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건물 이렇게 고쳤다

조금만 손보면 수익 짭짤리노베이션은 노후한 건물을 단순히 새단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건물내·외관을 손봄으로써 값어치를 한단계 높이는 것은 물론부동산자산의 처분시에도 건물주에게 유무형의 이익을 가져다준다.물론 공사비용이라는 선투자가 조건으로 붙기는 한다. 하지만 부동산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요즘 부동산을 그대로 묵혀 애물단지로 두는 것보다는 필요한 곳을 손봐서 가치를 높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여기에 소개된 리노베이션사례들도 그렇다. 대부분의 건물주인들은 리노베이션에 아주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역시「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것이다.◆ 20년된 양옥을 카페로..흑석동 O₂의 정봉희씨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자리잡은 중앙대 입구로 진입하다 보면 건물외관을 온통 하얀색으로 도배한 듯한 건물이 있다. 「O₂」라는 간판을 걸고있는 이 건물은 원래 카센터이던 건물을 카페로 리노베이션한 것. 1·2층 모두 합쳐 60평정도로 개조 전만 해도 1층은 카센터, 2층은 주택으로 사용되던 건물이었다.양옥집으로 지어진지 25년이 넘은 이 노후한 건물을 리노베이션한사람은 지금 카페를 운영하는 정봉희씨. 정씨는 보증금 6천만원에월 2백30만원의 임차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건물주인과 5년 임차계약을 맺었다. 업종선택에 고심하던 정씨는 대학가이지만 주민들이 편하게 쉴 공간이 없다는 점에 착안하고 건물에 대한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다.대학생과 주민들을 위한 휴식처로 카페를 목표로 했다. 공사는 지난 97년 6월부터 2개월에 걸쳐 공사가 진행됐다. 타일 미장 등 몇가지 부분은 그때그때 인력시장에서 인부를 구해 함께 작업을 하고전기설비 등은 과거 경력을 밑천 삼아 손수하면서 비용을 줄였다.전체를 주택으로 사용했던 2층의 7평정도만 살림집으로 두고 나머지는 모두 카페로 바꿨다. 대신 1층은 젊은 대학생을 위해 감각적인 장식을 했고 2층은 편안함을 주는 인테리어를 했다.이렇게 카페로 리노베이션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모두 4천1백여만원. 철거비 3백80만원, 미장공사 3백만원, 목공사 3백50만원, 페인트공사 3백80만원, 상하수도공사 1백20만원, 위생설비공사 2백80만원,배기설비공사 3백80만원, 유리공사 3백만원, 조명공사 2백만원, 잡부인건비 5백만원 등이 소요됐다. 그리고 주방기기 등 집기류일체를 구입하는데 8백30만원, 기타공과금 1백40만원 등이다.그러나 리노베이션으로 투입된 비용 못잖게 이익을 보았다는게 정씨의 말이다. 『기존의 카페를 인수하거나 상가에 들어가는 것에비해 권리금이 없는 등 전체적인 초기투자금액이 줄어드는 이점이있고 영업도 다른 카페에 비해 훨씬 잘된다』는게 정씨의 말이다. 정씨는 또 『건물주인도 다 쓰러져가는 건물을 약간의 비용을 들여고쳐 놓으니 「헌집이 새집이 됐다」 「건물 값어치가 올라서 좋겠다」는 등의 소리를 주변에서 듣는다며 아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허름한 단독주택을 리노베이션.......명륜동 김두환씨전통적인 ㅁ·ㄷ자형의 한옥들이 아직도 군데군데 무리를 이루고있는 명륜동. 그러나 한편으로는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돼 좁은길을 사이에 두고 비슷하게 생긴 다세대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획일적인 느낌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그중 혜화동로타리에서국민생활관쪽으로 1백m 정도 가다보면 정갈하게 정돈된 단독주택을 볼 수 있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복층구조의 멋드러진 2층 양옥집으로 개조한 김두환씨의 집이다. 리노베이션이 잘돼 동네사람들이 오가는 길에 구경을 한다는 집으로 소문이 나있다.김씨가 리노베이션을 하게 된 것은 구청의 도로구획으로 한쪽 벽면을 헐면서. 모건축연구소의 시공팀장으로 공사경력이 풍부했던 김씨는 아예 리노베이션으로 자신이 살기에도 편리하고 임대도 놓을수 있는 집을 꾸미기로 결심하고 건축경력을 살려 직접 공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었다. 벽을 헌 대신 구조를 보강하고 외장을 타일에서 벽돌로 마감해 외관을 더욱 고급스럽게 했다. 김씨가 살 위층은 동쪽으로 난 벽에 동네를 굽어볼 수 있는 큰 창을 설치, 조망과 실내의 채광도를 높였다. 아이들을 위해 위층에 있던 다락방을2개의 방으로 개조했으며, 남쪽에는 응접실 겸 김씨의 작업실을 꾸몄다. 이렇게 리노베이션을 하는데 들어간 돈은 모두 4천만원정도.자신이 거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다시피 한 것에 비하면 만만찮은비용이었다.그러나 지금 김씨는 리노베이션에 대해 큰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공사초기에는 다른 집처럼 다세대주택을 지으라는 말을 들었지만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길 잘했다』는게 김씨의 말이다. 다세대를지었을 경우 지하 1층 지상 4층의 연면적 80평정도로 지을 수 있으며, 건축비를 제하면 2개층 반 즉 40평이 김씨 소유로 된다. 그러나리노베이션으로 1층 2가구는 전세를 놓고 2층 43평은 직접 사용하니 경제적으로 손해볼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리노베이션을 마쳤을 때에는 주변에서 「저렇게도 변할 수 있을까」하며 엄청 놀라는반응이었다』며 『리노베이션을 한 후에 다른 집들에 비해 집값을더 받을 수 있다는 부동산중개업소의 말처럼 분명히 자산가치상승이 있다』는게 김씨의 말이다.◆ 상가 개조, 사업주·임차인 모두 '이익'....신촌프라자신촌 기차역 앞에 말쑥하게 새단장한 신촌프라자. 보증금과 권리금의 초기투자비에 금융비용 등 고정비용의 증가로 상가의 투자메리트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리노베이션을 통해 건물주나 임차인 모두이익을 본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는 건물이다.원래 이 건물은 개인소유의 건물이었던 것을 지난 96년 경남기업에서 대형상가신축을 계획하면서 인수한 건물. 인수당시 경남기업은지금의 신촌프라자건물은 물론 그 뒤쪽의 땅까지 매입해 대형상가건물을 짓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땅소유자가 지나치게 고액을 요구해 부지매입이 어렵게 되면서 리노베이션으로 방향을 바꿨다.리노베이션 공사후 분양전략을 기존 상가의 높은 권리금부담을 감안해 임차인들의 초기투자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신촌프라자주변 1층 의류점과 비교하면 IMF로 상가보증금과 권리금이 떨어졌다지만 지금도 평당 보증금과 권리금이 각각 3천만원, 1천5백만원정도씩 들어간다. 10평을 임대할 경우 총투자비는 4억5천만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신촌프라자의 경우 보증금 평당 1천8백만원에다 권리금이 없어 10평을 사용한다면 1억8천만원이면 된다. 서울시내 최고상권의 하나라는 이대앞에서 그만큼저렴하게 점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주변과 비교해 권리금이 없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는게 경남기업 주택사업부 이병규과장의 말이다.건물주인 경남기업도 리노베이션비용을 훨씬 웃도는 임대수익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양을 대행한 한국부동산컨설팅의 수익성분석에 따르면 비용으로 기존 임차인보증금 4억원 리노베이션공사비 6억원 등 모두 10억원이 들었으나 임대가 전부 이뤄졌을 경우 보증금수익으로 40억원이 들어와 30억원의 순수익이 발생하는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컨설팅 서부지사 박남신씨는『현재 약 50%정도가 임대계약을 맺고 입점했거나 입점을 준비중이며 관망중인 사람들이 많아 나머지도 조만간 임대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또 『계약을 한 50%중 절반은 전세, 나머지절반은 월세입점자들로 이미 전세보증금만으로도 리노베이션비용10억원을 뽑았다』고 말했다. 결국 리노베이션으로 임차인과 건물주 모두 이익을 보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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