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기업생존전략 선택과 집중

98년은 기업들에 있어서 격변의 한해가 될 전망이다. 우리 경제가IMF의 간섭을 받게 되면서 기존 경영방식에 일대 수술이 불가피한데다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리 경제가 IMF규제를 받게 되면서 가장 먼저 기업들이 직면하게된 상황은 정부의 보호막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과거 같으면 한 번의 실수로 쓰러지면 정부의 지원을 받아 회생할수 있으나 IMF체제하에서는 이를 기대할수 없다. 한번 발을 잘못 디뎌 벼랑 끝에 몰리면 어느 누구도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는 않는다. 오로지 시장경제원리라는 냉엄한 정글법칙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이에따라 경제전문가들은 생존을 위한 특단의 경영혁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외형경쟁의 산물인 선단식 경영체제를 핵심역량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지금까지 대기업들은 상호지급보증을 활용해 사업다각화를 꾀했다.이 과정에서 사업단위간의 시너지효과를 통한 성장이라는 논리가동원됐다. 그러나 IMF체제하에서는 이런 구태의연한 방식은 통하지않는다. IMF가 우리나라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면서 우리 기업의 상호지급보증관행에 쐐기를 박고 나섰기 때문이다.굳이 명시는 하지 않았지만 IMF가 재벌해체를 겨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제 선단식 경영은 할래야 할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경영방식으로 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핵심역량과 관련이 없는 사업은 그것이 아무리미래유망사업이라고 해도 포기하는 용단을 총수 및 전문경영진은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화학메이커인 듀퐁이 세계시장점유율이 낮은 의료용필름이나 사진감광제에서는 철수하고 1위분야인폴리에스테르부문은 더욱 강화,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라 할수 있다.현금흐름을 중시한 수익성위주 경영정책도 필요하다. 과거 기업들은 은행돈을 마구잡이로 끌어다 써 외형확장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그 결과는 대기업의 연쇄부도라는 참담한 결과로 나타났다. 쌍용자동차가 차입경영에 의존하다 대우그룹에 경영권이 넘어갔고 진로그룹이 유통업에 무리하게 진출했다 그룹전체가 좌초하는 운명을맞았다.◆ 경영패러다임 변화없이는 ‘살길 막막’올해에 상황이 개선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 자구책으로 부동산을 내놓아도 거들떠 보는 기업이 없는 등 자산디플레이션현상마저 일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차입금을 줄이고 싶어도줄일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김대중대통령당선자가 경제회생을위해 전력을 다한다고 하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도 기업들을 우울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에따라 기업들은 수익성을 기준으로전면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최근 몇몇 기업에서 도입하고있는 EVA경영도 하나의 대안이라 할수 있다.70년대 경제를 이끌었던 과감한 수출드라이브도 추진해야 한다. 기업들은 고환율로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으나 이를 역전의 기회로 활용할수 있는 저력을 발휘해야 한다.수출드라이브가 비상구가 될 수 있다. 대우그룹의 한 관계자는『어느업종할 것 없이 내수시장은 포화상태에 달해 있다』며 현재의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에 진출, 선진기업들과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한마디로 경영패러다임의 변화없이는 우리 경제가 살길은 막막하고기업 또한 생존을 지속하기 어렵다.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이 『마누라,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고 했듯 변화만이 유일한 탈출구라고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그 방향은 올바른 「선택」을 통한 경영자원의 「집중」을 통해서 모색돼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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