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빅뱅 일정

정부는 지난 10일 대한 중앙 신한 나라 한화 등 5개 종금사에 대해업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예금인출이 많고 콜자금에 대한 의존도가높아 불안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게 재경원의 설명이었다. 이보다 앞서 삼삼 경남 등 9개종금사도 12월2일부터 31일까지 재경원으로부터 업무정지 조치를 당했다. 업무정지조치를 당한 종금사들은 오는 12월말까지 재경원에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증자나 합병 등을 통한 경영개선계획이 실현성이 없거나 내년 3월31일까지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인가가취소된다.종금사에 대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IMF의 부실금융기관의 정리요구를 수용한 결과였다. IMF는 국내금융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확실하고도 단호한 시장퇴출 △금융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정부에 강요하고 있다. IMF의 요구에 따라 금융산업개편일정은 처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먼저 부실금융기관을 선별, 정리하기 위해 각 금융기관의 경영상태를 조사하는 작업이 늦어도 내년 6월말까지는 완료된다. 정부는 종금사는 1월말, 은행은 3월, 증권이나 보험사는 6월말까지 각 금융기관의 구체적인 예수금이나 대출금 규모를 파악할 계획이다. 그런다음 자산의 건전성과 자기자본비율에 따라 A(정상) B(미달) C(크게 미달) 등 3등급으로 분류, 등급별로 경영혁신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는 B등급에 대해서는 경영정상화계획서의 제출과 이에 근거한 자구노력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자본금 확충과 대출억제등 총자산규모를 대폭 줄이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C등급은 합병, 제3자 인수 등을 추진토록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 또는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관할 계획이다. 정부는 부실금융기관을 합병·인수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인수합병에 따른 부담을 줄이도록 예금보험기금에서 자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채권시장 개방폭도 확대또한 98년12월로 예정돼 있던 외국금융기관 현지법인 설립시기도내년중반으로 앞당겼다. 내년중반까지는 외국은행이나 증권사가 국내에서 영업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국내금융시장에서 외국계와국내금융기관간의 경쟁이 예상된다.주식과 채권 등 자본시장의 문호도 확대했다. 외국인투자자의 종목당 투자한도를 현행 26%에서 50%로 지난 11일 올린데 이어 내년연말까지는 55%로 확대키로 했다. 1인당 주식소유한도도 7%에서 연말까지 50%로 대폭 늘린다. 이같은 자본시장 개방으로 외국인에 의한국내금융기관의 인수합병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준 셈이다.채권시장의 개방폭도 확대됐다. 연말까지 대기업 무보증 중·장기채, 만기 3년이상 보증회사채와 전환사채 등을 개방한다. 애당초 5년이상 대기업 무보증 장기채 시장을 98년부터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계획보다 일찍 문호를 열었다.정부는 이같은 금융산업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예상되는 예금주들의불안감을 해소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비록 한시적이지만 2000년말까지 금융기관의 예금에 대해 원리금 전액이 보호된다. 즉 기존에2천만원(보험은 5천만원)까지 보호되던 은행 종금사 증권사 신용금고는 전액을 보장받을 수 있다.이같은 일정에 따라 금융산업개편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국내금융산업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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