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임직원에 다양한 정보 제공

지난해 11월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이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이종훈씨(48)는 당시 더 늦기 전에 뭔가 자기 일을 하고 싶어 과감하게사표를 던졌다. 직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컴퓨터 관련 사업을 하고싶었던 이씨는 퇴직 후 한두달 쉬며 준비하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회사를 그만두고 나오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그때 회사 다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전직장 동료가 삼성이 그룹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창업지원센터에 가보라고 귀띔했다. 창업지원센터가 운영되는지조차 모르고 있던 이씨에게는 희소식이 아닐수 없었다. 곧바로 논현동에 자리잡고 있는 지원센터로 달려가 컴퓨터 창업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추가로 필요한 것은 담당직원에게부탁했다. 결국 이씨는 지원센터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3개월 후 중고PC 유통업을 시작,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사실 다니던 직장을 나오면 대부분 앞이 캄캄하기 마련이다. 완벽한 준비를 마친 다음 퇴직을 하지 않은 이상 심적인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더욱 난감한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맞게 되는 퇴직이다. 하지만 상황이 어렵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을 것같다.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퇴직자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제도를실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우선 창업이나 재취업을 도와주는 지원센터를 두고 있는 곳이 있다. 앞서 말한 삼성의 창업지원센터의 경우 3명의 직원을 배치해재취업과 창업을 도와준다. 자료를 요청하면 즉각 구해주기도 한다. 아직 자금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조만간 이건희 회장이 직접1백억원 안팎의 자금을 출연, 벤처기금 형태로 운영할 방침이다.SK텔레콤의 창업지원실도 비슷한 일을 한다. 지난 2월 전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다음 본격적인 지원작업에 들어간 이곳에서는 퇴직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시켜주고 외부 기관에 의뢰해 컨설팅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필요하면 이에 따른 경비도 보조해준다.◆ 컨설팅업체 연결 시켜주기도현대자동차는 재취업과 창업 교육에 비중을 두고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키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서울과용인 마북리, 울산, 천안 등에 있는 자체 교육시설에 11개의 창업교육과정과 15개의 자격증 취득과정을 개설해놓고 희망자의 신청을받아 2~3주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반 교육비와 숙박비는 무료로 제공한다. 또 기아자동차는 지난 4월부터 판매지원단을 만들어퇴직 후 자동차영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판매교육 등 세일즈에 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퇴직 임직원은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별도의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우들의 모임을 지원해 퇴직자들에게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회사들도 적잖다. 삼성의성우회, LG의 LG클럽, 대우의 우인회, 쌍용의 용우회, 한화의 한화회 등이 대표적이다.지난 94년 발족한 성우회의 경우 삼성에 1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있는 사람이라면 가입이 가능하고 모임을 통해 창업이나 재취업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임원급으로 회사를 그만둔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LG클럽은 사업을 구상하거나 다시 취업하려는 사람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우인회, 용우회, 한화회 등도 별도의 사무실을 운영하거나 연락처를 마련해놓고회사의 지원을 받으며 회원간의 연락과 각종 교육 관련 프로그램등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들 모임은 대부분 참가자격을 임원급 퇴직자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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