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땐 외국수익증권에 투자

웅진출판에 근무하는 이모대리(33). 이대리는 지난해말 외환위기를겪으면서 외국업체에 근무하는 대학동창생을 직장생활 5년만에 처음으로 부러워했다. 달러로 급여를 받았던 대학친구는 환율상승으로 앉은 자리에서 2배 가까운 임금상승 효과를 봤다. 반면 이씨는원화가치의 하락으로 달러로 표시된 외국산제품을 사면서 돈을 갑절로 지불해야만 했다.여기다 정부가 환율안정을 위해 고금리정책을 실시하면서 은행대출이자가 상승하는 등 3중의 고통을 겪었다. 이씨는 국가부도사태라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사실에 이같은 손실은 충분히 감내할수 있다고 자위했다.하지만 최근 또다시 엔화가치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예상되면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외환위기 당시외국친척들로부터 달러를 송금받은 개인이나 수출대금을 달러로 받은 무역업체들이 막대한 환차익을 누렸다는 얘기를 듣고 「이번 기회에 나도 한몫 잡아보자」고 작심했다.이씨가 재테크 전문가들로부터 받은 조언은 크게 3가지다. 즉 △보유달러를 외화예금에 예치하기 △ 해외수익증권에 투자하기 △환율상승의 여파로 금리가 오를 경우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기 등이다.● 달러를 외화예금에 예치하기원화가치가 떨어지고 달러값은 올라갈 때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것은 환투기의 기본 정석이다. 달러를 외화예금에 넣어두면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익과 외화예금이자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내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환전할 수 있는 액수가1만달러에 불과하고 달러를 사고 팔 때의 수수료가 높아 이익을 기대하기가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만 외국의 친척으로부터 달러를 증여받거나 수출대금을 달러로 받은 무역업체의 경우는 유용한 재테크 수단이라고 강조한다.예를 들어 이씨가 한달전에 미국의 친척으로부터 2만달러를 송금받았다고 하자. 이것을 환율이 1천4백원인 시점에서 6개월금리가4%인 외화예금에 넣었다. 원화로 환산하면 2천8백만원이다. 6개월후 이자로 8백달러가 불어 원리금은 2만8백달러가 됐다. 동시에 원/달러환율이 1천6백원으로 상승했다. 원화로 환전하니 3천3백28만원이다. 2천8백만원을 투자해서 6개월만에 5백28만원의 이익을 올렸다. 물론 이씨는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서 달러당 1백원을 수수료로 지불했다. 2만달러이므로 2백만원의 수수료를 냈다.결과적으로 이씨는 6개월만에 3백28만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연수익률로 환산할 경우 23%에 해당된다. 이자소득세가 없으므로28%인 과세상품의 수익률과 동일하다.● 해외수익증권에 투자하기이같은 달러투자는 개인당 1만달러라는 환전 상한선과 달러를 원화로 바꿀 때의 수수료 문제로 사실상 큰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대신 재테크 전문가들은 외국수익증권에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 외국투자은행들이 미국과 유럽증시 또는 이머징마켓 등에서 채권과주식 등에 투자한 펀드에 가입해서 펀드운용수익률과 환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고 제시한다.특히 투자금액에 제한이 없어 환율상승의 혜택을 최대로 누릴 수있는 투자수단이라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지난해말 이같은 장점을 활용한 개인투자자들이 상당수에 달했다.LG증권은 메릴린치의 펀드를 지난 한해 9백억원어치판매했다. 국내개인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대거 가입한 것이다. 이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초 환매하여 연20%에 달하는 운용수익률과 환차익을 올렸다고 LG증권 관계자는 전한다. 이후 환율이하락하면서 판매금액은 2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환율상승이 예상되자 1백억원선을 넘어섰다고 밝힌다.이같은 외국투신사 수익증권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 증권을 판매하는 국내증권사에 가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LG증권(메릴린치) 쌍용투자증권(템플턴) 한국투신(머큐리) 대한투신(쉬로더) 등에서 해외수익증권을 판매하고 있다.예들 들어 이대리가 1억원을 템플턴의 에 투자한다고 하자. 가입당시 원/달러 환율은 1천4백원이다. 이 펀드의연수익률은 달러화 기준으로 19.16%다. 이대리는 1억원의 1%인 1백만원을 판매수수료로 템플턴에 지불한다. 템플턴은 1백만원의 수수료를 제외한 9천9백만원을 달러로 환전한다.1달러에 1천4백원으로 계산하여 7만7백14달러를 펀드에 넣는다.6개월후 펀드운용수익으로 6천7백74달러가 늘어난다. 동시에 원/달러 환율도 1천6백원으로 오른다. 이대리는 앞으로 환율의 추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환매를 요청한다. 펀드에 들어있는원금 7만7백14달러와 운용수익 6천7백74달러 등 모두7만7천4백88달러를 원화로 바꾸려고 했다.환매요청후 1주일후에 1억2천3백만원을 되돌려 받았다. 1억원을 투자해서 6개월만에 2천3백만원의 이자와 환차익을 올렸다. 물론 이대리는 여기서 22%의 이자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즉 4백60만원을이자소득세로 납부하면 순익은 1천8백40만원이 된다. 1억원을 투자해서 6개월만에 1천8백40만원을 번 것이다. 비과세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연수익률로 환산하면 37%에 달한다.그러나 해외수익증권을 판매하는 국내업체는 한결같이 『이들 수익증권은 철저하게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므로 실적이 나쁘면 원금을 손해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단기고금리 상품 투자하기환차익을 노리는 재테크전략 이외에도 환율상승이 가져올 금리변화를 활용한 투자전략도 필요하다. 환율상승은 불가피하게 국내 시중금리의 일시적 반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금융전문가들은 지적한다.『환율상승은 원화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므로 이를 보전하는 방안중하나가 바로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현재 금리인하를 유도하는 정부정책과 다소 어긋나지만 환율상승은 금리상승으로 불가피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의 금리인하 의지가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적어도 금리는 현재상태에서 더 이상 떨어지기힘들다.』(서병갑 하나은행 채권팀장)이같은 상황에서는 고금리상품을 단기적으로 운용하면서 향후 금융기관과 기업구조조정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여유돈을 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서팀장은 신MMF나 만기가 6개월 미만의공사채형 수익증권에 투자하라고 추천한다. 금리인하를 예상하고장기확정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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