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원' 취업전략!

본격적인 취업시즌이 개막됐다. 여기 저기서 구직자들을 위한 취업관련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 사회인들도 사회진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이 바쁘기만 하다.그러나 그 실상을 알고나면 마음이 그다지 가볍지만은 않다. 오히려 아주 묵직한 뭔가가 마음 한구석을 짓누르는 것 같다. 더구나취업행사의 양과 질이 예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아주 실망스럽기까지 하다.이유는 간단하다.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30대 그룹가운데 올해 하반기 그룹 차원의 공채를 계획하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정부 등이 나서서 채용을 권장하지만 그럴 여유가 어디있느냐고 항변한다. 일부 기업들은 기존 직원의 정리해고 문제로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또 몇몇 대기업과 공기업들은 지난해 뽑아놓은 직원들조차 아직 소화하지 못하고 대기발령 상태로 방치해놓고 있다. 심지어 모 전자회사는 발령을 취소했다가 집단소송에 휘말려 있기도 하다.이러다보니 대학가는 완전히 쑥대밭이 된 느낌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숫자의 졸업생이 배출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자리는 턱없이 모자라는 까닭에 대학생 특유의 생기발랄함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긴 한숨만이 캠퍼스 곳곳에 짙게 배어있을 뿐이다. 도피성 휴학이나 어학연수도 이제는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심지어 일부 학과는 졸업예정자의 절반 가량이 이런저런 이유로 휴학을 한채 기회를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취업의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대학생 뿐만은 아니다. 올해 들어 본격화한 정리해고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들 역시 생존투쟁을벌이듯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워낙 나쁘다보니 뾰족한 수가 없다. 재취업 성공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실직자수가 이미 1백50만명을 넘어 올해연말쯤에는 2백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말이 있듯이 희망이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들의 경우 일차적으로 인턴취업의길이 열려 있다. 인턴기간이 끝난 다음 정식사원으로 고용된다는보장은 없지만 실무능력을 키우고 경력을 쌓는다는 측면에서 볼 때장점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계 기업이 늘어나면서 적으나마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매장을 크게 늘리고 있는 한국까르푸나 월마트같은 외국계 유통업체들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실직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직장을 잃어 심적 고통이 크겠지만 계획을 세워 차분히 준비하면 길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해외취업도 그 가운데 하나다. 특히 정보통신 관련 인력에 대한 해외에서의 수요는 상당히많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재교육 기간을 거쳐 다시 사회로 나오는 방법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정부의 지원을 받는각종 기관에서 취업에 필요한 재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는만큼이를 적극 이용하는 것도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일부 교육기관에서는 교육비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약간의 수당까지지급하고 있다.대졸취업이든 실직자들의 재취업이든 일자리를 구할 확률은 노력에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특히 요즘 같이 구직자에 비해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적을 때는 더욱 그렇다. 또한 기업들의 채용패턴이 하루가 다르게 다양해지고 있는만큼 여기에도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단지 신문에 나는 사원모집 광고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취업정보 알선기관과 인터넷 등을 적극 활용해야 효과적인 구직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공스토리/김석봉·남양유업 인사과"지금은 자기 PR시대 아닙니까"지난 6월 남양유업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김석봉씨(31)는 아주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특수대학의 대명사격인 육사를 졸업해 장교로 근무하다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고는 다시 사회로 나와 남양유업에 입사했다. 특히 김씨는 IMF시대에 가장 안정된 신분으로 꼽히는 장교의 길을 포기하고 한 유가공회사의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으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김씨가 입사시험 준비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하반기였다. 군생활이적성에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김씨는 전역후 취업하기로하고 시험준비에 들어갔다. 다행히 군에 있는 동안 광운대 경영대학원을 마친 터라 심적인 부담이 덜했다. 시험공부는 주로 영어와경영대학원 때의 전공인 경영학에 집중했다. 또 틈틈이 인성과 적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문제집을 사다가 혼자 풀었다.올해 3월 전역한 김씨는 본격적으로 직장잡기에 나섰다. 나이가 대졸신입사원 지원자격을 초과한 상태라 걱정이 됐지만 다행히 대학원을 마친 까닭에 2년을 벌수 있었다. 정작 뚫기 힘든 것은 듣던대로 빙하기로 불릴 정도로 어려운 취업난이었다. 각종 신문의 사원모집 광고와 인터넷의 취업 관련 사이트를 통해 사원을 뽑는 곳을알아내 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미끄러졌다. 특히 같은 일이 반복되다보니 자신감마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지난 봄 우여곡절 끝에 한 학습지회사에 영업직으로 취업했다. 그러나 군생활이 사회생활의 전부인 김씨에게 영업직은 지우기 힘든고통만 남겨주었다. 학습지 구독을 권유하는 일이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았다. 더구나 경쟁이 워낙 치열해 베테랑 영업사원들과 맞서는 것이 힘에 부쳤다. 결국 김씨는 영업직은 아무나 하는 것이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1개월여만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사표를던지고 나오면서 그는 일단은 힘이 닿는데까지 다른 직장을 찾아보고 막다른 길에 몰리면 그때 가서 다시 한번 영업직을 생각해보기로 했다.그후 몇군데에 원서를 넣었다가 떨어졌던 김씨는 지난 6월 신문을통해 남양유업의 신입사원 모집 광고를 접하고 지체없이 원서를 냈다. 다행히 시험과목이 영어, 전공으로 그동안 공부해두었던 것과일치해 자신감이 생겼다. 경쟁률이 30대1을 넘었으나 필기시험을무사히 치렀고, 면접도 별 어려움 없이 통과했다. 처음부터 왠지 모르게 자신감은 있었지만 오랜만에 맛보는 합격의 기쁨은 실로 감개무량했다. 얼마전 딸을 출산한 부인과 시골의 부모님도 무척 기뻐했다.김씨는 선배 입장에서 대졸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세가지를 주문한다. 『먼저 전공과 영어에 대한 시험준비를 철저히 하고,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취업정보를 얻는 것이 필요합니다. 취업을준비하면서 느낀건데 뛴만큼 정보가 생기더라구요. 또 시험 특히면접에 임해서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은 자기PR시대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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