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렀거라 불황

취재·김용태 이종준 차병석 김상헌 박영암 구너성희 기자IMF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 기업의 노력은 눈물겹다. 대기업,중소기업할 것없이 기업들은 지금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개선하기위해 동원할수 있는 아이디어는 모두다 동원, 위기타개에 나서고있다.이면지사용이라는 단순한 비용절감에서 출발했던 기업의 위기타개책은 올해들어 임금삭감으로 보다 강도를 높인데 이어 정리해고라는 칼바람으로 돌변했다. 이 태풍은 과장급이상 간부급을 대상으로하다 이제는 대리급 평사원에까지 몰아치고 있다.기업들의 위기타개책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인건비절감이라는경비절감방안도 모자라 불요불급한 투자마저 연기하는 사태로까지이어지고 있다. 이마저도 묘책은 되지 못해 일부기업은 아예 알짜계열사를 매물로 내놓는 극약처방까지 쓰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경영력은 온통 IMF위기 극복을 위한 경비절감에 집중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같은 기업의 위기극복노력에 대해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경비절감등 이같은 방안이 과연 IMF위기 극복의 특효약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위기를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이런 소극적 방안으로는 곤란하고 보다 공세적인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최근 아시아 70여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IMF위기 대응방안에 대한조사를 한 앤더슨컨설팅사는 응답기업의 70%가 경비절감이라는 수세적인 경영전략으로 위기돌파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이런 방식으로는 위기는 절대 기회가 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위기때는 오히려 공세적인 경영전략이 위력을 발휘할수 있다는 것이앤더슨의 시각이다.◆ 위기를 기회로 … 선진기업 벤치마킹 필요이 회사는 공격 경영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 기업사례로 미국 시티뱅크 남미지사를 들었다. 80년초 남미에서 외채위기가 발생하자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철수했으나 시티뱅크는 오히려 지점수를 늘리고전산설비투자, 신상품개발에 열을 올리는등 역전의 경영에 혼신의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이결과 시티뱅크는 오늘날 남미에서 제 1의금융기관으로 자리잡고 쾌속항진중이다.굳이 앤더슨컨설팅사의 조언을 따르지 않더라도 현재 우리 기업들이 흘리고 있는 「눈물」이 「고진감래」의 결실로 맺어지기 위해서는 공격경영이 유일한 대안이다. 당장 먹기에 곶감이 달 듯 인원을 줄이고 투자를 유보하면 단기에 효과는 나타나지만 이것은 결코바람직한 대책은 되지 못한다.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선 공격경영이 우리 기업들에 무엇보다필요한 실정이다. 먼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멈추어서는 안된다.지난 2월 통상산업부(현 산업자원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IMF위기를 맞아 기업들은 연구개발비를 전년도에 비해 18%정도 축소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그러나 위기 때 선진국 기업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독일 자동차회사 BMW는 50년대말 무리한 차입경영으로 도산위기에 몰렸다.최악의 경우 경쟁업체인 메르세데스 벤츠에 통합될 가능성도 컸다.이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 BMW는 기술개발로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 지금 세계자동차산업을 리드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공격경영으로 역전드라마를 연출한 것이다.인재에 대한 투자도 과감히 이뤄져야 한다.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기업들은 정리해고라는 칼을 들고 나섰지만 사실 이과정에서 고급인력의 손실또한 적잖다. 이들 상당수는 현재 헤드헌팅업체를 통해외국계기업으로 옮긴 상태다. 전경련부설 자유기업센터 공병호소장은 『지금은 모르겠지만 경기가 좋아지면특정분야에 정통한 고급인력이 부족, 기업들은 애를 먹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며 위기일수록 고급인력양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와함께 영업망 및 서비스조직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외국기업들은 우리 기업들이 위기타개책의 일환으로 영업망축소 등에 나서자 이 틈을 과감히 비집고 들고 있다. 국내시장잠식의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증권업계의 경우 약정고가 중위권인 일부 증권사는 업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지점확충등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한골 먹었다고 위축되면 추가골을 먹는 것은 축구에서만 있는 일이아니다. 이것은 기업경영에도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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