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중 기아자동차 퇴계로 지점장

기아자동차 서울 퇴계로 지점장 김연중(43)씨. 자동차 최다판매로기네스북에 오른 영업의 귀재. 현장 영업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정리한 「고객의 마음 뚫기」란 베스트 셀러의 저자이자 인기 마케팅 강사 겸 칼럼니스트. 김연중이란 이름 석자 앞에 따라 붙는 수식어는 한 두 개가 아니다. 평범한 영업사원에서 이처럼 화려한 수식어의 주인공이 된 그는 실제로 자동차 업계에선 모르는 사람이없는 유명인사다.그의 자동차 판매 기록은 놀랍다. 지난 78년부터 89년까지 12년간총 4천4백48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연평균 3백58대 꼴이다. 특히 89년엔 한햇동안만 5백58대를 판매했다. 일요일을 빼곤 하루에 2대씩의 자동차를 팔았다는 얘기다. 이 기록은 아직도 자동차 업계에서 깨지지 않는 신기록. 영업 일선에서 발로 뛸 때 세운 이 기록은현재 한국 기네스북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세계 기네스북엔 심사를 거쳐 올 연말께 등록 여부가 확정될 예정인데 등록이 거의 확실하다.과연 비결은 무엇일까. 그의 대답은 의외로 평범하다. 『역시 신용입니다. 영업의 기본은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거지요. 그리고 성실해야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어려울땐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해요.고객을 소중히 생각하며 많이 만나고 자주 전화하고, 그렇게 하는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김지점장은 말처럼 「기본」만 행한 평범한 세일즈 맨은 결코 아니었다.우선 그의 치밀하고 악착 같음이 그렇다. 『무엇보다 사람을 많이만나는 게 중요하다 싶어 청년회의소(JC) 라이온스 등 각종 사회단체와 동호인 모임에 가입해 인맥을 넓혔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A급고객이 6천여명 정도예요. 지금은 특별 주문해 만든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이들을 모두 관리하고 있습니다.』 김지점장이 강조하는 소위 「테리터리 전략」(자기 판매구역을 철저히 공략하고 사수하는것)이란 것도 그의 악착성의 일면이다. 영업사원 시절 「내지역,내고객은 절대 뺏기지 않는다」는 자세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km내의 고객을 집중 방문하면서 점차 그 반경을 넓혀 가는 스프링판매를 통해 목표를 달성했다고 그는 소개했다. 또 고객을 만날 땐구매심리 정도에 따라 속마음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곤 한단다. 과학적인 치밀함을 엿볼 수있는 얘기다.김지점장은 프로정신도 남다르다.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세일즈는 그 자체가 「성공」을 위해 존재합니다. 따라서 프로 세일즈맨은 자신의 몸값을 늘 생각해야 해요. 내가 어느정도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항상 신경쓰며 그 몸값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영업직종에 대한 자부심도보통이 아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목소리를 높였다.『영업이야 말로 가장 고도의 전문분야로 경영의 핵심영역입니다. 과거 만들면무조건 팔리던 시대엔 생산이나 관리가 중요했지만 요즘같은 수요자 우위 시장에선 영업이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지요. 영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치밀한 전략과 전술을 갖춘 전문가만이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인식이 사회적으로 빨리 확산됐으면해요.』 지난 94년 「고객의 마음뚫기」란 영업 실무지침서를 쓴것도 후배들에게 영업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그 노하우를 전수하기위한 것이라고 한다.그는 이런 프로정신에 애사심도 강해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기도하다. 과거 강성이던 기아 노조의 파행에 대해 용기있게 나서 문제를 지적했던 일화나 96년 초 중견간부 15명이 회사 경영혁신개혁안을 당시 김선홍회장에게 제안할 때 그가 영업직 대표로 참여한 것등은 자동차 판매왕 김연중의 또다른 모습이다. 김지점장은 자신의억척스런 자동차 판매가 상당부분 애사심에서 기인했음을 부인하지않는다.어쨌든 그는 요즘 서울 강북의 핵심 점포인 퇴계로 지점을 맡아 20여명의 후배 영업맨들을 지휘하고 있다. 지난 90년 영업직을 포기하고 관리직으로 전직한 후 지점 관리를 맡고 있는 것. 영업에서일가를 이룬 그가 관리분야의 섭렵에도 욕심을 낸 셈이다.그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영업엔 어떤 법칙이 있는 게 아니다. 그때그때 경제여건이나 시장상황에 따라 전략과 전술이 달라야 한다. 이는 누가 말해준다고 알 수있는 게 아니다. 남의 노하우를 그대로 베낀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자기 스스로 현장을 뛰면서 체험하고 느끼고 깨달아야 한다.이를 자기 나름의 철학으로 정립했을 때 그는 비로소 프로 영업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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