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누가 움직이나

국회의사당이 정면으로 보이는 여의도 증권감독원 빌딩. 이곳10~11층에 금융감독위원회가 둥지를 마련했다. 금감위는 국내 모든금융기관의 효율적인 감독을 위해 각 감독기관을 통합하고 감독에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를 둬야 한다는 구상에서 탄생됐다.금감위의 최고 사령관은 이헌재위원장. 이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금융개혁과 재벌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며 『그동안 구조조정이라는 말을 썼으나 「개혁」으로 바꾸자』고 강조했다. 금융산업과 기업을 대수술하는 작업을 고강도로 추진하겠다는 의욕을과시했다.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는 이위원장은 새정부들어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한때 잘 나가던 재무부 정통관료였다. 69년 1월 사무관으로 임용된 후 기획관리실에 잠시 있다가 노른자위인 이재국으로 옮겨 그곳을 지켰다.청와대 비서실에도 파견돼 잠시 근무했다. 김용환 자민련부총재가재무장관이던 시절 재무부 핵심인 금융정책과장을 맡았다. 이렇게잘 나가던 그가 금융정책심의관(부이사관)을 끝으로 재무부를 떠났다. 80년 신군부가 정권을 잡던 정치 격변기였다. 재무부를 떠난후 때로는 야인으로, 때로는 관변에서 일을 해왔다. 증권관리위원회상임위원도 맡았고 김&장 법률사무소와 조세연구원 자문위원도 지냈다. 그러던 그가 새정부 출범전 비상경제시국을 돌파하기 위해마련된 비상경제대책회의 실무기획단장으로 발탁되면서 화려하게재기했다. 김부총재의 사랑과 김대중대통령의 높은 평가를 바탕으로 금융계의 새로운 황제로 불리는 금감위 위원장을 맡게 된 것이다.◆ 이헌재 위원장 ‘화려한 재기’김대통령이 존경하는 진의종 전 총리의 사위이기도 하다. 그와 함께 일해본 사람은 그를 아이디어가 많은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경제전반에 대한 확고한 주관과 튀는 아이디어로 많은 일을 할 사람이라는 평이다. 그는 「이천재」라는 별명도 있다.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를 내 밀어붙이는 힘이 강한만큼 때론 「강성」이니 「원맨쇼」니 하는 폄하도 뒤따른다.그와 함께 금감위를 이끌어갈 인물은 다양하다. 우선 위원회구성원부터 보자. 위원회는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당연직은 재경부차관, 한국은행 부총재, 예금보험공사 사장이다. 비상임위원은 3명이다. 김세원 서울대교수, 국찬표 서강대교수, 강병호 한양대교수등이 그들이다.관심은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이다. 부위원장은 윤원배 전 숙명여대경제학과 교수. 그는 광주일고를 나온 호남 출신으로 김태동 경제수석 등과 함께 김대통령의 경제참모역을 해왔다. 일본 와세다대학교환교수로 지내던 중 대선때 들어와 김대중캠프에 경제자문을 했다. 김대통령의 경제자문단인 중경회 멤버이기도 하다.이용근 상임위원도 호남 출신으로 윤 부위원장보다 연배가 위다.그는 이위원장과 재무부에서 함께 일했다. 수더분하면서도 일처리가 치밀해 미국 재무관을 지낼 정도로 승승장구했으나 그후 핵심을벗어났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재정경제부 차관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이위원장을 도와주라는 이규성 재경부장관의 요청으로 상임위원을 맡게 됐다.◆ 태스크포스팀 운용… 현안 신속 처리금감위와 직접 관련된 위원회는 증권선물위원회다. 위원은 모두 5명이다. 증선위원장은 금감위부위원장이 맡는다. 상임위원(1급)으론 재경부 국민생활국장을 지낸 김종창씨가 임명됐다. 재경부 금융정책과장을 지냈다. 증선위 비상임위원은 모두 3명. 황영 한국자금중개사장, 윤영섭 고려대교수, 박무 한국일보 편집국 국차장 등이선임됐다.금감위 행정업무를 맡는 공식 조직으론 기획행정실이 있다. 행정실장은 재경부 출신인 이우철국장이 맡았다. 총리실 파견중 금감위가총리실 산하로 들어가면서 설립 준비작업을 진두 지휘해왔다. 이국장은 이위원장의 경기고 서울법대 후배다. 이우철국장을 돕는 사람들로 재경부출신 석일현과장, 은감원 출신 이종호부국장, 보감원 출신 박일수 부국장 등이 있다. 행정실 직원은 15명이다.금감위 직속은 아니지만 업무적으로 핵심인 금융구조조정기획단이주목을 받는다. 이 기획단은 정부및 IMF와 협의해 금융산업 구조조정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은행 종금 리스 보험 투신 등 모든 금융기관의 구조개혁을 맡게 됐다. 금융기관 수술실 격이다. 기획단장은 재경부출신 연원영국장. 금융전문가다. 연국장과함께 일할 사람들로 이두형 강형욱 김범석 과장 등이 기획단을 떠받치고 있다. 옛재무부 이재국과 국제금융국등에서 오래 일한 전문가들이다.기획단 말고도 금감위 관련 기구로 태스크포스 형태의 팀들이 4개나 있다. 이들 태스크포스는 이위원장이 현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기위해 만든 별동대 같은 조직이다. 금융관행개선팀 감독조직혁신팀감독규정개혁팀 통합기획조정단 등이 그것이다.팀장의 면면이 이채롭다. 통합기획조정단장은 정기홍 은행감독원수석부국장이 맡았다. 정단장과 함께 은감원에서 온 이명천 수석부국장은 감독규정개혁팀장을 맡고 있다.이들과 함께 태스크포스진을 구성하고 있는 인물로 서근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과 최흥식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이 있다. 서위원은 금융관행개선팀장, 최연구위원은 감독조직혁신팀장을 맡았다. 재경부나 감독기관 직원들도 아니면서 팀장을 맡아 주목을 끌고 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