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리코사

디지털 복사기에 경영자원 집결OA기기의 대명사로 통하는 일본의 리코사는 사업 재구축에 성공한대표적인 기업으로 통한다. 지난 90년대 초반 영업부진으로 경영에큰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단기간에 이를 극복하고 지금은 재도약의기틀을 확고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은 90년대 초반 큰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지금도 경제상황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태는 아니지만 당시는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특히 급속히 번지는 가격파괴와 엔고는 기업들의 목을 죄기에 충분했다. 리코사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92년이후 3년 내리 매출액이 오히려 전년에 비해 줄어드는 등 고전을면치 못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91년 6천4백억엔이었던 매출액이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해 94년에는 5천9백억엔대로 크게 떨어졌던 것. 이에 회사 존립의 위기를 느낀 경영진은 대대적인 경영혁신운동을 전개하기 시작, 95년부터 다시 예전의 사세를 회복하고있다.3년여 사이에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리코의 경영혁신 가운데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새롭게 도전해야할 분야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선택한 후에는 대부분의 경영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특히핵심기술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꾼 것은 큰 전환점이 됐다.이는 앞으로의 기술핵심은 디지털이 지배할 것이라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리코사가 디지털분야를 크게 강화했다는 사실은 영업상 수치를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리코사 전체 매출액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는 복사기의 경우 디지털제품이 지난 93년에는 27%에 지나지 않았으나 그 후 해마다 평균 10% 이상씩 늘어 97년에는 70%에 이른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업계 전체의 평균은 리코사의 절반에 불과한 35%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 리코사가 어느 정도 디지털에 투자를 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이러한 디지털화는 리코사가 생산하는 카메라 등 다른 제품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됐다.영업도 마찬가지였다. 전체적인 포커스를 디지털복사기에 맞추고영업사원들을 독려했다. 특히 그동안은 중소기업 위주로 영업을 해왔으나 디지털분야를 강화한 이후부터는 중견기업도 집중 공략했다. 사실 그동안 일본의 복사기 시장은 전체적으로 중견기업이나대기업은 후지제록스, 중소기업은 리코와 캐논이 강세를 보여왔다.그러나 리코는 최근 몇년 사이 이러한 전통적인 시장판도에 반기를들고 중소기업보다는 중견기업에 영업의 초점을 맞춰왔다. 영업사원도 대폭 증원했다.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영업맨을2천명에서 3천명으로 무려 50%나 늘렸다.◆ 한발 앞선 사업구조 재편 성공리코사는 일본 복사기 시장에서 분명 한발 앞서 사업구조를 재편한기업으로 꼽힌다. 이는 최근 들어 다른 업체들이 디지털복사기를앞다투어 내놓는 것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후지제록스는 이미 1백% 디지털화를 선언하고 이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캐논 역시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을 들어온 디지털기술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효과적인 선택과 집중으로 쓰러져가던기업을 다시 일으킨 리코사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핵심산업분야에 대한 기업들의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개별기업은물론 국가경제전체가 위험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사업유망성이 있다는 이유로 일부 산업분야에 중복진출,공급과잉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자동차 제철 조선 반도체업종등이 대표적인 분야라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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