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금융기관 고르기

BIS비율과 신용등급 등 잘 살펴야

「안전한 금융기관을 찾아라.」요즘 투자자들의 고민이다. IMF체제 이후 고금리 행진이 지속되면서 고수익을 찾아 헤매던 투자자금이 일대고비를 맞고 있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어느 금융기관이 졸지에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얼마전까지만해도 정부는 모든 예금에 대해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겠다고 밝혀왔다. 금융기관이 파산하더라도 정부가 원금과 이자를보장해주기 때문에 경영건실도와는 상관없이 고수익을 제시하는 금융기관에 돈이 몰렸다. 그러나 정부가 원금과 이자에 대해 일정한부분만을 보장하겠다고 방침을 바꾸면서 금융기관의 안전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과정에서 부도가 나면 이자는고사하고 원금마저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설혹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더라도 투자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자금을 쓸 수없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제 투자자는 81조의 부실채권을 안고있는 금융기관들 가운데 우량기관만을 골라 투자해야 하는 시대를맞고 있다. 현재로선 확실한 선택기준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신력있는 평가기관들의 금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를 잘 살펴보면 우량금융기관을 선택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부문별 금융기관선택요령을 살펴본다.◆ 은행정부는 최근 은행권에 대해 오는 6월하순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작업에 착수, 9월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부실은행들은문을 닫거나 다른 은행들에 흡수합병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금융기관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대표적으로 이용된다. BIS비율은 보통 안전성을 나타내는 기준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자기자본비율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BIS비율이 높다는 것은 위험을 고려한 자산과 비교했을때 자기자본이 상대적으로 충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결제은행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활동하는 은행들에 최소한 8%의 BIS비율을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험도가 높은 대출이나 증권투자에 따른 손실로 금융기관이 일시에 부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은행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은행의 건전도를 따질 때에는 우선 BIS비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3월말 현재 BIS기준이 넘는 시중은행은 모두 6개로 이중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각각 10.29%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은행에서도 모두 6개의 은행이 8% 이상의 BIS를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전북은행은 13.27%, 경남은행이 12.27% BIS비율을 기록했다.BIS비율 이외에도 신용평가 기관들의 신용등급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S&P와 무디스사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들도 수시로 국내금융기관들에 대한 신용을 평가, 발표하고 있다.지난 5월초 무디스사는 국내은행들의 신용등급을 1~3 단계씩 일제히 떨어뜨렸다. 한국의 금융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개별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을 살펴보면 상대적인 우량은행을고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이외에도 은행별 경영실적을 살펴보아야 한다. 최근 은행감독원의발표에 따르면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 이익률이 가장 높았던 은행은 하나은행으로 0.39%를 기록했다.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외환 등 6대시중은행은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종금사종금업계는 지난 2월에 10개사를, 3월에는 2개사를 폐쇄조치하는등 일찍부터 구조조정을 겪었다. 경영 건전도가 매우 낮은 종금사는 일단 퇴출된 상태이나 급격한 금융구조조정과정에서 또다시 문을 닫는 종금사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영업을 계속해온 14개 종금사와 5월부터 영업을 재개한 대한 나라종금사 등 16개 종금사는 지난 3월기준 BIS비율 4%를 넘긴 업체들로 오는 6월까지 6%를 또다시 넘겨야 한다. 또한 내년 6월까지는8%의 BIS비율을 채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 만약 이 기간중 8%의BIS비율 변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BIS비율에 눈을 떼지 말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 종금사들은 이비율을 충족시키기 위해 증자를 속속 실시하거나 예정하고 있어 이러한 증자계획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3월말 현재 6%이상의 BIS비율을 충족시키는 종금사는 9개사로 이중LG종금은 11.4%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사증권사들은 전체적으로 2조8천7백73억원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다.그만큼 위험한 증권사도 상당수에 이른다는 말이다. 최근 고려 동서증권이 영업정지된데 이어 산업증권이 선물부문을 중단하는등 사실상 폐쇄조치에 들어갔다. 증권사도 골라서 이용해야 된다는 얘기다. 정부도 오는 7월 부실증권사에 대한 경영개선조치를 내린 뒤하반기에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늦추어서는 안된다.구조조정대상 기준은 은행의 BIS비율과 유사한 개념의 영업용 순자본비율.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으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하며 부채상환에 충분한 재무유동성의 확보여부를 가늠하는 지료로활용된다. 영업용순자본은 자기자본에서 고정성 자산을 뺀 수치다.또 총위험은 보유유가증권과 지급보증 판매관리비 등에 위험가중치를 감안해 산출한다. 이 비율이 1백50% 이상이면 정상적인 증권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 1백50%이상의 영업용 순자산비율을 보이고 있는 증권사는 모두 27개사. 이중 유화증권은 1천6백60%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신흥 건설 환은스미스바니 신영증권 등이 잇고 있다.증권감독원이 발표하는 증권사경영평가도 증권사선택에 중요한 참고가 된다. 증권감독원은 차입금 과다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상대비교방식으로 증권사의 등급을 결정하기 때문에 국내증권사들간의 비교우위가 그대로 드러난다. 신설 및 부도사를 제외한 31개증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 97 회계연도의 정기경영평가에서는신영 대우 동원 삼성 등 4개증권사가 최상위인 AA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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