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슬림화·해외진출 일류 향해 '체질강화'

현대·대우, 전사적 차원 경영혁신 돌입

「오늘의 위기를 재도약 발판으로」.국내 자동차산업이 경기침체로 인한 극심한 내수부진, 노사분규와파업, 기아사태 등으로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부품업체들도연쇄도산,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수출도 엔화 약세 등으로 기대만큼 확대되지 않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내수는 지난해보다 57% 가량이나 감소한 65만대에 그치는 것은 물론 4~5년뒤까지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그렇다고 해서 우려만 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 국내 메이커들은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토록 경영혁신과 「체질강화」를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부적으론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영을 투명하게 하며 강도높은 원가절감과 품질개선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내수불황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단순히 생산량에서 세계 10위안에 든다고 해서 생산성과 채산성이받쳐주지 않는다면 부실기업과 다름없다는 인식도 확대되고 있다.이번 위기를 계기로 21세기 세계적 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토대를 다지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다.국내 메이커들의 중장기 경영전략은 국제 경쟁력 확보를 통한 세계화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내수시장의 구조적인 불황 속에서수출과 현지생산밖에는 활로가 없다고 판단, 국제무대에서 승부를건다는 생각이다.◆ 현대, 수출차종 풀라인업체제 구축현대자동차는 오는 10월 숙원사업이던 인도 현지공장을 준공한다.아토스 개량모델인 1천㏄급 상트로(현지모델명)를 시작으로 내년중 엑센트도 투입한다. 현대자동차는 66만평 부지의 이 공장을2001년까지 11억달러를 투자, 연산 20만대 규모의 매머드공장으로키울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동남아 서유럽 등 인근지역 수출에 나설 계획이어서 인도공장은 현대의 아시아시장 생산거점으로 자리잡게 된다. 유럽지역에선 지난해 9월 터키 현지공장을 완공, 엑센트와그레이스를 생산하고 있다.현대자동차는 또 생산 현지화와 함께 수출차종 풀라인업체제를 갖춘다. 현대는 그랜저 후속모델을 10월초부터 국내 시판하는데 이어연말께 유럽, 내년초 북미지역으로 내보낸다. 내년중에는 정통 미니밴과 지프형SUV를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세계 전지역에 수출한다.이로써 현대 수출상품은 아토스에서 그랜저급까지 명실상부한 풀라인업을 이뤄 해외 상품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대우자동차는 9월말 처음으로 세계 최대이자 가장 까다로운 미국시장에 진출한다. 레간자를 주력모델로 누비라 라노스 3개차종을 투입, 첫해 5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북미지역에연간 10만대씩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대우는 이를 위해 이미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했고 30여개의 직영판매점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적극적인 세계경영을 펼쳐온 대우는 다른 지역에 새로운생산거점을 마련하기 보다는 우즈베크를 비롯, 이미 확보된 공장의원활한 가동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삼성자동차는 2010년까지 국내 제2공장과 해외공장을 설립하고 11개 독자모델을 개발, 풀라인업체제를 갖추는 21세기 비전을 추진중이다. 삼성도 해외진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판단, 최근 SM5시리즈를 칠레 중국 등 일부지역에 수출을 시작했으며 조만간 중동등지로수출지역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국내 메이커들은 또 내수시장에선 제각기 차별화된 고객만족시스템을 구축, 전사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차량 입고에서 출고까지 1명이 전과정을 책임지는 서비스매니저제도, 첨단사전정비서비스를 펼치는 차량종합검진제, 정비실명제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그린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대우자동차는 애프터서비스에서만큼은 세계 1위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대고객 관련 제반기능을 통합하는 종합서비스체제를 구축해 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삼성자동차도 차별화한 서비스를 통해 신자동차문화를 만든다는 기치아래 보증수리 기간을 기존의 2년 4만㎞에서 3년 6만㎞로 연장하는등 서비스부문에서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국내 메이커들이 국내외 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것은 세계 10대 메이커 진입이다.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는 각각2000년대 국내외에서 연산 2백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춰 세계 자동차시장의 4~5%를 점유한다는 목표다.국내 업체들은 이같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 품질 원가 가격 판매력생산기술력 제품개발력 등 전부문에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갖가지 경영혁신 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이미 3년전부터 CR(Cost Reduction)센터를 설립, 전부문에서 강도높은 원가절감 캠페인을 실시해온데 이어 요즘엔 울산공장에서「WIN21」(We Innovate-morale & New leadership 21C) 운동을 펼치고 있다. WIN21은 21세기엔 현대자동차의 핵심인 울산공장이 변혁의 주체가 돼 회사를 세계 일류기업으로 만들자는 내용이다. 올해는 관리자혁신 노사관계혁신 현장혁신을 내용으로 하는 1단계사업을 추진 중이다.대우자동차는 올들어 「NPS-GL」로 이름붙여진 전사적인 경영혁신 운동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실시해온 NAC 도전운동을 계승하고경영패러다임을 전환해 세계 일류기업을 만들자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기업문화혁신 브랜드 이미지혁신 원가구조혁신 관리시스템혁신 등 4가지 전략과제를 선정하고 각 과제별로 달성해야할 목표치를 연도별로 정한 세부계획이 들어 있다. 생산성의 경우 올해말까지 16%, 2000년까지 41%를 향상시키며 재료비 5%, 물류비 9%,품질비용 11%, 경상비용 50% 등을 절감한다는 목표다.자동차메이커들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해이같이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업체들만의 문제라고 방치하기에는 고용 생산 등 여러면에서 파장이 너무크다. 올들어 각 업체는 수백에서 수천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있으며 이런 사태는 앞으로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시간을 앞당기고 국가경제에미치는 파장을 줄이기 위해 이제라로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무엇이 필요한지 깊이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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