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기업 부장급 이상 ‘인기 폭발’

「1백명 모집에 97년 응시자 2천9백26명, 98년 응시자4천5백97명.감정평가사에 관한인터넷홈페이지(http://oop.kapanet.co.kr/ ~kapp8/) 개설 3개월만에 수험문의 접속 6천여건」. 부동산고시로 불리는 감정평가사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인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투자신탁회사에 다니다 회사가 부도나 지난2월 퇴사할 수밖에 없었던 이석훈씨(29). 감정평가사 시험에 도전하기 위해 사설학원을 찾은 그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다니던회사에 출근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회사를 그만둔 동료들을그 학원에서 너무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감정평가사의 인기를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감정평가사 자격시험에 응시자들이 몰리는 것은 취업난을 반영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감정평가사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감정평가사의 메리트인 직업안정성이 입에서 입으로 퍼져가고있기 때문이다.감정평가사의 업무는 부동산 등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다. 이해관계 당사자에 따라 부동산가치를 달리 계산할 수 있는데 이때감정평가사들이 공정한 가치를 매겨준다. 소송이 걸리면 법관이판결을 내리듯 감정평가사는 부동산 등의 가치를 평가하는 심판관이 된다.부동산 가치의 평가 영역은 매우 넓다. 우선 정부가 고시하는 공시지가를 결정한다. 국가 지자체 정부투자기관 공공단체가 공공용지를 매수하거나 수용할 때 보상기준이 되는 부동산 가치를 평가한다. 도시계획법에 따라 조성된 공업용지 주거용지 관광용지등의 공급 또는 분양가격도 평가한다. 이밖에도 개별공시지가를 검증하고 법원경매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는 업무를 비롯해 금융기관이 기업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대출할 때 적용할 담보 부동산 물건의 가치를 평가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M&A 등을 위한 영업권 상표권 기업가치평가 등의 무형자산 평가도 수행하고 있다.감정평가사 자격시험은 대개 7~8월에 치러진다. 시험은 1,2차로나눠지며 1차시험은 선택형, 2차시험은 논문형으로 출제된다.1차시험과목은 민법(총칙 물권) 부동산관계법규 경제학 회계학이고, 2차시험은 보상법규 감정평가이론 감정평가실무를 치르게된다. 시험과목에 영어가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영어공부를 하지못했던 응시자들이 감정평가사시험에 도전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문제난이도가 높아 합격률은 낮다. 특히 늘어나는응시자수를 감안할 때 합격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할 정도로 쉽지 않다.◆ 1년 기다려야 재시험 … 신중한 도전 필요합격자들은 1년간 수습기간을 갖는다. 한국감정평가업협회에서6개월동안 이론교육을 받고, 나머지 기간은 평가법인에서 실무를익힌다. 수습기간을 끝내면 두가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개업을하거나 평가법인에 취직하는 것이다.40명이상의 감정사를 둬야하는 평가법인은 국내에 17개가 활동하고 있다. 합동평가법인(평가사 10인이상 고용)은 3개이며 한국감정원에서도 2백20명의 감정평가사가 활동하고 있다. 평가법인에는 회사규모에 따라 40~70 명의 평가사가 소속돼 있기도 하다.감정평가사의 연봉은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등 전문자격 집단중에서 열손가락안에 꼽힐 정도다. 일반 기업에 근무하는 비슷한근무연수의 직장인에 비해 월등히 높다. 3~4년차 감정사 연봉이일반 기업의 부장급 이상이다. 출자자 자격으로 평가법인에 소속돼 있는 평가사의 경우에는 고정월급에다 월급 이상의 배당을 받기도 한다.감정평가사는 변호사 회계사들과는 달리 일감을 따내야 하는 부담이 적은 편이다. 맡겨진 일만 처리하면 나머지 시간은 자기계발에 쏟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행제도가 금지하고 있는 감정사의 부동산 중개업무 제한조건이 풀릴 경우 감정평가사의 활동무대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감정평가사는 직장인이라도 도전해볼만한 직업이지만 한번 시험에 실패하면 1년을 또다시 준비해야 한다. 장미빛만 쫓다보면 다른 기회를 놓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감정평가사 자격시험에 도전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일반기업에서 7년정도 일하다 지난해 자격을 얻은 제일감정평가법인 장영태 감정평가사는 『안정성과 장래성이 있기 때문에 감정평가사란 직업에 만족한다』며 『물론 감정평가사도 업무수행능력에 따라 능력발휘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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