물을 얻을 경우의 효율을 50%라고 했을 때, 공정개선을 통해 제품의 비율을 70으로 높이고 나머지 부분을 30으로 낮추었다면 이 공정의 효율은 70%로 올라갔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과거에는 제품이 많이 생산될수록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양도 많아질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리고 오염물질의 감소는 그만큼의 오염물질 처리비용 감소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젠 생각을 바꿔야 할 때다. 오염물질의 감소 부분이 부가가치가 있는 제품 부분으로 전환됨으로써 생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또한 제품으로 되지 못한 나머지 부분의 재활용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위 공정의 예에서 나머지 부분 30중 20이 재활용되어 원료로서 투입된다고 가정해 보자. 공정 자체의 효율은 70%가 그대로유지되겠지만 새로 투입되는 물질이 100에서 80으로 줄어 들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87.5%라는 효율을 얻게 되는 것이다.오염예방이나 재활용을 통해 얻게 되는 이익은 이 뿐만 아니다. 오염물질을 감소함으로써 처리비용까지 줄일 수 있는 보너스를 얻게된다. 위의 예에서 처음에는 폐기물 발생량이 50이었지만 공정개선과 재활용을 하고 난 후의 폐기물 발생량은 겨우 10밖에 되지 않아폐기물 처리비용이 무려 80%가 감소했다.이러한 노력들은 이미 선진국의 많은 기업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특히 제품을 만들 때 쓰고 남은 폐기물이나 유해물질을 재활용하는기술은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프랑스의 론 풀랑사는 과거에는 나일론 부산물을 소각했으나 7천6백만 프랑을 투자해 새로운 장비를설치, 나이론 부산물을 수거하고 이것을 응고제와 염색용 첨가제등으로 재활용해 판매했다. 이 회사는 신공정의 도입으로 인해 연간 약 2천10만 프랑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인 폴크스바겐사는 이미 1947년부터재활용 정책을 펴왔다. 자동차의 경우 재활용될 수 있는 부품들이많기 때문에 상당 부분이 다시 생산 원료로 투입되고 있다. 엔진이나 바퀴의 스크랩, 창문 유리, 심지어는 엔진오일까지 재생 처리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통신회사인 AT&T사도 재활용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 이 회사의 경우 재활용이 환경정책 중 하나의 방침으로 책정돼 오염예방과 함께 재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특히 생산과정에서의 재활용은 물론 사무실에서 나오는 종이의 재활용까지 신경을 써서 96년 한 해 동안 종이비용만 1백만 달러를절약할 수 있었다.결국 자원과 에너지의 고갈 때문에 원료를 투입할 때 드는 비용은점점 높아만 가고 있는 상황에서 오염예방과 재활용을 이용한 생산성 향상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체질개선의 과정 중 가장 기본적으로 수행돼야 하는 과제이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청정생산(Cleaner Production)이나 DfE(Design for Environment: 환경을위한 계획), LCA(Life Cycle Assessment:생명 순환 가치평가) 등이모두 같은 맥락에서 발전된 개념들이다.◆ 21C는 오염예방시대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인 마이클 E. 포터 교수는 생산성 향상을통해 환경개선이 이뤄져야 하고 그렇게 된다면 환경개선과 경쟁력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갖춰져야 한다.먼저 경영자가 혁신의 기회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하며 이를 충분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실제로 많은 경영자들이매우 불완전한 정보와 제한된 관심만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아직도 우리나라의 많은 경영자들은 오염예방과 재활용을 환경적인측면에서만 고려하지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사실은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재활용과 관련된 활동들은관련 부서 직원들에게만 해당된 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오염예방과 재활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은 전체 직원들의 인식변화를 요구한다. 이제는 오염예방과 재활용이 환경에 국한된 활동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이와 동시에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인식만으로는 효율성을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공정에서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큰 효과를 올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오염예방이나 재활용이 단순하고 기초적인 저급기술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오염예방이나 재활용 기술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는 적은 노력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반면에 기초적인 재활용 기술들을 이미 채택하고 있는 선진 기업들은 좀더 효율성이 높고 과거에는 재활용이 되지 않았던 부산물들을재활용하기 위한 고급 기술들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있다.지금이 위기 상황이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를 명확히 아는 기업은 많지 않다. 그것을실천으로 옮기는 기업은 더욱 드물다. 하지만 지금은 21세기를 향한 패러다임의 전환기이다. 환경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해 수동적으로 오염물질 관리만을 하던 시대에서 자원생산성을 높이고 기업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능동적인 오염예방 시대가 다가오는 것이다. 새로운 변화를 인식하고 먼저 실천하는 기업만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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