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실업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몰아닥친대량해고의 여파로 하루에 무려 1만여명의 실업자가 발생하고 있는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정부 통계를 보면 오래전에 1백만명을 돌파했고, 최근에는 1백30만명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를 실업률로 치면 6%에 달한다고 한다. 경제활동인구 1백명당 6명이 집에서 무위도식하며 놀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정부의 이런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실업자수가 이보다 훨씬 더 많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일부 민간연구소들은 실업자수가 이미 2백만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또 재야단체 가운데는 실업자수가 3백80만명에 이른다고 얘기하는 곳도있다. 어느 편의 설명이 맞는지 아주 혼란스러울 정도다. 하지만분명한 것은 실업문제가 이미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여기서 더욱 큰 문제는 재취업이 무척 어렵다는 사실이다. 일자리자체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까닭에 일단 실직을 한 다음 다른데를 알아보려고 해도 채용을 하는 곳이 별로 없다. 재취업박람회장에서 만난 한 실직자는 배운 게 죄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여기저기 많이 알아봤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갔고, 공사판이라도 가서 일을 하고 싶지만 받아주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실직자는 생활정보지를 보다가 운전직을 뽑는 데가 있어 핸들이라도 잡아볼 요량으로 전화를 해봤으나 그때마다 이미 채용을 끝마쳤다는 얘기를 듣고깨끗이 포기했다고 말했다.경총에서 운영하는 인재은행의 통계를 보면 재취업하기가 얼마나어려운가를 단적으로 알수 있다. 지난 1월부터 3월말까지 경총에재취업을 하고 싶다며 등록한 실직자는 모두 2천8백28명이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단 1백6명만이 일자리를 구했다. 재취업 성공률이3.7% 밖에 안되는 셈이다. 요즘 주변에서 자주 열리는 취업박람회장도 마찬가지다. 참가자는 수만명에 달하지만 여기서 실제로 취업에 골인하는 경우는 5%를 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나마 최근들어서는 참여업체가 없어 개최 자체가 흐지부지되는 사례도 있다는 후문이다.◆ 실업률 6% … 1백명당 6명 ‘무위도식’그렇다고 실직자들 입장에서 마냥 앉아서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어차피 창업을 하지 않고재취업을 준비한다면 자기자신을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언젠가는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여기에 대비해 능력을 쌓아나가야한다는 얘기다.이번의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이는 아주 뚜렷하게 나타났다. 남자와여자의 경우가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어쨌든 경쟁자들과 비교할 때 능력 면에서 앞서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자격증의 경우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재취업을 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자격증에 대해서는 조심할 부분도 있다. 사설학원이나 교재를 만드는 출판사들이 과장광고를 하는 바람에 실제보다 부풀려진 면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기 자신의 경력을 돋보이게 하는 자격증 한두 개쯤은 따둘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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