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고전, 무역금융만 활용

「금 비즈니스」가 급랭하고 있다. IMF 이후 국내의 금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금 비즈니스도 서리를 맞고 있다. 국내 금수요는 대략 1조5천억원 정도로 이중 장신구가 75%, 산업용 22%,치과 등 의료용 3%, 나머지가 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업계는 지난 97년도 금수요가 대략 1백20t에 달한 것으로 분석한다. 올들어 장신구용 금수요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전체 금수요는전년에 비해 3분의 1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즉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산업용과 치과 등 의료용 금 수요는 거의 변하지 않고있으나 소비심리와 맞물려 있는 장신구용 금수요는 크게 줄었다는얘기다. 이를 반영, 국내 2만여개의 금은방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 금광 운영해온 영풍, 생산 중단현재 국내에서 금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대개 3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원광석에서 금을 제련하는 LG금속과 고려아연 등 금생산업체들과 영풍산업 등 광산업체들이다. 둘째는 삼성물산 대우SK 쌍용 동양글로벌 등 종합상사들을 중심으로 한 금 수입판매업자들이다. 셋째는 도매상을 비롯해 금을 판매하는 금은방 등 유통업체들로 구분된다.올해 금제련업체인 LG금속은 25t 정도의 금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광석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전년과 거의 비슷한 규모의 금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동광석은 주로남미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그러나 수입하거나 비공식적으로국내에 들어오는 도레(Dore, 조금)를 정련하는 순금의 생산량은 올들어 55t에 달할 전망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LG금속이 60t의 도레를 정련, 이중 60t을 수출했었다.아연을 생산하는 고려아연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연광석의 제련과정에선 부산물로 나오는 금의 올해 생산량은 전년수준인 3t 정도에그칠 전망이다. 올해초 이 회사는 작년까지만해도 30t에 달하던 도레의 정련을 아예 중단해 버렸다.국내에서 유일하게 금광을 운영해온 영풍산업은 작년말 금생산을중단한 상태다. 지난 97년말 무극광업소의 채광을 중단한 이 회사는 99년부터 파푸아뉴기니의 사금광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2000년부터는 경북 고령군 수련광업소를 개발, 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삼성물산과 대우 SK등 종합상사들은 무역금융을 일으키기 위한 수단으로 금의 수출입을 활용하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금을 수입하자마자 되파는 형식으로 막대한 물량을 거래하고 있다. 종합무역상사들이 금을 거래하는 액수는 연간 2조원에 달한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은 금을 가공 또는 제조하는 산업 후방효과와 연결되지 않아 국내 업계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올해 금 수입은 삼성물산이 내수판매만을 위한 10t을 포함해 실수요자인 헤라우스사의 5t 등 모두 15t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들 상사들은 은행을 통한 소비자판매에 주력해왔으나 IMF를 계기로 일반소비자의 금수요가 급감하자 소위 골드뱅킹사업을 중단한상태다. S그룹은 연초에 구조조정을 하면서 골드뱅킹 사업부를 없애 버리기도 했다.금은방 등 내수업체들은 수출로 탈출구를 뚫고 있다. 반지 목걸이등 금을 세공하여 증동이나 미국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의 세공기술은 이탈리아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세계적인 수준이다. 중동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세공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세공에의한 부가가치를 노리는 것이다. IMF이후 인건비가 낮아지고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금의 수출이 활기를 띠었다. 환율이1천6백~1천8백원을 보였던 올해초에는 금의 수출이 급피치를 이루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달러당 1천2백원대로 떨어지면서 세공품의 수출도 급감하고 있다.그러나 내년 선물거래소가 개설되면 금과 관련된 거래는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LG금속의 변중희 과장은 『선물거래소가 개설되면 증서로 금을 거래할 것이기 때문에 부가가치세가 붙는 현물거래보다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상단 바로가기