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문제 없나

지난해 9월 16메가 D램의 손익분기점을 이룰수 있는 가격은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4달러에서 6달러 사이에서 형성됐다. 그런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업체의 가격경쟁력을따라잡을 업체는 어느 나라에도 없어졌다. 대우증권의 분석자료에의하면 한국의 경우 1월12일 기준으로 환율이 1천7백26원일 때 손익분기점이 2.81달러다. 반면 일본은 5.48달러, 대만이 3.61달러였다. 16메가 D램의 가격파괴를 주도했던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경우4.05달러에서 4.69달러다. 1월12일 16메가 D램 현물가격이 3.40달러일 때 일본 대만 미국업체들은 모두 손해를 보며 팔아야 할때 한국업체들은 0.59달러의 이익을 보며 팔수 있었다.그러나 원화가치 절하는 반드시 국내 업체들에 호재만은 아니다.우선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한국반도체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덤핑제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일 덤핑판정을 받게 되면 비싸게 팔수 있어 판매이윤폭은 좋아지지만 생산량의 제한을 받게돼 시장 주도권을 잃게되는 결과를 초래할수 있다.◆ 덤핑판정 기준, 자의성에 문제생산 수량이 늘어야 그만큼 단가를 내려 싸게 팔아도 이익을 낼수있다. 93년과 94년 한국이 반도체산업에서 초호황을 누릴수 있었던것은 일본이 덤핑판정으로 생산량을 늘릴수 없을 때 공격적으로 증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한국이 덤핑판정을 받게 되면 그 수혜를 대만업체나 미국업체들에 뺏기게 된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전병서 위원은 『결국 덤핑판정이란게 한국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뺏는 수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문제는 덤핑 판정에 자의성이 있다는데 있다. 덤핑판정 기준은 내수가와 수출가를 비교하거나 미국시장과 역외시장 가격을 비교하기도 한다. 혹은 판매가격이 원가이하면 덤핑으로 판정하기도 한다.그런데 원가를 따지는 기준을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 덤핑혐의를 뒤집어 씌울 수 있다. 즉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덤핑혐의를 걸수 있다는 의미다.그러나 삼성전자의 정의용이사는 『덤핑판정 기준가격이 97년초 가격이기 때문에 현재의 환율을 고려한 가격은 이번 덤핑판정에 이용할 수 없다』며 현재 환율로 인한 가격하락에 따른 덤핑판정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현금 늘어도 재무구조 개선 쉽지 않아또한 환율급등으로 국내 반도체산업 가격경쟁력이 강화됐지만 환율급등을 초래한 국내 금융상황은 내일을 위한 투자를 가로막는 상황이다. 반도체 투자효과는 보통 1년~ 1년반 이후에 나타난다. 95년과 96년에 투자해 98년 장사하는게 반도체산업이다. 마찬가지로 99년과 2000년 장사는 97년과 98년에 투자한 걸 밑천삼아 장사해야한다. 99년과 2000년의 장사품목은 64메가 차세대제품과 256메가 D램이다. 256메가 양산을 위한 시설투자를 지금해야 한다는 뜻이다.그런데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현재 투자를 늘릴 여력이 없다. 투자재원을 마련할 차입줄이 근본적으로 막혀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도 없고 국내에서 회사채를 조달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설비투자자금을 연리 20%가 넘는 고금리로 조달하는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규투자는 꿈도 못꾸는 상황이다. 다만 보완투자만 할 뿐이다. 투자를 하려해도 투자재원을 마련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그렇다고 올 하반기에 반드시 경기가 회복된다는 보장도 없다. 반도체 공급량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대만업체들이 64메가 D램 생산설비를 앞당겨 가동할 수도 있고 일본업체들이 수율을 더 높일수도 있다.공급변수는 단지 공장증설에만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올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에 회의적인 견해를 표시하는 전문가도 있다.환율급등으로 반도체매출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은 늘지만 재무구조는 최악의 상태다. 지금 국내 반도체업체는 호황기가격의 반도체매출과 취약한 재무구조 사이에서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어떤 회사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세계 반도체매출 상위 20위에도 끼이지 못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은 35억달러다. 그럼에도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독특한 영업방식과 기술력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사업방식은 첨단제품을 누구보다 먼저 만들어 이익을 챙긴뒤 빠르게 차세대 제품으로 넘어가는게 일반적이다. 경쟁사보다 늦으면 늦을수록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이윤폭이 줄어 도태되기 마련이다.그런데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이미 공급과잉상태인 16메가 D램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사들은 16메가 D램의 가격하락으로 고전하고 있을때 16메가 D램 가격파괴로 떨어진 D램가격을 더 떨어뜨리면서 이윤을 챙겼다. 프로세스를 단축하고 수율을 높여 원가를 줄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96년 8월부터 8인치 웨이퍼를 사용하면서 칩생산성을 두배로 높인게 주효했다.이제 관심의 초점은 64메가 D램 시장에서도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D램가격파괴」에 나설 것인가이다. 64메가 D램 양산에 돌입하는내년상반기이후 어떤 가격정책을 내세울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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