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스티커 정말 돈되나

지난 7월 22일 신촌 이화여대 부근의 「방과후 클럽」. 방학중인데도 여중고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남학생들의 모습도 드문드문보인다. 겉보기엔 무슨 옷가게 같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뭔가 다른점이 느껴진다. 이동식 화장실 크기의 네모난 상자가 빼곡히 들어차 있고 여학생들이 뭔가 일을 꾸미는듯 부산하게 움직인다. 가면을 쓰고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기도 한다. 일을 무사히 마친 학생들은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다이어리나 가방등에 스티커를 부지런히 붙인다.다름아닌 포토스티커 전문점의 모습이다. 요즘 여중고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유행을 창조하고 있는 새로운 해방구로 그들만의 방인 셈이다. 안에는 총천연색의 각종 가발이 있고, 립스틱등 화장품도 즐비하다.이 가운데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무료로 빌려 이용할 수 있다.전체적으로 보면 유난히 10대 여학생이 많지만 요즘은 20,30대의여성들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10대들 사이에서는 포토스티커점에한번도 가보지 않았으면 쉰세대(?) 취급을 받을 정도다. 그렇다면도대체 포토스티커가 뭐길래 이렇게 난리를 피울까.포토스티커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스티커로 만든데서 이런이름이 붙었다. 포토스티커 전문점에 가서 상자 안에 들어있는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으면 스티커로 만들어져 떨어진다. 이용자입장에서는 그냥 카메라 앞에 서있기만 하면 1분만에 모든 과정이끝난다. 일반 사진과 비교해 현상 인화 과정 없이 최소한의 시간안에 완성되어 붙일 수 있으며, 사진 찍을 때 사진기에 비친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다.그러나 포토스티커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폐쇄된 공간 안에서의무한한 자기연출에 있다. 점포 안에 가발 등 자기연출에 필요한 갖가지 용품이 준비돼 있어 얼마든 색다른 모습을 창출해낼 수 있다.어른들처럼 화장을 야하게 할수도 있음은 물론이다.더욱이 여기서는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다. 무슨 짓을 하든 문제될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김준석 현대세가엔터테인먼트 대리는 『외부와 단절된 자기만의 공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이라며 『누구든 폐쇄된 공간에서는 대담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이 한결같이 재미있고 스타가 된 기분을느낀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그런가 하면 자기 소유욕이 강한 신세대들의 의식을 표출하는 수단이라서 인기를 모은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포토스티커 마니아들은 자신들의 모습이 담긴 스티커를 자신이 갖고 다니는 물건에 붙인다. 「자기 것」이라는 것을 주변사람들에게 강조하는 셈이다.또 호출기나 핸드폰 등에 붙이고 다니는 사람들도 적잖다. 심지어애인의 물건에 스티커를 붙여 임자가 있는 사람이니 건드리지 말라고 무언의 압력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올 봄부터 국내서 대유행포토스티커는 원래 일본에서 들어온 상품이다. 일본의 경우 90년대초부터 하나둘씩 등장하다가 지난 96년 대폭발했다. 「10대에 하지않으면 안될 일」로 꼽히는 등 인기를 끌었고 급기야 96년 최고의히트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의 집계를 보면 현재 일본에서는전국적으로 약 2만2천개의 전문점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기능이나 프로그램이 나날이 다양해져 요즘에는 전신사진이 나오는포토스티커 자판기까지 등장했다.우리나라에는 지난 96년 도입됐다. 그러나 처음에는 거의 주목을받지 못했다. 커페 등에 한두대씩 설치됐으나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 서울 신촌의 이화여대 앞에 포토스티커 전문점이 등장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그후 입에서 입으로퍼져나가면서 인지도를 넓혀나갔고 여학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올 봄부터 국내에서 대유행하기 시작했다.하지만 포토스티커에 대해서는 비판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일본색이 너무 짙다는 것이다. 먼저 기계의 핵심부품을 일본에서들여온 까닭에 일본산 기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 기계가 곧바로 들어오기도 한다.전체적인 디자인 역시 일본 냄새가 물씬 난다. 전문점의 간판이나 실내 인테리어, 그리고 외부 장식도 일본풍일색이다. 인화지 역시 일본에서 수입된 것이 주류를 이룬다.이용료가 비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번 찍는데 보통 2천5백원을받는데 주요 고객이 중고생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이 지나치게높다는 얘기다. 이는 일본에서 핵심적인 기술을 도입하는데다 특별소비세 대상품목이라 기계값이 비싼 까닭에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화지 값 역시 수입에 의존하다보니가격이 1천원 안팎으로 상당히 높게 책정돼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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