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관리업ㆍ각종 대여업 '장사 된다'

지난해 5월 이태원 상가내에 손톱관리 전문점을 차린변신성씨(36)는 IMF 한파 속에서도 꽤 짭짤한 재미를 본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단골손님도 꾸준히 느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객의 90% 이상이 외국인인 까닭에 환율인상에 따른 파급효과도 상당히 쏠쏠하다.변씨의 주된 성공요인은 업종에 딱 들어맞는 입지선정. 손톱관리가미국에서 시작됐고 지금도 한창 성행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패션의 중심지인 강남지역을 마다하고 외국인들이 붐비는 이태원을 택했다. 예상대로 창업 이후 미국인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몰려들었고 이제는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이태원에서는 지역적 특성상 외국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을 수 있는 업종이 각광을 받는다. 특히 국내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의외로 잘 통하는 업종이 있다. 앞서 거론한손톱관리업도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다.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으나 아직은 대중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외국인들에게는 아주 친숙하다. 자신들 나라에서 오래전에 유행했던 서비스라전혀 부담없이 이용하는 것이다.손톱관리 전문점 외에 외국인 전용의 화장품, 옷가게, 구두점, 향수, 목용용품, 액세서리 전문점 등도 영업상태가 아주 양호하다.외국인들의 경우 사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미용이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수요가 많다. 이태원 한복판에서 액세서리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은하씨(32)는 『외국 여성들의 경우 한국산 액세서리를 상당히 선호한다』며 『올해 들어 매출이20%쯤 늘어났다』고 설명했다.비디오 장난감 생활용품 등을 빌려주는 각종 대여업도 아주 장사가잘 된다. 외국인들의 경우 대부분 몇년 살다가 한국을 떠나는 만큼구입보다는 대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컴퓨터와 정보통신 관련 업종도 괜찮다. 컴퓨터 사용이 생활화된데다 외국인 어린이들 가운데 컴퓨터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CD전문점의 인기는 최고라는 것이 상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컴퓨터 관련 소모품을 취급하는데다 교육도 겸하고 있는까닭이다. 여기에다 애프터서비스도 해줘 찾는 사람들이 많다.먹거리 가운데도 이태원에서 인기를 끄는 것이 있다. 특히 패스트푸드점은 최근 2~3년 사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대표적인 것으로는 아이스크림과 햄버거 전문점을 들수 있다. 이태원은 분명 이방인 지대다. 외국인의 기호에 따라서 가게가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장자체가 워낙 커 사전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성공가능성은 국내의 어느 지역보다 더 높다는분석이 지배적이다.◆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카페객지에서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는 향수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장소로 가장 애용되는 곳이 카페다. 비슷한 사람들과 정담을 나누며 외로움을 잠시 잊거나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 제격이다. 그러나 호텔에 투숙한 사람외에는 호텔내의 카페나 바를 이용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인터넷카페나자국의 풍물과 음악을 소제로 한 카페를 자주 찾는다. 특히 인터넷카페의 경우 국제전화를 하는데 드는 돈에 비해 저렴하게 본국의가족이나 친구 등과 커뮤니케이션을 할수 있는데다 주택 일자리 등다양한 정보쪽지들이 가득 찬 게시판들을 마련해 놓아 인기다.인터넷카페의 대표적인 곳으로는 로그인서울, 넷, 넷하우스, C.C월드, 포레스트, 사이베리아, 넷플라자 등이 있다. 넷의 윤상건사장은 『하루 약 30여명의 외국인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러 카페에 온다』며 『학원강사 여행객 학생 비즈니스맨 등이 많으며 미국 캐나다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로그인서울의 경우 외국인을 위해 공연 전시회장으로 카페를 대여하고 소식지를 발행하는 등 외국인들에게 쉼터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거나 시낭송 등을 하는 「오픈마이크로폰」이라는 행사를 매달 한번씩 여는 한편 외국인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웹진(www.login.co.kr)도 마련해놓고 있다.이국적인 장식과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는 카페들도 외국인들이 퇴근후 피로를 풀며 교제를 나누는 장소로 애용된다. 을지로6가에 있는 모스크바의 경우 러시아 동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온 외국인들의 피난처구실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홍대앞에 있는 마콘도는 남미특유의 장식과 말렝게(라틴음악)를 들려주는 카페. 살사댄싱을 가르치고 영화제를 개최하는 등의 이벤트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마콘도에서 아르바이트로 일을 하고있는 영국인 마크 스미스씨는 『한국에 온 많은 외국인들, 특히 남미사람들이 자주 찾으며 한국인들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연대 앞에 있는가케하시(架け橋)는 일본어만을 사용해야 하는 카페로 『한국에 머무르는 일본인이나 재일교포, 일본어를 배우려는 한국인들이 자주찾으며 고객들의 70%가 일본인』이라는 것이 종업원 황하연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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