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속 항진! 대북비즈니스

「가자! 북으로」.현대의 금강산관광사업을 계기로 대북비즈니스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90년대 초처럼 붐이 이는것 아니냐』는 말마저 나올 정도다. 새정부들어 계속된 대북경협의정경분리원칙과 햇볕론으로 대표되는 대북한정책으로 정치·군사적관계와는 별도로 대북비즈니스가 지속될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면서다. 그래서 최근의 잠수정사건 미사일발사(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 등 팽팽히 당겨진 시윗줄 같은 긴장을 야기할 수 있는사안이 잇달아 터졌지만 『오히려 대북비즈니스에 관련한 문의는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 통일부 교류협력국 교류3과 정하웅과장의말이다. 대북비즈니스를 하면서 관련컨설팅과 하이텔과 천리안에북한투자관련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조선무역 유세형사장도『(북한투자관련 사이트에)하루 2백50∼3백여명씩 접속할 정도로관심이 크며, 그 가운데 70% 정도가 중소기업인들』이라고 설명했다.투자문의만이 아니다. 실제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80년대말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과 90년대초 남북긴장완화에 힘입어 본격적으로시작됐던 대북비즈니스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89년 26개 품목(67건)에 걸쳐 1천8백72만달러의 교역규모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모두 4백14개품목(3천9백91건)에서 약 3억8백40만달러로 거래규모가 대폭 늘어났다.(표 참조)특히 최근 대북비즈니스에 있어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고조되는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선점을 겨냥한 대기업들의대북투자가 구조조정 등으로 주춤거리는 상황이어서 대조적이다.『중소기업들의 투자는 대기업에 비해 투자진행 속도가 빠른 특징이 있으며, 최근 농업부분의 협력사업이 증가하고 있다』는게 통일부 교류협력국 협력과 이영석과장의 말이다.이처럼 IMF로 사정이 어려운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대북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삼성경제연구원 특수T/F팀 김연철수석연구원은 『남북간 경제협력이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원인으로 들었다. 조선무역 유사장은 『언어가 같고 저임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북한을 활용해IMF위기를 타개해볼 수 없을까 하는 기대감이 큰 것 같다』며『경제난이 어느 정도 풀리면 대북비즈니스의 붐이 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IMF위기 타개 ‘북한 활용 어떨지’정부의 정경분리정책·햇볕론 등 유연한 정책이 계속 강조되면서대북비즈니스의 전망도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한교수는 『남한정부가 정경분리를 천명하고 북한도 제한적 정경분리(체제위협이 안되는 제한적인 분야에서의 대남경협을계속 추진하겠다는 것)를 추진하는만큼 앞으로의 대북비즈니스전망은 밝다』고 말했다.대북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서 그 필요성과 의미를 뒷받침해주는 내용의 주장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통일부 홍성국 경제담당관은「남북한 분단비용의 추정」이라는 글에서 『남북한의 분단비용은시간이 지나면서 가속적으로 증가한다』며 『지난 95년 현재 분단비용은 남한 1백93억달러, 북한 1천7백61억달러』라고 추정했다. 분단비용은 통일이 되면 통일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는 조건부·전환성 기회비용으로 기대국민소득에서 실제국민소득을 차감한 생산의기회손실분이라는 것이 홍경제담당관의 설명이다. 바꿔 말해 통일이 된다면 그만한 경제적 가치가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에서는 IMF로 급증한 남한의 유휴설비를 북으로 이전하는 방안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었다.북한으로서도 남한기업들의 접근을 무턱대고 막거나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비록 북한이 남한과의 비즈니스를 부인하고 공식적인통계조차 잡지 않고 있지만 남한은 북한의 어엿한 3대교역국이다.게다가 『대북비즈니스로 북한이 매년 얻는 이익 즉 흑자규모가 연평균 1억3천만달러』라는 통일부 관계자의 말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연구센터 고일동팀장은 『북한이 식량난 경제난을 자력으로 타개할 능력은 없으며 결국 대외무역을 통해 확보된외화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대북비즈니스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북비즈니스는 남과 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누이 좋고 매부 좋고」라는 것이다.『북한은 남한으로서 IMF극복의 출구이자, 아직 열리지 않은 「기회의 창」입니다.』(조선무역 유세형사장). 동토의 땅 북한은 이제엘도라도를 꿈꾸는 새로운 도전자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다가오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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