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수' 보이면 투자...충무로 '큰손'

제작비 지원·배급담당...실패 좌절않고 투자

창업투자회사가 영화에 투자한다? 요즘 충무로에서는 새삼스러울것도 없는 일이다.창업투자회사가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투자리스크가 높은 만큼 회수하는 이익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영화에 투자하는 것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만큼 이익을 보장하는가. 일신창투의 경우 대답은『그렇다』이다. 일신창투는 영화도 벤처기업만큼 돈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창투사다.일신창투가 투자하는 분야는 의류 유통 정보통신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등이다. 회사의 총 펀드운용 규모는 2천억원이며 영화투자에 운용하는 자금은 60억원, 전체 펀드규모의 5%정도다.한해에 투자할 수 있는 영화 편수는 최대 6편 정도, 95년부터 지금까지 투자해서 개봉한 영화는 10편이다. 등이 일신창투에서 투자한 영화들이다. 10편에 투자된 현금은 50억원 정도이고 벌어들인 돈은20억원을 넘는다. 수익률을 따지면 어림잡아 30~40%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대부분의 창투사들이 투자한 벤처기업이 망해서 수익은커녕 원금도 못건지는 요즘 엄청난 성공이다.일신창투는 95년 에 투자하면서부터 충무로에 이름을 알렸다. 투자를 주도한 사람은 김승범 수석심사역(35). 김수석은95년 당시 「신씨네」의 신철대표가 들고온 의 시나리오를 보고 고정석사장을 설득해 영화에 투자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오늘날 「충무로의 큰손」인 일신창투의 시작이었다.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MBA를 획득한김수석이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건 일본유학시절 일본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일신창투에 들어와서 애니메이션이나게임분야의 투자요청을 받으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엔터테인먼트산업투자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에 대한 첫 투자는 모험이었지만 그것을 통해 한국영화제작시스템에 관해서 많은 것을배웠다.일신창투의 영화팀은 4명이다. 영화에 관한한 전결권은 사장이 아닌 김수석에게 있다. 나머지 직원은 제작현장에서 자금을 관리하거나 배급망을 관리한다. 투자할 영화를 심사하는 김수석의 대원칙은 「돈이 되는 영화에 투자한다」는 것이다.심사기준은 시나리오와 기획이다. 시나리오가 「싹수」가 보인다고판단되면 제작사나 감독 배우의 역량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한다.투자 결정이 나면 제작사와 철저히 업무를 분담한다.일신창투는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자금을 조달해 주며제작이 끝난 뒤 배급을 전담한다. 배급을 위해서 한국영상투자개발이란 회사도 만들었다. 제작과정이나 마케팅에 개입하지는 않는다.그것은 철저히 제작사의 역할로 존중해준다.일신창투라고 실패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첫 투자작품인 는 흥행엔 성공했지만 수익을 올리지는 못했다. 배급업자들이 제작사인 신씨네의 전작 영화로 입은 손실을 의이익으로 상쇄하려 했기 때문에 이익을 낼수가 없었다. 투자비만회수했다. 은 적자였다. 스타급 주인공만 믿고 투자한결과였다.다른 대기업이나 창투사처럼 한번 실패에 손을 들었다면 지금의 일신창투나 김수석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일신창투의 성공비결은 한번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투자한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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