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분야

◆ 자동차올해 자동차업계는 구조조정 문제를 놓고 상당한 논란이 전개될 전망이다. 내수시장이 97년도에 비해 10% 정도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수출전망 또한 낙관할 수만은 없어 업계관계자들은 약30만~50만대 정도의 공급과잉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렇게 되면 공급과잉에 따른 구조조정 문제는 자연스럽게 제기될것이 불보듯 뻔하다. 가장 관심을 끄는 회사는 기아자동차. 현재기아는 산업은행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 공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 정해졌으나 IMF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진로는 불투명한상황이다.그래서 현재 3자인수방안 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못한 실정이다. 대우는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여력이 없는 상황이고 현대자동차 또한 「내 코가 석자」이다. 현대자동차는내수시장 위축 등 전반적인 전망이 좋지 못함에 따라 수성에 힘을쓰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렇다면 삼성자동차가 인수하면 되나 상황은 그렇지를 못하다.KPQ양산을 위한 생산설비를 갖추는데 2조4천여억원을 쏟아부어 여력이 없는데다 기아인수에 따른 비용부담도 만만찮아 쉽게 결정을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언급했듯 삼성자동차자체를 매물로 내놓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어떤 방식으로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문제가매듭지어질지 모르지만 이에 따른 국가경제적 피해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철강철강산업에 있어서는 현대그룹의 고로제철산업이 핵심쟁점이라 할수 있다. 현대그룹은 김영삼정권말기에 제철산업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현재 경남 하동에 부지까지 선정해 놓은 상태이다.21세기 동북아 기간산업과 이에 필요한 철강수요를 감안할 때 고로제철업의 신규증설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현대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통상산업부와 포철은 현대가 고로제철에 진출할 경우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현대그룹의 제철사업진출은 현재 IMF 긴급구제금융이 이뤄지면서잠복상태에 들어갔으나 차기정부에서 다시 재론될 가능성이 크다.그러나 전문가들은 다른 산업과 달리 철강산업은 엄청난 투자비가들어가는데다 시장예측을 잘못 했을 경우에는 그 피해가 한 기업차원에서 벗어나 국가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만큼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조선수주를 기록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지난 90년대초부터 시작해 96년말 완료된 업체간 경쟁적 도크 증설의 결과라고 할수 있다.이같은 건조능력 확대는 당시만해도 공급과잉을 초래한다는 이유로국내외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조선의 선령 만료에 따른 교체 시기가 다가오는데다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신조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해 과감히 설비투자에나섰고 때마침 대형유조선의 발주물량이 집중되면서 96년말께부터조선업계의 호황을 부르는 계기가 됐다.문제는 앞으로도 수요가 지속될 것이냐의 여부에 있다. 기관에 따라 다소 전망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한국이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유조선의 경우 빠르면 2002년, 늦어도 2005년이면 대체발주가 마무리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또 이때쯤이면 중국을 중심으로한 개도국의 증설설비도 가동에 들어가게 된다.그럴 경우 국내업체는 2000년대 초에 들어 또 한차례 공급과잉 논쟁이 일면서 저가수주, 채산성 악화, 도크에 고기 키우기 등의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시황이 좋을 때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면서 지금이 기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기가 정점 또는 하강 곡선에 들어설 때 구조조정에 나서서는 이미 늦는다는 조언이다.그런 점에서 한라중공업의 삼호조선소(업계 4위)나 화의신청에 들어간 수산그룹의 계열사인 대동조선(6위)의 향후 처리문제 등은 국내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을 부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업계 전문가들은 따라서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일부 조선소를 통폐합하는 한편 업체간 공동 기술개발, 노하우 공유, 설비 자동화를통한 생산성 증대 등의 질적·협업적 경영체제로 바뀌어야 한국조선업계의 활로가 열릴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반도체한국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메모리와비메모리 반도체간의 현격한 불균형이다. 한국은 D램에서는 강국으로 불리고 있지만 시장도 더 크고 부가가치도 더 높은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했다. 더구나 비메모리는 메모리와 달리경기도 별로 타지 않아 안정적인 수급구조를 지닌다는게 큰 강점이다. 최근 들어서는 기업들도 이같은 점을 인식, 비메모리 분야의투자를 늘리고 있다.문제는 IMF 긴축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내년도 투자를 축소하는 와중에서 비메모리 부분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비메모리 분야는 메모리와 달리 투자 효과가 당장 가시적으로 나타나지않는다. 또 비메모리는 대기업들의 기술개발 노력만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라 컴퓨터와 통신기기 등 전자업체들의 제품설계 능력이 앞서가야 한다. 이렇게 볼 때 한정된 자원을 놓고 투자 우선순위를결정해야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빨리 나타나는메모리쪽을 선호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뜻있는 전문가들의우려다.실제 최근 전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메모리를 포함한 반도체 산업은 내년부터는 활황세로 돌아서2000년대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데스크톱 PC와 노트북 수요의 급증, 전자상거래의 활황 등이 이러한 추측을 낳는 요인들이다.이러한 예측이 현실화할 경우 메모리와 비메모리간 형평을 맞춰야한다는 당위성은 또 한번 구두선에 그치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한국기업들이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비메모리에 대한 투자재원을 마련, 사업구조의 균형 맞추기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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