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사례에서 배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고, 그런사례 또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사업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다른 사람의 실패사례에서 우리는 얼마든지성공의 법칙을 배울 수 있다.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찾아내자신은 그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절반의 성공은 보장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소자본 창업에 손을 댔다가 실패했던 사례들을유형별로 소개해본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줄것으로 기대된다.● 유형 1 : 점포 위치 선택 잘못… 서울 국수전문점 박모씨 사례먼저 가장 흔한 실패유형 가운데 하나로 점포 위치를 잘못 잡아 망하는 경우를 들수 있다. 업종에 따라 그에 맞는 적당한 입지가 있게 마련이고 또 같은 빌딩이라도 층수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장사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창업하는 경우가 있다. 창업을 할때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는 대목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등촌동에서 국수 전문점을 냈다 큰 손해를 보고 문을 닫은 박모씨(42)의 실패담을 들수 있다. 박씨는 3년전 주위사람들의 권유로 퇴직금등 총 9천2백만원을 투자해 국수전문점을 열었다. 나름대로 주변정보를 총동원해 버스정류장 부근 건물 2층에 20여평 공간을 얻어장사를 시작했다. 특히 박씨는 점포 입지가 대로변인데다 주변에큼지막한 아파트단지가 있어 성공을 낙관했다.그러나 창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박씨는 자신의 이런 꿈이 얼마나 큰 오산이었는지 깨달았다. 도대체 손님이 오질 않았다. 월세는물론이고 주방 직원들의 월급조차 주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1년도버티지 못하고 점포보증금만 받고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권리금과인테리어비 등 수천만원대의 손해를 보았음은 물론이다. 그렇다면자신만만했던 박씨가 불과 1년도 못돼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가장 결정적인 것은 점포가 1층이 아니라 2층에 있었고, 2층으로올라가는 계단이 너무 가팔랐다는 점이다. 외식업은 특성상 지나가다가 부담없이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박씨의 국수전문점은 그런 면에서 결정적인 핸디캡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목동 5단지내 상가에서 돈가스전문점을 차렸던 김모씨(42)의 경우도 자리를 잘못 잡아 실패한 케이스에 속한다. 김씨는 창업전 일단돈가스전문점을 택한 후 고민 끝에 목동에 자리를 잡았다. 아파트단지가 밀집돼 있어 시장성에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특히 김씨가 점포를 낸 5단지는 대형아파트 밀집지역이라 돈가스의 주수요층인 어린이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다른 단지에 비해 세대수가 많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유형 2 : 장사가 적성에 안맞아… 서울 명일동 의류할인점 이모씨 사례장사가 적성에 맞지 않아 실패하는 사례도 있다. 장사도 어느 정도하면 노하우가 쌓이고 손님을 대하는 요령도 터득해가지만 선천적으로 이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지난해 서울명일동에 의류 할인점을 냈던 이모씨(39)도 그랬다. 이씨는 남편이불의의 사고로 사망후 생각끝에 재고의류를 떼다가 파는 소형아울렛매장을 차렸다. 여러가지 자료조사를 해본 결과 불황에는 할인형형태의 점포가 전망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이씨는 장사수완이 거의 제로상태였다. 손님이 들어오면 그저 『이 옷 좋아요』 혹은 『아주 예쁘네요』만 연발했다. 원래 태생이 숫기가 부족하고 말주변이 없었던지라 장사에서도 이런 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할인점의 특성을 감안해 가격이 왜 싼지, 제품의 질은 어떤지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던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씨가 파는 의류를 그저 그런 싸구려 정도로 인식했고 좀처럼 사주질 않았다. 이씨가 장사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는점은 그후 이씨에게 점포를 인수한 사람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점에서 알수 있다.● 유형 3: 전문적 기술 노하우 부족… 서울 강남 CD대여점 최모씨 사례그런가 하면 전문노하우가 없어 손해를 보기도 한다. 특히 첨단업종관련 사업의 실패 원인 가운데 이런 경우가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CD대여점 사업에 뛰어들었던 미혼녀인 최모씨(27)의 실패사례도 마찬가지다. 최씨는 창업하기전 회사에서 익힌 컴퓨터 실력만을 믿고 일을 시작했다. 물론 그래봐야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해 서류를 작성하고 PC통신을 하는 정도였다. 본사에서도 기본만 돼 있으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부추겼다. 그러나 최씨는 막상 CD대여점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실력이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다. 표면적으로는 CD대여점이었지만 실제로는 어느 정도의 컴퓨터실력은 갖추고 있어야 했다.예를 들어 손님 가운데 CD를 빌려다가 컴퓨터에 끼웠는데 무슨 일인지 제대로 그림이 뜨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주인인 최씨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자신의 실력으로는 왜 그런 일이 생기는지 도대체 알 도리가 없었다.주변의 컴퓨터도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하루하루가 즐겁기보다는 일이 점점 두려워졌다. 결국 최씨는자신도 없는데다 장사도 신통치 않아서 1년여만에 점포를 처분했다.● 유형 4: 업종 선택 잘못… 서울 청파동 커피전문점 전모씨 사례업종을 잘못 선택해 뜻을 펴보기도 전에 쓰러지는 일도 적잖다.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가 지난 96년말 서울 청파동에 커피전문점을열었다가 10개월만에 철수한 전모씨(30)의 경우다. 전씨는 당시 퇴직금과 결혼자금을 미리 내준다는 명목으로 부모님한테 얻은 돈 등총 5천5백만원을 투자했다. 점포 크기는 약 20평 정도로 커피전문점 치고는 비교적 좁았다. 물론 전씨 역시 큰 욕심은 없었다. 그저직장생활하던 시절에 벌던 정도만 수입을 올려도 괜찮을 것이라는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첫달부터 빗나갔다. 차를 마시러 들르는 손님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여대 앞이라 위치도괜찮은데다 인테리어도 신세대 취향에 맞췄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정은 영 딴판이었다. 매출이 안올라 점포임대료를 내기에 바빴던 전씨는 급기야 창업 10개월만에 두손을 들고 장사를 포기했다. 그 사이 손해도 만만치 않아 인테리어비와 권리금 등 거의 3천여만원을 까먹었다.전씨의 커피전문점은 외형적으로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시야를넓혀 주변을 살펴보면 금방 무엇이 잘못됐는지 들어왔다. 그 가운데서도 결정적인 것은 주변에 라이벌 점포가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한집 건너 하나꼴로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자리잡고 있었다.그런 상황에서 별로 눈에 띄지도 않는 조그마한 가게를 앞세워 진출을 시도했던 것은 전씨의 큰 실책이었다. 차라리 주변에 별로 없는 업종을 하나 골라 창업하는 것이 훨씬 나을 뻔했다. 결국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무턱대고 커피전문점을 고른 것이 실패를 부른최대의 원인이었다.● 유형 5 : 지나친 투자… 서울 상계동 피자전문점 조모씨 사례자금동원 능력을 넘는 지나친 투자가 화를 부르기도 한다. 주변에서 보면 준비한 자금 이외에 은행 대출 등을 받아 투자하기도 하는데 창업 전문가들은 이는 극히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한다. 서울 상계동에 1억여원을 들여 피자전문점을 냈다가 1년6개월여만에 친척에게 넘겨준 조모씨(45)는 당초 노원역 부근에 분식집을 낼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준비한 창업비용은 약 4천여만원이었다. 그러나조씨는 정작 업종을 선택하는 단계에서 피자전문점으로 바꾸었다.주변에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데다 유동인구도 많아 괜찮을 것 같았다. 모자라는 6천여만원은 살고 있던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에서 4천만원을 대출받고 나머지는 친구한테 빌렸다. 장사는 그런대로 잘됐다. 인건비와 본사에 내는 재료비를 제하고도 한달에 2백50만원안팎은 떨어졌다. 그러나 늘 빌린 돈 6천만원이 문제였다. 이자만도 한달에 80여만원이 나갔다. 게다가 1년이 지나면서 친구가 빌려준돈을 갚을 것을 요구해왔다. 결국 조씨는 몇달을 끌다가 더 이상버틸 방법이 없자 얼마간의 손해를 감수하고 처분하고 말았다.이밖에도 의욕적으로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사례는 수없이 많다.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창업을 했다가 본사가 문을 닫고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거나 부도가 나서 피해를 보는 경우, 임대차 계약이 끝난다음 건물주에게 일방적으로 내몰리는 경우 등 그 유형은 숱하다.결국 이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귀띔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요모조모 살핀 다음에 창업전선에 나서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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